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남
본 시청기는 현재 뮤지컬 피델리티에서 내놓은 M 시리즈 인티앰프 중 플래그십 기종으로, 우선 보통의 인티앰프라 할 수 없을 정도로 가공할 만큼 무겁다(30kg). 그동안 뮤지컬 피델리티에서는 M 시리즈 인티앰프로 M3 시리즈부터 시작해 M6 시리즈까지 다채롭게 선을 보였는데, 본 시청기는 그중에서도 뮤지컬 피델리티의 성능을 다시 한 번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특이한 제품이다. 본 기의 숫자 500은 출력 수치로, 채널당 500W의 대출력을 낼 수 있는데, 인티앰프로서는 현재 최고의 출력이라 할 수 있겠다. M6 시리즈는 몇 해 전 M6s 시리즈로 버전 업이 되었고, CD 플레이어, 인티앰프 등을 포함한 여러 신제품으로 채워져 있다.
영국을 대표하는 오디오 엔지니어인 안토니 미켈슨이 이끄는 뮤지컬 피델리니는 그동안 저렴하면서도 뛰어난 성능의 각종 앰프들을 속속 내놨는데, 2000년대 이전까지는 A1으로 상징되는 아담한 사이즈의 인티앰프가 주 종목이었다. 그러던 것이 2000년 중반으로 접어들면서부터 일대 전환을 시도, 고출력·고성능을 지닌 중량급 제품들이 등장했다. 예전처럼 소출력의 A급 버전 제품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다. 심지어 1000W 출력인 타이탄도 등장했으며, 전원부 독립의 제품도 선보이는 등 이 제작사는 제2의 개업처럼 지금 새로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본 시청기도 그러한 새 물결의 선두 주자.
설계는 정통 아날로그 방식이지만 특이하게 홈시어터 대응 바이패스 단자가 마련되어 있다. AUX 단자 바로 위에는 실렉터 스위치가 장착되어 있고, 이 스위치는 HT와 AUX를 선택할 수 있는데, HT는 홈시어터의 이니셜로 HT에 놓으면 홈시어터와 대응하기 위한 바이패스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4개의 RCA 입력과 1개의 XLR 입력을 갖추고 있는데, 모든 입력단은 단순한 케이블의 연결이 아니고 기판에 직결되어 최단 거리 신호 경로를 유지하고 있다. 만듦새부터 보통의 인티앰프 제품과는 다른 것이다. 그리고 프리 아웃 단자와 테이프 레코드 단자도 포함되어 있다.
섀시는 M 시리즈에 공통적으로 채용된 검은색 도장으로 마감되어 있으며, 압출 성형한 알루미늄으로 아주 견고하게 밀리터리 그레이드로 제작되었고, 양 사이드에 장착되어 있는 히트 싱크는 좌우 각각 32개의 날개로 되어 있다. 이 히트 싱크는 특별 주문 생산품으로, 성능 면에서는 물론 외관상 앰프의 모습을 우아하게 만들어 주는 1등 공신이기도 하다.
전면 프런트 패널의 디자인은 전통적인 M 시리즈의 디자인으로 아주 심플하다. 중앙에 위치한 큼지막한 볼륨 컨트롤 노브를 제외하고는 콩알보다도 작은 버튼으로 구성되어 있고, 볼륨 위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도 겨우 볼륨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만큼의 작은 크기로 되어 있다. 볼륨 컨트롤 노브 밑에 위치한 버튼은 왼쪽부터 전원 스위치, 다음에는 테이프 모니터, 그 옆으로 밸런스, CD, 튜너, AUX/HT, 테이프로 구성되어 있고, 맨 오른쪽에는 IR 리시버 렌즈가 있다. 여타 스위치들과는 정반대로 볼륨 컨트롤 노브는 큼직하게 제작되어 있는데, 이 볼륨은 낮은 레벨의 미세 신호와 저 임피던스 시그널을 완벽하게 공급할 수 있게 설계된 우수한 디지털 볼륨으로, 0.5dB 단위로 아주 세밀하게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에 과감히 볼륨을 돌려도 된다.
또한 본 시청기의 정확한 명칭은 듀얼 모노블록 인티앰프인데, 그 이유는 간단하다. 좌우가 별개인 파워부는 물론 대형 토로이달 전원 트랜스가 2개이며, 프리부의 전원도 별도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시청기의 출력은 4Ω이 아니라 8Ω에서 채널당 정격 500W이며, 지극히 낮은 디스토션과 뛰어난 리니어 특성으로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안정성과 함께 품격 있는 음을 보장한다는 것이 제작사의 강조점이다. 물론 이 500W의 대출력으로 무지막지한 파워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매칭한 스피커는 이번 호 시청기이기도 한 모니터 오디오의 플래티넘 PL100 Ⅱ. 첫인상은 체구가 크고 유명한 스포츠맨을 만났는데 대화가 시작되자 아주 나직나직하고 점잖은 어조로만 얘기해서 이 사람이 호탕한 스포츠맨인지 잠시 착각이 들 정도인 분위기와 동일하다. 만용을 부리지 않으려는 억지력이 역력하고, 특이할 정도로 조심조심 소리를 컨트롤하고 있다. 이것은 전통적인 브리티시 사운드이며 이 제작사의 특징이기도 하다. 음을 세부적으로 분해하기에 앞서 유연하며 과장됨이 없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특유의 음악성인 것이다. 바이올린의 중·저역이 여유만점이며, 음이 가늘지 않고 고역에서도 에지가 날카롭지 않으면서도 시원함도 같이 한다. 관악기에서도 음이 차갑지 않고 악기들과의 앙상블도 좋다. 그러나 볼륨이 올라갈수록 500W 대출력의 포효하는 질주감이 살아나는데, 어떤 대형 스피커라고 해도 괜찮을 정도로 장악력이 충분하다. 기본적인 소리 성향이 다이내믹과 무채색, 그리고 작은 소리에도 미려하다는 것이 제작사의 강조점이기도 하다. 믿음직하고 만년 변함없는 친구를 만난 듯한 느낌이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770만원 실효 출력 500W(8Ω) 주파수 응답 10Hz-20kHz(+0, -0.1dB) 댐핑 팩터 250 이상 THD+N 0.01% 이하 S/N비 100dB 이상 입력 임피던스 38㏀ 크기(WHD) 44×16×46cm 무게 28kg
<월간 오디오 2016년 10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