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코난
아날로그 LP를 통해 음악을 듣는 데는 CD나 음원을 통해 음악을 즐기는 것과는 다른 지식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특히 계속해서 아날로그 플레이백의 세계로 깊게 들어가면 신경 쓰이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최근 나는 하이파이스테이의 클램프를 플래터 위에 올려놓지 않고는 LP를 재생하기 힘들다. 또한 나소텍에서 출시한 스윙 헤드셸의 퍼포먼스에 놀라고 있는 중이다. 카트리지를 통해 읽어 들인 작은 신호가 승압트랜스를 타고 포노 앰프로 입력되어 RIAA 커브 형식을 통해 증폭된 후 다시 프리앰프로 흘러 들어가는 과정 중에 중요하지 않은 것이 단 하나도 없다. 애초에 수 V의 막강한 출력 전압을 증폭하는 것과 mV 단위, 때로는 소수점 이하 mV 단위의 미세 신호를 전송, 증폭하는 과정엔 음질 왜곡의 여지가 더 크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 중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 중 하나가 포노 케이블의 존재다. 한편 많은 아날로그 마니아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 또한 포노 케이블이기도 하다. 특히 0.1~0.3mV 정도의 미세 신호를 출력하는 MC 카트리지의 신호를 코일을 감아 만든 승압트랜스로 출력해 증폭할 경우 임피던스와 커패시턴스의 영향이 매우 커진다. 큰 전압이 걸리는 디지털 기기의 출력과 달리 이 경우 케이블은 일종의 커패시터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커패시턴스와 임피던스 모두 일관성 있게 낮은 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정확한 신호 전송에 유리하다. 대게 많은 톤암이 RCA 출력을 지원하면서 보편적인 RCA 인터 케이블을 사용하지만 적어도 톤암에서 승압트랜스 또는 포노 스테이지로 향하는 제품은 전용 포노 케이블의 사용을 권장하는 이유다.
골든 스트라다에서 출시한 PH-1W는 이런 LP 신호의 전송에 있어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다. 디지털 기기의 출력 전송에서보다 훨씬 더 미세한 출력을 전송할 때 생겨나는 여러 노이즈 및 위에서 말한 커패시턴스에 매우 유리한 도체 특성 및 지오메트리를 이미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PH-1W는 지름 0.18mm OFC 20가닥의 도체로 이루어져 있으며 PVC 면사, 페이퍼를 혼합해 탁월한 절연을 이루었고, 지름 0.12mm 실드 도체 128가닥과 섬유망을 사용해 차폐하고 있다. 중심 도체의 경우 골든 스트라다의 독보적인 나노텍 테크놀로지를 응용, 금(92.5%)과 은(7.5%)이 함유된 콜로이드 용액을 도체에 분사·함침시켜 사용한다. 이 때문에 전송 효율은 물론 진동 억제 및 낮은 임피던스를 유지할 수 있다. 특히 고역에서 노이즈와 디스토션을 현저히 상쇄할 수 있고 RF 및 60, 120Hz 선에서 일어나는 험으로 인한 음질적 왜곡을 감소시켜 준다.
이 케이블의 모든 요소들은 이런 작은 포노 신호의 왜곡을 최소화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길이가 1.2m로 한정되어 있는 것 또한 길이에 따른 전송 왜곡과 S/N비 등을 고려한 것이다. 다만 톤암 쪽 단자는 DIN 단자로 적용 범위가 한정되며 ㄱ자로 꺾여 있지 않고 직선으로 접속되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톤암은 한정된다. 하지만 5핀 DIN 단자는 신호 전송에 있어 RCA에 비해 더 유리하며, LP 신호 전송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접지 케이블이 함께 제공되어 그라운드 노이즈 제거 및 연결 편의성도 좋은 편이다.
음질적으로 이 케이블은 골든 스트라다의 특징을 듬뿍 담고 있으며, 디지털 기기의 아날로그 출력 신호를 전송할 때보다 그 음질적 표정 변화가 더욱 크게 드러난다. 기존에 사용하던 반덴헐 실버 하이브리드보다 더 선명한 고역과 함께 고혹적인 질감이 스며들어 현악이나 피아노 등의 재생에서 감칠맛 나는 재생음을 들을 수 있다. 데논이나 다이나벡터의 저출력 MC 카트리지의 신호 전송에서도 마치 카트리지를 업그레이드한 듯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해진 배경과 선도 높은 재생음이 돋보인다. 특히 고역에서 그 특징이 두드러지는데, 한 번 장착하면 절대 다시 뺄 자신이 없어진다. 반납해야 하는 지금 시점, 리뷰어조차도 번뇌에 빠지게 만드는 포노 케이블이다.
수입원 장오디오 (010)4714-1489
가격 70만원(1.2m)
<월간 오디오 2016년 10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