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o DS7, 이 세상의 모든 데스크탑을 위해
한은혜 2018-03-07 18:38:04

글 이종학(Johnny Lee)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커피를 만드는 것이다. 만일 시간이 없으면 캔 커피나 봉지 커피로 대신하지만, 좀 여유가 있으면 캡슐 머신을 쓴다. 언젠가는 제대로 된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서, 정성을 기울여 제대로 된 커피를 만들고 싶다. 개인적으로 우유를 넣은 것을 좋아하므로, 아마도 카푸치노에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 같다.
이렇게 커피를 획득하면, 바로 책상 앞에 앉아 PC를 켠다. 그리고 웹 서핑을 하고, 자료를 찾고, 원고를 쓴다. 가끔 프로야구나 라리가 하이라이트를 보기도 하고, 혹 유튜브에 걸리면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그렇다. 아침에 머리가 씽씽할 때, 많은 시간을 PC와 보내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양질의 데스크탑용 시스템이 필요해졌다. 그러다 만난 본 기 DS7은 여러모로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이유로 우선, 중·고역을 담당하는 박스가 그리 크지 않다. 내가 쓰는 PC 스피커보다 약간 큰 정도. 그러므로 그리 크지 않은 책상 한가운데를 점령한 28인치 모니터 양쪽의 협소한 공간에 충분히 넣을 수 있다. 또 하나는 튼실한 서브우퍼 박스. 이것은 책상 밑에 숨겨두면 된다. 이렇게 보면, 과거 라이프 스타일 제품이 생각난다. 1980년대 말쯤, 친구 녀석이 이것을 썼는데, 처음에는 스피커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박력 만점의 사운드가 나왔다. 이리저리 찾아보니 작은 새틀라이트 유닛이 벽에 붙어 있고, 큼직한 우퍼 박스가 책상 밑으로 보였다. 와우, 스피커도 이런 식으로 만들 수 있구나, 진짜 감동했다.
 


그런데 DS7이 특별한 이유는, 이런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더 음질지향적인 방향으로 개선한 점이다. 물론 블루투스가 된다거나, 액티브 타입이라던가, 그간 이뤄진 기술적인 진보를 충분히 커버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음질. 바로 이 부분에 매혹되었던 것이다.
일단 중·고역을 담당하는 새틀라이트부터 보자. 겨우 30cm 정도의 높이에 무게는 1.7kg에 불과하다. 그러나 내용은 튼실하다. 동사의 플래그십 모델인 R909에서 이양한 부분이 많은 것이다. 특히, 내 관심을 끌었던 것은 일종의 무한 배플 개념으로 만든 대목. 다시 말해 3.5mm 두께의 프런트 패널에 세 개의 유닛을 가지런히 담아낸 가운데, 백리스(Backless) 타입으로 마무리했다. 즉, 위, 옆, 뒤 캐비닛이 모두 없다. 한데 이 경우 박스에 담아냈을 때 따라붙는 통울림이 일체 없다. 마치 평판형과 같은 개방감과 스피드, 그리고 명료도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고역엔 2cm 구경의 테트론 트위터를 사용했고, 중역엔 8.7cm 구경의 페이퍼 콘을 두 발 썼다. 특히, 인간의 목소리나 주요 악기 소리를 재생하는 중역에 페이퍼 콘을 투입한 것은, 더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음을 내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 한편 우퍼 박스를 보면, 8인치 사이즈의 드라이버가 투입된 가운데, 앰프라던가, 블루투스용 디바이스 등이 아울러 부속되고 있다. 그리고 보면, 이 자체로 프리, 파워, 소스기, 스피커 등을 다 아우르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총 160W에 달하는 출력으로 모든 드라이버를 구동하고 있다. 담당 주파수 대역은 20Hz-20kHz. 여러 번 스펙을 확인할 정도였다. 정말 가공할 만하다!
 


게다가 디지털 및 아날로그 입력단도 보인다. 디지털엔 옵티컬이 있고, 아날로그쪽은 RCA 단자가 있다. 따라서 CDT나 튜너 등 여러 컴포넌트를 필요에 따라 더할 수 있다. 만일 내가 구매한다면 CDT 정도를 추가해서, 그때 그때 필요한 음악을 모니터할 때 사용하겠다. 아무튼 이런 콘셉트의 제품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아우르면서, 상급기에 준하는 음질로 매우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번 시청엔 내 핸드폰에 담긴 음원을 블루투스로 해서 들었다. 첫 곡은 드로우가 연주하는 사티의 그노시엔느 1번. 고요한 가운데 홀연히 피아노가 출현한다. 그 음이 맑고 상쾌하지만, 사티다운 신비함을 잃지 않고 있다. 눈을 감고 들으면, 파리의 뒷골목, 그것도 약간 음습하고, 인적이 드문 곳을 산책하는 기분이다. 작은 카페나 레스토랑이 있고, 낡은 중고 서점이 있는 그런 골목 말이다.
이어서 오지 오스본의 ‘Mr. Crowley’. 정반대의 분위기로 가본다. 물론 잠이 화들짝 깬다. 신디의 거창한 전주 후에, 악마적인 오지의 보컬, 그리고 폭풍우처럼 몰아치는 기타의 핑거링. 특히 랜디 로즈의 기타 솔로는 숨을 멈출 정도. 시청실이 후끈 달아오를 만큼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온다.
 


마지막으로 X Japan의 ‘Endless Rain’. 라이브 버전인데, 달콤한 피아노 반주로 서서히 고조되어 가는 발라드 넘버는, 언제 들어도 마음을 사로잡는다. 특히, 충실한 저역 재생으로, 킥 드럼과 베이스 라인의 흉폭한 어택이 지극히 자연스럽게 표현된다. 중간에 노래를 멈추고 관중이 합창하는 대목에서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이 정도 퍼포먼스라면,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PC의 파트너로 선택하고 싶다.

 


수입원 (주)씨제이에스 (02)715-4345
가격 68만원   토털 출력 160W   주파수 응답 20Hz-20kHz   새틀라이트 유닛 미드레인지(2) 8.7cm, 트위터 2cm   서브우퍼 유닛 20.3cm   디지털 입력 Optical×1   블루투스 지원(Ver4.0)   크기(WHD) 10.1×30.4×8.8cm(새틀라이트), 25.4×30.4×38.1cm(서브우퍼)   무게 1.7kg(새틀라이트), 7.9kg(서브우퍼)

 

<월간 오디오 2018년 3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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