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xas & Sins Marquis Memento Mori - 현대 미술 작품을 연상케 하는 매력의 헤드폰 앰프
한은혜 2017-12-06 18:35:24

글 이현모

 


요즘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귀에 이어폰을 꽂거나, 헤드폰을 머리에 쓰고 다니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면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사실 이쪽 헤드 파이 시장 규모가 홈 하이파이 시장을 넘어선 지 오래다. 몇 년 전부터 헤드폰도 점차 고급화되어 수백만원이 넘는 하이엔드 헤드폰을 만드는 브랜드가 하루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필자의 경우, 한창 헤드폰 시스템에 빠져 있을 때, 당시 유명한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을 거의 다 구비해 놓고 음악에 따라 이 헤드폰 저 헤드폰 바꾸어 가며 음악을 즐겼었다. 헤드폰마다 음색, 음질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어서 음악 장르에 따라서 상당히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어떤 헤드폰은 클래식이 더 좋고, 어떤 헤드폰은 팝이나 록에 더 좋고…. 그런데 소형 스피커 크기에 필적하는 하이엔드 헤드폰은 구동하기가 만만치 않다. 따라서 이런 헤드폰을 제대로 구동할 수 있는 헤드폰 앰프도 덩달아 헤드폰 애호가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이번에 시청한 메타사스의 마르퀴스 메멘토 모리 헤드폰 앰프는 필자가 지금까지 보아 온 헤드폰 앰프 중에서 가장 특이하게 생겼다. 보통 헤드폰 앰프는 기존 앰프처럼 직육면체 형태가 일반적이고, 어쩌다 다른 것은 원통형 정도였다. 그런데 메타사스의 마르퀴스 메멘토 모리 헤드폰 앰프는 사람의 머리 형태, 즉 더 자세히 말하면 검은 해골 형태와 매우 흡사하다. 그래서 머리에 헤드폰을 쓰듯 헤드폰을 얹으면 헤드폰 스탠드 역할까지 자연스럽게 해낸다. 이렇게 독특한 이 앰프는 1981년에 창업한 메타사스의 제품이다. 설립자인 코스타스 메타사스는 호주 태생으로 수상 경력이 있는 예술가이자 오디오 디자이너이며, 전기 및 녹음 엔지니어, 잡지 편집인·발행인, 영화·방송 제작자로 활동하는 등 다양한 경력을 자랑하는데, 그의 이런 경력은 메타사스의 앰프, 디지털 기기, 스피커에 잘 나타나 있다. 그의 작품은 대체로 인체의 모습을 모티브로 한 역동적인 형태를 하고 있다.
사람 머리 모양의 마르퀴스 메멘토 모리 헤드폰 앰프는 눈 쪽에 헤드폰 앰프의 작동 상태를 알 수 있는 레벨 미터가 있고, 하단 뒷면의 스위치를 켜면 눈에 붉은 불빛이 들어온다. 광대뼈 오른쪽에 볼륨 노브, 왼쪽에 입력 선택 노브가 있다. 입 쪽에 사용 중 연결이 빠지는 것을 방지하는 록킹형 헤드폰 연결 단자가 있다. 뒷면에 2조의 RCA 입력 단자가 있고 1조의 RCA 출력 단자가 있는데, 이 헤드폰 앰프는 프리앰프로도 기능해 파워 앰프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내부를 살펴보면, 머리 모양의 상부에 앰프부가 있으며, 머리 부분을 받치는 하부 받침대에 전원부가 있는 분리형 오디오 구조로 되어 있다.
 


메타사스의 마르퀴스 메멘토 모리 헤드폰 앰프와 여러 가지 헤드폰으로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하는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들어 보았다. 정숙한 배경 속에서 섬세한 피아노 소리가 울린다. 광대한 스케일은 아니지만 적당한 크기의 입체 음향 무대와 온화한 분위기에 아믈랭의 피아노 음향이 맛깔스럽게 들린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의 앞부분을 들었는데, 온화한 분위기의 첼로에 이어 가냘픈 바이올린의 음색과 질감을 자연스럽게 표현해 낸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는 저음 반주 악기도 생생하며, 조수미의 목소리는 부드럽지만 청아하게 들린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정교한 입체 음향 무대가 펼쳐지며, 타악기를 비롯한 다양한 악기 소리를 정확하게 그려 낸다. 합창대와 솔로 가수의 목소리도 온화하며 자연스럽다.
 


치열한 헤드 파이 시장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헤드폰 앰프 메타사스의 마르퀴스 메멘토 모리는 일단 그 외형만으로 누구에게나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제품으로 출시되었다. 헤드폰 스탠드 기능까지 아울러 갖추고 있으며,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인해 이 헤드폰 앰프에 자신의 헤드폰을 연결하면 과연 어떤 소리가 날까 하며 헤드폰 애호가의 관심을 강렬하게 불러일으킨다. 섬세한 소리에 적당한 에너지, 온화하고 정숙한 배경과 음색은 이 헤드폰 앰프의 특징 중의 하나이다. 어느 정도 에이징되고 나서 다양한 고성능 헤드폰을 연결해 보면 더 좋은 소리를 들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수입원 (주)다미노 (02)719-5757   가격  780만원   주파수 응답  DC-5.0MHz(-3dB)   전압 게인  15V   THD  0.05% 이하   S/N비  -117dB   감도  26dB   입력 임피던스  100㏀

 

<월간 오디오 2017년 12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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