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현모
몇 년 전부터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면서 이어폰, 헤드폰 시장이 커졌으며 그 규모가 하이파이 시장을 넘어선 지 오래다. 헤드폰도 점차 고급화되어 수백만원이 넘는 하이엔드 헤드폰을 만드는 브랜드가 하루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하이엔드 헤드폰 시장의 추세는 오랫동안 주류를 이루었던 다이내믹 헤드폰에 더해 평판형, 정전형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런 추세에서도 오랜 역사를 통해 자신만의 헤드 파이 세계를 보여 주고 있는 업체가 바로 오디오 테크니카다.
오디오 테크니카는 1962년에 아날로그 제품으로 시작한 일본의 오디오 업체로, 지금까지 헤드폰, 이어폰에서 수많은 히트작을 선보였다. 최근 오디오 테크니카가 최상위의 플래그십 모델인 ATH-ADX5000 헤드폰을 출시했다.
다이내믹형 헤드폰인 ATH-ADX5000은 오디오 테크니카의 오랜 노하우가 담긴 궁극의 고해상도를 구현한다. 또한 이 헤드폰은 개방형으로 자연스러운 음질에 투명한 저음과 깨끗한 고음을 구현하는 오디오 테크니카만의 에어 다이내믹 기술력이 녹아 있다.
ATH-ADX5000은 새롭게 개발한 구경 58mm의 배플 일체형 드라이버를 탑재하고 있는데, 이 디자인을 통해 부품을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소음을 극도로 억제함으로써 CES에서 혁신 상까지 수상했다. 이 드라이버는 높은 자속밀도를 가진 독일산 퍼멘듀르 자기회로에 의해 구동되며, 이 드라이버의 진동판은 높은 강성을 가진 초경합금 소재인 텅스텐 코팅 진동판으로, 음원에 가장 가까운 소리를 얻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리고 특수 허니콤 펀칭 하우징을 통해 드라이버 구동력과 진동판의 선형성을 최대한 확보했다.
ATH-ADX5000 헤드폰의 재생 주파수 범위는 5-50,000Hz로 초 광대역이며, 임피던스는 420Ω이다. 이렇게 광대역 재생을 하는 드라이버가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선 드라이버를 지지하는 마운트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이 헤드폰은 이어 패드와 배플 댐퍼 사이에 접촉되는 부분이 없도록 했고, 귀에서 하우징까지의 음향 공간을 1/2로 나누는 지점에 보이스 코일을 배치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런 구조를 통해 음원의 자연스러운 음장 유지와 생생한 사운드 재생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 헤드폰을 장시간 사용 시 귀와 머리에 직접 부착되는 부분에서 불편감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헤드폰의 착용감을 개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해진다. 이를 위해 오디오 테크니카의 ATH-ADX5000 헤드폰은 최고급 자동차와 요트에 사용하는 내구성과 통기성이 뛰어난 이탈리아제 알칸타라를 사용해 귀와 머리를 부드럽게 감싸며 장시간 사용의 피로감을 최소화했다. 또 머리에 부담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량화를 이루었는데, 무게는 겨우 270g에 불과하다.
케이블은 착탈식으로, 연결 케이블은 6N OFC와 OFC 도체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선재로서 길이가 3m나 되어 장소에 구애 없이 사용할 수 있고, 선재 접촉 시 발생하는 터치 노이즈 방지도 잘 되어 있다. 또 멋진 보관 케이스가 있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ATH-ADX5000 헤드폰으로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하는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들어 보았다. 매우 정숙한 배경 속에 개방적이며 시원한 느낌의 피아노 소리가 울린다. 미세한 배음 처리도 완벽해 소리가 무척 자연스럽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의 앞부분을 들었다. 해상도가 높아서 사실적인 첼로와 가냘픈 바이올린의 음색과 질감을 사실적이면서도 매우 고급스럽게 표현한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는 저음 반주 악기의 연주가 생생하며, 조수미의 목소리는 개방적이며 청아하게 들린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정교한 입체 음향 무대가 시원하게 펼쳐지며, 타악기의 강력한 울림, 다양한 악기 소리를 정확하게 그려 낸다. 합창대와 솔로 가수의 목소리도 매우 자연스럽다.
헤드 파이에서 오랜 노하우를 가진 오디오 테크니카의 플래그십 모델 ATH-ADX5000 헤드폰은 최고의 헤드폰으로서 그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 주었다. 적막한 배경, 넓은 입체 음향 무대, 시원하고 개방적인 고역, 사실적인 중역과 깨끗한 저음으로 연주장의 현장감을 잘 느끼게 한다. 그야말로 하이엔드 헤드폰의 한 정점을 보여 준다.
수입원 (주)세기AT (02)3789-9803 가격 259만원 유닛 크기 58mm 유닛 타입 오픈형 임피던스 420Ω 음압 100dB 주파수 응답 5Hz-50kHz 무게 270g
<월간 오디오 2018년 1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