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ris Audio Poison 1 - 작은 크기의 스피커가 무대를 휘어잡다
한은혜 2017-12-06 18:30:20

글 김남

 


유럽의 신생국인 세르비아에서 제작한 새로운 스피커인 포이즌 시리즈에는 1, 2, 3, 5 등 여러 기종이 있는데, 포이즌 3과 5는 플로어스탠딩 시스템이며, 포이즌 1은 가장 작은 사이즈의 북셀프 스피커다. 따라서 포이즌 1은 이 제작사의 실질적인 노하우가 녹아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사이즈는 사진만 봐서는 짐작하기 어렵겠지만, 대략 백과사전 두어 권을 붙여 놓은 크기와 대동소이하다. 그러면서 전면으로 풀레인지 드라이버 하나가 배치되어 있고, 측면에 우퍼가 장착되어 있다. 또 후면에 슈퍼 트위터와 비슷한 효과를 가져온다는 미니 사이즈의 트위터가 부착되어 있기도 하다. 상당한 기술력이 수반된 제품이라는 것을 한눈으로도 알 수 있겠다.
 

 


국내 스피커 제작자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공통적으로 대형 스피커보다도 소형기가 만들기 면에서는 훨씬 더 어렵다고 한다. 그냥 작은 유닛을 값싼 작은 통에 넣는다는 단순한 생각으로는 쉬울 수가 있지만, 작아도 성능 면에서 중형기에 버금가는 수준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훨씬 정밀하게 설계와 튜닝을 해야 하고, 그렇게 해도 대형기와 중형기에는 아무래도 음장 면에서 떨어지기 마련이라 웬만해서는 소형기를 만들고 싶지 않다는 것이 공통적인 얘기였다. 고생해서 만들기는 마찬가지인데 소형기다 보니 가격도 많이 받을 수 없고…. 그런 심정이 공감이 간다.


이 스피커를 만든 어리스 오디오가 위치하는 세르비아라는 나라는 오디오 제품으로서는 아직 변방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하지만 근래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세르비아의 하이엔드 진공관 앰프 브랜드인 트라포매틱 제품이 상륙, 신흥 오디오 강국으로 발돋움을 하는 중인데, 이 트라포매틱은 트랜스포머의 성능이 최고라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트랜스 단품 수출로도 유명세를 치르고 있기도 하다.
 


발칸 반도의 중앙 평원에 자리 잡고 있는 세르비아는 인구 700만 정도의 소국이지만 역사를 뒤적여 보면 방대하고 복잡하기 짝이 없다. 2차 세계 대전의 와중에서는 유대인처럼 국민들이 학살을 당하기도 했고, 몇 번의 부침 끝에 유고슬라비아 연방 체제가 붕괴되어 1992년에 신유고연방이 되었지만, 또 10여 년 후에 민족 갈등으로 분리가 되었다. 2006년에는 몬테네그로 공화국이 독립하면서 국가 연합 체제가 해체되어 현재의 국가로 안착이 되었으며, 2008년에는 다시 남부 지역인 코소보가 분리 독립을 선언했다. 그러나 복잡한 역사와는 달리 전 국토의 4분의 1이 숲으로 되어 있고, 옛 유적지도 많아 관광 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아름다운 국가인데, 이런 데서 시청기 같은 미려한 제품이 탄생되었다.
어리스 오디오는 세르비아에서 통신 회사로 출발, 여러 품목의 디지털 제품을 만들어 오다가 필연적으로 앰프 제품을 개발, 일반적인 진공관 앰프, 헤드폰 앰프, 디지털 앰프 등으로 생산 품목을 넓혀 오던 차에 동사는 2013년에 뮌헨 오디오 쇼에서 자사의 첫 번째 진공관 앰프를 선보였다. 그때 매칭했던 스피커가 스위스의 아름다운 뵈니케 제품으로, 그 스피커는 작으면서도 아름답고 성능은 고품질로 삽시간에 유명세를 치러 국내에도 최근 수입되었다. 여기에서 착상, 스피커까지 생산 영역을 확대하고자 했는데, 쇼가 끝난 뒤 연구 개발에 들어가 완성시킨 동사의 첫 번째 스피커가 이 포이즌 시리즈이다. 아마 뵈니케를 뛰어넘자는 것이 개발 목표였을 것이다. 포이즌 시리즈는 뵈니케 제품과 외형이 닮은 것은 아니라 분위기가 닮았는데, 작은 체구, 고성능의 소형 유닛, 최고의 네트워크 등 그런 틀에서 공통점이 있다.
 


시청기의 유닛을 살펴보면, 전면의 풀레인지 유닛은 파운텍, 측면의 우퍼는 피어리스 제품이며, 뒷면에 별도로 장착되어 있는 미니 트위터는 탕 밴드 사의 제품이다. 그리고 인클로저는 천연 가죽과 호두나무 목재 조합으로 제작되어 품위가 높고, 크로스오버에는 공통적으로 문도르프의 고급스런 부품을 아낌없이 사용하고 있으며, 연결 단자는 싱글로 역시 고급품인 WBT를 사용하고 있는 등 제품에 대한 물량 투입이 쉽게 드러난다.


이 스피커는 특이하게 감도가 다소 낮아서(86dB) 매칭 앰프는 출력이 높은 편이 유리하다. 그러나 제작사의 권유는 최소 50W이고 상한선은 150W. 수입사에서 함께 보내온 동사에서 출시한 인티앰프인 DDH-1은 125W 출력으로 충분한 편이지만, 그 제품과 함께 이번 호 시청기인 에이온의 진공관 앰프로도 소리를 울려 본다.


동사의 앰프로 울려 보니 깨끗하고 섬세하면서 활기도 넘친다. 피아노 독주곡에서의 실체감이나 음장감도 알맞은 편. 에이온의 5극 진공관 앰프는 출력이 65W인데, 역시 진공관 앰프의 출력은 수치를 능가하는 굉장함이 있다. 강렬함과 청결감이 증가하며, 음장감도 나무랄 데 없다. 중형기 수준이다. 이 스피커는 스몰 사이즈이지만 여러모로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이 점에서도 사용자의 배려에 따라 메인 스피커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겠다. 얼마든지 소리 향상의 여지가 있으며, 마치 스몰 스피커의 거장을 보는 것 같다.

 

 


수입원 SP-오디오 (02)2156-7590   가격  333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재생주파수대역  35Hz-22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6dB/W/m   권장 앰프 출력  50-150W   크기(WHD)  12×30×30cm   무게  12kg

 

<월간 오디오 2017년 12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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