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월간오디오
최근 새 앨범을 내고 복귀한 이효리는 셀럽이다. 그녀가 착용하거나 사용을 하면 무조건 유행이다. 이효리가 타고 다녀서 유행이 된 일본 박스카(큐브)가 있다. 자동차에 관심이 없던 일반인도 이효리가 타고 다니니 좋아 보였고 관심이 집중되었다. 박스카 유행은 그녀가 아니었다면 느리거나 없었을 수도 있고 레이 같은 국산 자동차가 발매되지 못했거나 발매에 시간이 더 걸렸을 것이다. 셀럽이라는 것은 유행을 이끌기도 하지만 시장을 창출한다.
AV 리시버 디자인은 어느 제조사나 외형이 거의 비슷하다. 패션같이 화려하거나 다양한 컬러가 나오는 시장이 아니다. 마란츠는 여기에 슬림형 AV 리시버를 꾸준히 내놓고, 이제 8번째 모델인 NR1608을 시장에 출시했다. 슬림형의 꾸준한 발매는 마란츠 같은 정통 있는 음향 제조사라 가능하다.
식성만 보더라도 개인 취향은 다양하다. 수천 가지나 되는 음식이 있듯이 AV 리시버라고 꼭 통일된 교복같이 똑같을 필요는 없다. 크거나 두터운 외형 타입을 원하지 않거나 오디오 장식장 수납공간이 적어서 슬림형 AV 리시버가 필요한 사용자는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 마란츠 이외에 슬림형 AV 리시버를 출시하는 제조사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동안 슬림형 AV 리시버가 모델 체인지 같은 이유로 잠시 공급이 중단되면 시장에서는 슬림형 AV 리시버를 찾는 문의가 마구 쏟아졌다고 한다. 공기처럼 존재감이 없다가 봄철 황사 때문에 우리가 숨 쉬는 공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고, 황사에 동반된 미세 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구매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전작인 NR1607에 비해서 NR1608이 크게 달라진 점은 HEOS의 본격적인 지원이다. 마란츠와 데논의 앱인 HEOS(구글·애플·아마존의 마켓을 통해 무료로 다운 가능하다)는 이제 AV 리시버가 단순하게 영상과 음성을 분리해서 멀티채널을 재생해 주는 기기를 넘어섰다는 것을 보여 준다. 사용해 보면 마란츠와 데논의 HEOS는 매우 잘 만들어진 앱으로, 경쟁 업체들보다 몇 단계 진보된 앱임을 느낄 수 있다. 리모트 컨트롤과 네트워크 플레이 기능을 모두 통합하고 앰프 세부 설정까지 세팅 가능한, 리모컨이 필요 없을 정도로 막강한 기능을 가진 앱이다.
NR1608을 세팅해 보면 처음에는 일반적인 AV 리시버 설치와 비슷하다고 느껴진다. AV 리시버는 멀티채널 스피커들과 디스플레이 기기와 연결을 하고, 집안에 있는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Audyssey 같은 마이크로 스피커와 AV 리시버 거리를 자동으로 계산하고 측정해서 스피커를 세팅하는 것으로 끝난다.
여기에 HEOS를 이용하면 아주 편리하다. 리모컨이 불필요하다. 스마트폰으로 구글·애플·아마존의 스토어에서 HEOS를 검색하고 설치하면 끝이다. 같은 내부 네트워크에 연결만 되어 있다면 HEOS는 로딩하면서 네트워크에 있는 마란츠와 데논의 제품들을 자동으로 찾아 준다. 그리고 바로 사용자들이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제품 펌웨어 업데이트를 자동으로 손쉽게 해결해 준다.
자동차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운전법을 배워야 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자동차 정비도 알아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편리함을 위해서는 사용법을 공부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IT 기술의 발전이 편리함을 가져다주지만 배워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데, HEOS는 그 불편함을 최소로 만들었다. 스마트폰 앱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직관적으로 사용이 가능하고, HEOS를 10분 정도만 조작해 보면 누구나 사용이 가능하다.
AV 리시버를 포함한 모든 전자 제품의 펌웨어 업데이트는 복잡하고 매우 조심스럽다. 펌웨어 업데이트를 하다가 잘못되면 AV 리시버가 벽돌같이 먹통이 된 상태가 된다. 펌웨어 업데이트 실패로 인해 제조사 AS를 받아야 한다. HEOS는 너무나 간편하게 AV 리시버 펌웨어 업데이트를 해 준다. 업데이트를 하겠냐는 안내 문구에 OK만 클릭해 주면 끝이다.
업데이트가 진행부터 완료까지 모든 상황을 HEOS를 통해 모두 볼 수 있다. 펌웨어가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되면 완료되었다는 안내 문구로 알려 준다. 또한 펌웨어가 최신으로 업데이트될 때마다 자동으로 체크해서 알려준다. 과거에 전자 제품 펌웨어 하나 업데이트를 하려고 고생했던 일들을 생각해 보면 ‘세상 참 편리해졌군’이라는 말이 입에서 나온다.
