글 장현태, 신우진

말러 교향곡 전곡 사이클 녹음은 어떤 교향악단이라도 최고의 프로젝트로 통한다. 국내의 많은 연주 단체들이 시도해 오고 있는데, 최근 부천 필하모닉의 녹음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부천 필은 1988년에 창단한 이후 한국의 대표적인 연주 단체로 빠르게 성장했다. 다양한 레퍼토리와 왕성한 연주 활동으로 국내 지방 연주 단체 중 가장 큰 찬사를 받고 있다. 특히 부천 필은 임헌정이 상임 지휘자 시절인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말러 전곡 사이클 연주를 통해 더욱 유명해졌다. 그리고 부천 필은 다시 한 번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데, 2015년 2대 부천 필하모닉 상임 지휘자로 위촉 받은 박영민 음악감독을 통해서이다. 지휘자 박영민은 부천 필과의 첫 프로젝트로 말러 사이클 녹음에 도전하고 있으며, 말러 교향곡 사이클 녹음은 그의 파격적인 행보의 서막을 알리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취임 첫 음반은 지난 2015년에 녹음했던 말러 교향곡 6번 음반이었으며, 집중력과 짜임새가 돋보이는 연주를 들려주었다. 이번 신보는 그 뒤를 이은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이다. 워낙 잘 알려진 말러의 대표 교향곡으로, 연주회의 단골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지휘자 박영민은 다시 한 번 6번 교향곡에서 들려주었던 집중력과는 또 다른 스타일로, 과감하기보다는 온화함과 겸허함이 느껴지는 안정적인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그리고 작곡가 말러의 원본에 있다가 제외된 2악장 ‘블루미네’를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했다. 녹음은 고양 아람누리 하이든 홀에서 2016년 7월 26일에서 28일까지 녹음이 진행되었다.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된 음반이다.  글 | 장현태

 

말러
<교향곡 1번>
박영민(지휘)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S80297C/80358118297
녹음 ★★★★☆
연주 ★★★★☆

 

한국 재개봉에 맞추어 2014년 발매되었던 10주년 기념 음반을 확장판으로 재발매한 기념 음반이다. 초기 발매되었던 음반에는 15곡이 수록되어 있었지만, 10주년 기념 반부터 2장의 CD에 총 31곡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이 수록되었고, 올해는 다시 재개봉을 기념해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10주년 기념 음반’ 한국판 확장 버전으로 출시되었으며, 2004년 개봉 후 13년만인 2017년 4월에 부활절을 맞아 HD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부활되었다. 이 영화는 예수의 가장 고통스러웠던 마지막 12시간의 행적을 담은 영화로, 큰 논란이 되었던 영화이기도 하다. 특히 멜 깁슨 감독의 최고 걸작이자 최대의 이슈 작으로 거론된 작품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 종교 영화 흥행 1위로 올라선 영화이기도 하다. 또한 어떤 영화보다 예수가 본디오 빌라도에게 당한 고난과 박해를 처절하게 다룬 영화로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의 눈물을 흘리게 한 영화이며, 십자가에 못 박히는 장면은 예수의 생을 다루었던 그 어떤 영화보다 사실적이며, 고뇌를 표현함으로써 쉽게 영화의 장면을 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음악은 존 데브니가 맡았으며,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인 만큼 곡의 전개와 구성만으로도 영화에서 느꼈던 짜릿한 감동과 처절한 모습들이 스쳐 지나가게 만든다. 그만큼 뼈 속까지 파고드는 예수의 가장 고통스러웠던 마지막 12시간의 모습들이 음악과 함께 고스란히 전달되는 의미 있는 기념 음반이라고 할 수 있다.  글 | 장현태

 

존 데브니

S80300C/88985439192
녹음 ★★★★★
연주 ★★★★★

라디오 자체를 잘 듣지 않는 것 같다. 그러니 자정부터 시작하는 FM을 들어 본 것이 꽤나 오래된 일인 듯하다. 새벽부터 일 나가야 되는 입장에서 그 시간에 깨어 있는 것은 큰 걱정이 있는 날이다. 지나고 보면 참 편했던 시절, 아무 걱정 없이 공부만 하면 되던 때에는 가끔은 정말 공부하다가, 혹은 아무 걱정 없는 시절에 하늘이 무너질 듯한 근심으로 한밤을 지새울 때 귀에는 항상 FM이 들려오는 헤드폰이 끼워져 있는 듯했었다. 요새는 워낙 놀고 보고 즐길거리가 많다 보니 늦은 시간까지 FM을 듣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는 듯하다. 자정부터 2시간, 심야 시간대에 지난 3년간 MBC FM을 인기 아이돌 샤이니의 종현이 맡고 있었다.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그동안 많이 틀어 주던 음악을 모아서 2장의 CD로 발매했다. 빌리 홀리데이나 빌리 조엘부터 원 디렉션, 시아에 이르는 다양한 시대의 다양한 장르가 뒤섞이면서 그동안 자주 선곡되던 36곡의 음악이 종현의 사진이 수록된 20페이지의 부클릿과 함께 들어 있다. 3년간 잠 못 드는 밤을 ‘푸른밤’을 들으며 파랗게 지새운 분들에게 드리는 선물 같은 음반이다.  글 | 신우진

 

- 3주년 기념 앨범>
S40562C/88985425962
녹음 ★★★★

기다란 소책자 형태의 외국 서적처럼 보이는 이 CD 케이스는 한두 장의 음반에 삽화를 섞어 넣어, 정말 소장용이나 선물용으로 매우 적합한 상품이다. 수차례 본지를 통해 소개했고, 내가 권하지 않아도 그러한 용도로 꾸준하게 감성적인 인기를 끄는 것 같다. 기존의 BD 뮤직 시리즈와 조금 다른 점은, 이 음반은 국내 작가에 의해 그려지고 발매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가끔은 음악과는 상관없는 황당한 만화가 들어 있는 BD 뮤직과는 달리 거의 앨범 속지 수준의 해설과 일러스트가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BD 재즈를 찾아보니 빌 에반스는 루이지 디 지암마리노라는 작가의 삽화가 들어 있고, 수록곡도 베스트 앨범 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 출반된 것은 일러스트레이터 루미의 그림으로, 그는 ‘감성돼지 루미의 사랑하기 딱 좋은 날’이라는 작품과 여러 재즈 관련 일러스트 및 앨범 디자인으로 저명한 작가이다. 음반 역시 베스트 앨범 형식이 아닌 전성기 때의,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4장의 앨범을 CD 2장에 싣고 있다. 워낙에 독보적인 재즈 피아니스트의 대표 음반들이니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뛰어난 연주라 할 수 있다.  글 | 신우진

 

LOOMY(글 & 그림)
GOOD 3184
녹음 ★★★★
연주 ★★★★★

<월간 오디오 2017년 6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