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현모
1985년에 ‘고성능 기준, 제품의 내구성(긴 생명력), 컴포넌트의 최고 품질과 고객 서비스’란 합리적인 슬로건을 내걸며 영국에서 창립한 케이블 전문 업체가 코드 컴퍼니다.
잘 알다시피 요즘 케이블 값이 비싸도 너무 비싼 측면이 없지 않다. 어떤 케이블은 웬만한 오디오 가격을 훨씬 넘어 수천만원을 호가한다. 물론 좋은 케이블을 쓸수록 오디오 기기의 성능을 최대한 이끌어 내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기기 가격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케이블은 오디오 애호가를 위축시키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코드 컴퍼니의 케이블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보다 좋은 음질을 들려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오디오 애호가의 단비와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이번에 필자가 시청한 코드 컴퍼니의 새럼 T XLR 인터커넥트 케이블은 동사의 인터커넥트 케이블 라인 중에서 상위에 속한다. 최상위종인 코드뮤직에 이어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한다. 새럼 T XLR 인터커넥트 케이블은 기존 새럼 시리즈에서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은도금 도체를 감싸는 절연체로 PTFE를 사용했던 것을, 신소재 타일론(Taylon)으로 바꾼 것이어서 ‘T’가 붙은 것이다. 타일론은 테플론보다 5배나 더 뛰어난 특성을 갖춘 신소재로 음질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또 기존의 후루텍 금도금 단자를 자체 개발한 은도금 소재의 단자로 교체했다. 케이블에서는 절연체와 단자가 미치는 영향은 무척 큰데, 새럼 T XLR 인터커넥트 케이블은 기존의 케이블에서 이 부분을 더욱 개선한 것이다.
코드 컴퍼니의 새럼 T XLR 인터커넥트 케이블을 시청하기 위해서, 플리니우스의 마우리 CD 플레이어와 카이타키 프리앰프, P10 파워 앰프, 그리고 달리의 에피콘 6 스피커를 동원했다. 새럼 T XLR 인터커넥트 케이블은 플리니우스의 마우리 CD 플레이어와 카이타키 프리앰프 사이에 연결했고, 시청실에 있는 중·저가의 인터커넥트 케이블과 비교 시청했음을 미리 밝혀 둔다.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최고의 기교파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의 연주로 들어 보았다. 전체적으로 피아노 음이 더 맑고 부드럽게 들린다. 즉, 해상도가 높아진 것이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의 앞부분을 들었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질감과 음색이 사실적으로 살아나 바이올린은 더 촉촉하며 첼로는 부드럽지만 살짝 까실하게 들린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 시작 부분의 저음 현악기의 에너지는 더 생생하며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조수미의 목소리도 더 부드럽고 청아하게 들린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오케스트라의 입체 음향 무대가 확실하게 그려지고, 솔로 가수의 목소리와 합창단의 목소리도 맑고 자연스럽게 들린다.
코드 컴퍼니의 상위 기종인 새럼 T XLR 인터커넥트 케이블은 동사의 최상위 기종의 설계 노하우를 고스란히 적용한 케이블로, 새로운 타일론 절연체와 단자의 도입으로 더 부드럽고 맑고 명료한 소리를 들려준다. 하이엔드 케이블의 전형을 보여 주는 인터커넥트 케이블이다.
수입원 다웅 (02)597-4100
가격 450만원(1m)
<월간 오디오 2017년 9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