HEOS는 리모트 컨트롤러 기능을 기본으로 가지고 있다. 영화를 보기 위해 조명이 꺼진 어두운 방안에서 리모컨의 수많은 단추 중에서 원하는 동작을 위해서 더듬거리며 해당 단추를 누르는 일은 은근히 불편하다. 이제 그런 불편이 HEOS로 사라졌다. 백라이트가 작동되는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서 터치를 하면 리모트 컨트롤이 된다.
네트워크 기능은 매우 대단하다. 다른 제조업체의 앱보다 마란츠와 데논의 HEOS에 큰 점수를 주게 만드는 부분이다. 스마트폰 생태계는 이제 내장된 음원을 듣는 시대에서 스트리밍 시대로 접어들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스포티파이나 타이달 같은 음원 서비스를 거의 다 내장하고 있는 앱이 HEOS다. HEOS 하나면 해당 음원 서비스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가입된 아이디와 패스워드만 있으면 HEOS에서 해당 음원 서비스를 즐길 수가 있다. 국내에서 많이 사용하는 멜론이나 벅스 같은 음원 스트리밍은 해당 앱에서 DLNA·에어플레이나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 즐길 수가 있다.
거의 모든 외산 제품은 한글 미지원이다. 음원 중 한글로 작성된 태그나 한글 파일 이름은 깨져 보인다. HEOS를 통해서 즐길 때는 스마트폰 통해서 한글이 정상적으로 보이니 이 또한 무척 편리하다. 내부 네트워크로 연결된 PC나 NAS의 음원 또한 지원해서 플레이가 되니 내·외부 네트워크 플레이에 연결성은 HEOS 하나로 충분하다. 복잡한 작동법이나 여러 앱을 설치해서 사용해야 하는 것을 간소화시킨 HEOS는 그래서 상당히 잘 만들어진 앱이자 리모트 컨트롤러다(HEOS는 자체적으로 음원이 플레이 되는 것이 아니라 AV 리시버를 통해서만 감상이 된다. AV 리시버를 동작시키는 앱이니 참고하자).
NR1608 스펙을 살펴보면 전작보다 하드웨어적으로는 바뀐 것이 없어 보이지만, 시청해 보면 소프트웨어적으로 상당히 세심하게 튜닝된 것을 알 수 있다.
블루투스 버전은 전작이 2.1 EDR이었지만 NR1608은 3.0 EDR로 무선 통신이 매우 안정적으로 작동된다. 지원되는 프로파일도 A2DP 1.2/AVRCP 1.5로 향상되었다. 블루투스는 간섭에 대해서 민감한데 안정적이라고 평가받는 블루투스는 3.0에 듀얼 안테나로 간섭은 줄이고 대역폭을 전작보다 높였다.
구글·애플 스토어에서 24,000원에 판매하는 ‘Audyssey Multi EQ Editor’를 설치하면 소리의 음역대를 그래프 형태로 조절이 가능해서 더욱 풍성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모든 채널이 8Ω에서 50W를 지원하는 스피커 출력은 HEOS나 Audyssey Multi EQ Editor 같은 앱을 사용하면 한 차원 다른 입체 음향을 즐길 수 있고, 서브우퍼를 2조 지원해서 최신 음향에 더욱 박진감 넘치는 저음역을 추가해서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전면을 포함해 8개의 입력·1개의 출력으로 구성된 HDMI는 최신 스펙인 HDCP 2.2와 4K, 그리고 4K 업스케일링, 돌비 비전을 지원한다. 7.2채널로 구성된 음성 출력은 돌비 애트모스와 DTS:X를 지원한다. 최신 4K 블루레이 소스를 구비했다면 바로 NR1608과 연결해서 사용하면 된다.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음장 모드들도 아주 충실하다. 프런트 스피커 프리 아웃 단자와 Zone2 지원이라서 외부 파워 앰프와 연결도 가능하다.
AV 리시버는 반드시 두툼하고 두꺼워야 할 필요가 없다. 작은 외형을 가진 AV 리시버가 더 큰 외형을 가진 AV 리시버와 동일한 성능을 보여 준다면 기술 집약적인 면에서 더 우수하다. 마란츠는 다른 제조사가 못하는 것을 해내는 것이다.
셀럽이 되는 건 어렵다. 본인이 우선 노력을 해야 되고 타인들이 저 사람은 시대를 한발 앞서간다고 인정해 줘야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슬림형은 다른 제조사가 제공하지 못하는 개성과 기술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래서 마란츠 NR1608을 사용한다면 당신은 AV 리시버에서 셀럽이다.
수입원 D&M코리아 (02)715-9041 가격 100만원 채널 7.2채널 실효 출력 50W(8Ω), 70W(6Ω) DTS HD Master 지원 DTS:X 지원 DTS Neural:X 지원 Dolby TrueHD 지원 Dolby Atmos 지원 Dolby Surround 지원 HDMI 입·출력 7+1/1 컴포지트 입·출력 3/1 컴포넌트 입·출력 2/1 디지털 입력 Coaxial×1, Optical×1, USB A×1 아날로그 입력 RCA×3 서브우퍼 출력 2 헤드폰 출력 지원 네트워크 지원 튜너 지원(FM/AM)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블루투스 지원 크기(WHD) 44×10.5×37.6cm 무게 8.3kg
<월간 오디오 2017년 8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