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현모
이번에 시청한 클래식 USB A-B IC 케이블은 체르노프라는 케이블 업체의 제품이다. 기존의 오디오 애호가에겐 조금 생소하지만, 최근에 급격히 알려진 체르노프 케이블은 ‘메이드 인 러시아’를 강조하는 러시아의 케이블 전문 업체이다. 특이한 점은, 일반 오디오 케이블 업체에서 많이 사용하는 OFC(Oxygen Free Copper)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당당히 밝히는 것이다. 대신 러시아 우랄 광산에서 채굴된 양질의 구리를 사용한다고 하며, 또 우랄 광산에서 채굴하고 1차 제련을 마친 구리를 체르노프 케이블에서 직접 전해 정련까지 해 원하는 수준의 구리 도체를 얻어낸다고 한다. 이로써 최고 수준의 전도율, 무결점 결정 구조, 극도의 유연성을 갖춘 구리 선재를 생산한다고.
이렇게 하는 이유를 체르노프 케이블 측에선, 일반적으로 무산소동, 즉 OFC를 만드는 과정에서 다량의 실리콘을 투입하는데, 이 실리콘 성분이 음질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동사만의 정련 과정을 통해서 개발한 선재를 BRC(Balanced Refinement Copper), 즉 ‘밸런스 정련 구리’라고 부른다. 한편 체르노프 케이블은 특허 받은 공법을 통해서 유전율과 커패시턴스를 획기적으로 줄인 절연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체르노프 케이블의 라인업을 살펴보면, 플래그십 모델인 얼티밋을 필두로, 레퍼런스, 클래식, 스페셜, 오리지널, 스탠더드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번에 시청한 클래식 USB A-B IC 케이블은 중급에 속하는 클래식 시리즈 중 하나이다. 이 USB 케이블은 동사의 자랑인 BRC 도체를 여러 가닥 꼬아 신호선과 전원선을 만들었는데, 신호선과 전원선 굵기를 달리했다. 또한 신호선과 전원선을 개별적으로 차폐해 상호 간섭을 차단하고 있다. 절연체는 동사의 특허 공법을 이용해 구성했다. 공기 기포 층이 조합된 폴리에틸렌 절연체를 사용하는 ‘2-Layer CAFPE’라는 자사만의 절연이 적용되어 있고, 실드로 구리 포일과 BRC 드레인 와이어가 적용되어 있으며, 내·외부의 EMI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설계가 적용되어 있다.
체르노프 케이블의 클래식 USB A-B IC 케이블의 성능을 점검하기 위해서 노트북과 데논 PMA-1600NE의 USB B 입력 사이에 이 케이블을 연결했다. 스피커는 다인오디오 익사이트 X18을 동원했다. 이 케이블을 투입하기 전과 후를 다른 USB 케이블과 비교 시청했음을 미리 밝혀둔다.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최고의 기교파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하는 것으로 들어 보았다. 정숙한 배경에 전체적으로 소리가 명료하게 들린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의 앞부분에서는 높아진 해상도 덕분에 바이올린과 첼로의 질감과 음색이 더 사실적으로 살아난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는 시작 부분의 저음 현악기의 에너지가 더 생생하게 느껴지고, 조수미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명료하게 들린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더 입체적인 음향 무대에서 오케스트라의 악기, 솔로 가수의 목소리와 합창단의 목소리가 명료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들린다.
체르노프 클래식 USB A-B IC 케이블은 자사에서 정련한 우랄 광산 구리와 동사의 특허 공법을 활용한 절연 기술로 제작되어 전체적으로 정숙한 배경에 명료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려준다.
수입원 오디오갤러리 (02)516-9055
가격 16만원(1.65m)
<월간 오디오 2018년 2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