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종학(Johnny Lee)
높은 가성비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파라사운드에서 상당히 재미있는 제품을 출시했다. 동사에 따르면, 울트라 콤팩트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정말로 작다. 높이라고 해봐야 고작 5cm 정도에 불과하다. 그게 3개의 박스 형태로 랙 위에 나란히 진열되어 있다. 아마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각각 프리, 파워 그리고 DAC인 줄 알 것이다. 맞다.
본 제품들은 Z 커스텀 라인에 속하는 것로, 각각 Zpre3, Zamp V.3, 그리고 Zdac V.2로 구성되어 있다. 쉽게 말해 앞에 ‘Z’를 빼면 각각 프리, 앰프, DAC임을 알 수 있다. 보기에도 작고, 네이밍도 평범하지만, 그 내용은 결코 만만치 않다. 지금부터 차례차례 스펙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우선 Zpre3로 말하면, 5개의 풍부한 입력 단자가 눈길을 끈다. 요즘은 순수하게 하이파이용 2채널을 운용하면서 대개는 연결되는 기기의 수가 적어는 추세다.
아마도 턴테이블과 DAC용 정도라고나 할까? 그런데 5개씩이나 제공하는 것은, 그 밖에도 다양한 소스를 활용하라는 뜻이 되겠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볼륨의 메모리 기능이다. 사실 오디오를 운용하다 보면, 자신의 룸에서 항상 일정한 볼륨으로 듣는다. 그러므로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켰을 경우, 그 레벨로 돌아온다면 뭐, 소소한 기능이지만, 상당히 편리하지 않은가? 이 부분은 다른 이커에서도 본받았으면 한다. 또 별도의 서브우퍼 출력 단자도 있어서, 매칭하는 스피커의 부족한 저역분을 보충할 수 있는 점도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어 Zamp V.3을 보자. 8Ω에 45W라는 출력을 내는데, 단 브리지 모드가 있어서 본 기를 두 개 쓸 경우, 8Ω에 90W를 낸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소형 스피커를 연결한다고 할 때, 단품으로 사용해도 큰 무리는 없으리라 본다. 내부 설계는 상당히 차다. 풀 디스크리트 설계에 토로이달 전원 트랜스를 제대로 붙였다. 발열을 적게 해서 안정적인 동작을 추구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파워 앰프로는 이례적으로 헤드폰 잭이 나 있는 부분도 상당히 유니크하다.
마지막으로 Zdac V.2. 사실 개인적으로 이 제품은 많은 호감이 갔다. 만일 이번 제품군을 몽땅 구입하지 않고 하나씩 산다고 할 때, 제일 먼저 손이 갈 제품이 아닐까 싶다. 기본적으로 DAC와 헤드폰 앰프의 결합 상품이다. 따라서 단품으로만 사용한다고 할 때, 시중에 있는 다양한 고품질 헤드폰을 만끽할 수 있는 내용을 갖고 있다. 1/4 또는 1/8인치 사양의 잭에 모두 대응하고, 그 자체를 24K 금도금 단자로 마무리했다. 게다가 헤드폰의 게인도 다양하게 커버하는 바, 대략 32-600Ω까지 가능하다. 다시 말해, 흔히 통용되는 여러 헤드폰을 두루두루 편하게 쓸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DAC 자체만을 놓고 보면, 옵티컬, 동축 등은 기본이고, USB 입력단도 제공된다. 따라서 PC나 MAC에 담긴 음원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사용된 칩은 AD1853으로, 24비트/192kHz 사양이다. 단, 프로세싱의 경우 지터 저감을 위해 어떤 입력 신호든 24비트/422kHz 사양으로 처리한다. 따라서 의외로 풍부한 정보량을 제공하고 있다. 사실 시장에서 단품 DAC보다는 여기에 프리단이나 헤드폰 앰프를 결합한 제품을 많이 찾고 있는 상황에서, 적시에, 좋은 가격으로 제품을 출시했다고 봐도 좋다.
파라사운드는 기본적으로 정공법으로 제품을 만든다. 단, 외관은 그리 신경 쓰지 않아서, 이 부분에 대한 자부심도 있다. 흔히 말하는 ‘박스 장사’를 일체 하지 않은 것이다. 그 박스 값을 아껴서 소비자에게 돌려주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본 시리즈는 의외로 박스 디자인도 예쁘다. 차지하는 공간도 많지 않아서, 세 제품을 모두 구입해도 집에 큰 부담은 없을 것이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스피커는 KEF의 R300으로 했다. 우선 랑랑, 마이스키 등이 함께 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트리오 엘레지 1번 1악장. 잔잔하게 음이 물결치면서 서서히 밀려온다. 그 깊은 서정성엔 시정이 가득하다. 음 자체는 살집이 적당히 있으면서 편안하게 다가온다. 또 심지도 있다. 에너지가 분히 배어 있다. 45W의 출력이지만, 이 정도 스피커는 충분히 제압하고 있다. 디테일 묘사도 탁월해서, 기본적으로 상당한 정보량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이 된다.
트래픽의 ‘Pearly Queen’은, 60년대 말의 약간 거친 듯한 음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표현된다. 이 점이 개인적으로 파라사운드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쉽게 말해, 일체 화장기가 없이, 소스 자체의 개성을 잘 살리고 있는 것이다. 드럼의 타격감도 훌륭하고, 사이키델릭 풍의 기타 연주엔 마성이 숨어 있으며, 하이 톤의 보컬은 시원시원하게 다가온다.
마지막으로 샤데이의 ‘No Ordinary Love’. 스피커의 사이즈를 상회하는 풍부한 베이스 라인. 또 배후에 흐르는 신디사이저의 환각적인 음향. 그런 가운데, 보컬이 정확하게 정중앙에 위치해 있다. 모니터 스피커와 같은 정확성이 돋보인다. 이 작은 몸체에, 이런 풍부한 정보량과 베이스 재생력이라니. 이 세트는 연신 놀라움을 전해준다.
수입원 샘에너지 (02)6959-3813
Z Custom Zpre3 가격 77만원 주파수 응답 10Hz-40kHz(+0, -0.5dB) THD 0.015% 이하 S/N비 100dB 이상 크기(WHD) 22×5.1×25.4cm 무게 1.8kg
Z Custom Zamp V.3 가격 59만원 실효 출력 45W(8Ω), 60W(4Ω), 90W(8Ω, 브리지 모드) 주파수 응답 5Hz-100kHz(+0, -3dB) THD 0.07% 이하 IM 디스토션 0.05% 이하 인터채널 크로스토크 80dB 입력 임피던스 33㏀ 입력 감도 600mV S/N비 116dB 크기(WHD) 22×5.1×25.4cm 무게 3.1kg
Z Custom Zdac V.2 가격 89만원 디지털 입력 Coaxial×1, Optical×1, USB B×1 아날로그 출력 XLR×1, RCA×1 업샘플링 주파수 24비트/422kHz USB 스트리밍 컨트롤러 TI TAS1020B 샘플레이트 컨버터 아날로그 디바이스 AD1895 D/A 컨버터 아날로그 디바이스 AD1853 헤드폰 앰프 TI TPA6120 주파수 응답 20Hz-20kHz(±0.2dB) 채널 밸런스 0.05dB 이하 채널 분리도 95dB 이상 S/N비 110dB THD+N 0.015% 이하 헤드폰 출력 지원(32-600Ω) 크기(WHD) 22×5.1×25.4cm 무게 2.3kg
<월간 오디오 2017년 8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