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non D-T1 리얼하고 매혹적인 하이파이 미니 컴포넌트
월간오디오 2019-01-10 09:58:55


많은 분들이 일본을 다녀올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뭐, 한국하고 별다를 게 없네요. 사실 얼핏 보면 비슷하다. 건물 형태나 간판 걸어놓은 모습, 거리 풍경 등 크게 다를 게 없다. 사람까지 비슷하다. 하지만 진짜 일본을 보려면, 이런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집중해야 한다. 뒷골목으로 들어가 작은 카페나 식당을 찾아보고, 쇼핑몰에 들어가서 현미경을 들이대듯 샅샅이 훑어봐야 한다. 이렇게 보고 나면 또 한결같이 하는 말들이 있다. 아직은 일본이 앞섰네요.
이 대목에서 일본을 본받자, 뭐 그런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우리대로 강점이 있으니까.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 우리가 외면하거나 잊어버린 부분이 거기엔 아직도 남아 있다. 그런 물건이나 장소를 찾으면 왠지 진한 노스탤지어를 느끼게 된다.
이번에 만난 데논의 D-T1을 보면서, 예전에는 이런 미니 컴포넌트로 음악을 자주 들었는데,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이보다 훨씬 수려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제품이 넘쳐나는 요즘이니까. 특히, CD를 들을 수 있게 한 부분에서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겠다. 아직도 CD를 써요? 그러나 일본에 가면, 아직도 많은 애호가들이 CD를 구매한다. 시부야에 있는 타워 레코드, 레코판, 디스크 유니온 등을 가보면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할 것이다. 또 중고와 신품 CD를 함께 파는 숍들이 많아, CD의 유통도 활발한 편이다. 북 오프라는 체인점에도 중고 CD 코너가 있어서 가끔 뒤져보면 횡재를 할 경우도 있다.


또 골목길 안쪽에 작은 커피숍들이 꽤 많다. 오랫동안 가게를 지켰음직한 분들이 카운터 건너편에 앉아 정성스럽게 커피를 끓여준다. 이런 곳에 앉아 책을 읽거나, 생각에 잠긴 손님들도 꽤 된다. 우리도 이런 작고, 매력적인 커피숍이 꽤 많았는데, 어느 틈엔가 많이 사라져버렸다. 별 다방이니 뭐니 체인점의 러시 때문이리라. 바로 이런 곳에서 활약하는 것이 본 기와 같은 제품이다.
이것을 흔히 미니 컴포넌트, 줄여서 미니 컴포라고 부른다. 기본적으로 오디오 중심이고, 음향 철학이 뚜렷한 데논에서 만들었다고 하면 주목해 볼 만하다. 일단 구성은 단출하다. 일종의 작은 리시버에 역시 작은 스피커 한 쌍이 부속되어 있다. 스피커 선을 연결하면, 바로 작동이 된다. 기계치니 뭐니 따질 필요도 없을 만큼 설치가 용이하다. 정식으로 앰프 따로, 소스기 따로 하는 식으로 구매하면, 뒤에 선을 연결하는 것조차도 무척 복잡한데, 본 기는 그런 걱정이 없다.
재생되는 포맷은 CD를 비롯, AM/FM 라디오가 있고, 블루투스도 가능하다. FM으로 KBS 클래식을 즐길 수 있고, 블루투스로 휴대폰에 담긴 음원을 즐길 수도 있다. 한편 디지털과 아날로그 입력단이 하나씩 있어서, 예를 들어 작은 턴테이블 같은 것을 덧붙일 만하다. 네트워크 플레이어 역시 손쉽게 떠올릴 수 있는 아이템이다. 스트리밍 오디오를 장착할 수 있는 셈이다. TV를 연결해서 즐길 수도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음질의 업그레이드 대목이 있다. 바로 케이블이다. 다행히 파워 코드를 분리형으로 만들어, 양질의 파워 코드를 따로 붙일 수 있다. 또 스피커 케이블도 좀 나은 제품을 동원하면, 이 역시 음질 향상에 요긴하게 쓸 수 있다. 그냥 저가라고 대충 처리하기보다는 더 애정을 갖고 만져주면 본전을 단단히 뽑을 수 있는 것이다. 본 기의 시청은 주로 CD를 통해 이뤄졌다. 가끔 블루투스도 써봤는데, 편의나 성능에서 부족함이 없다.
 


첫 곡은 오이스트라흐가 연주하는 브루흐의 스코티시 판타지. 장엄하게 오케스트라가 등장하는 가운데, 선이 굵고, 심지가 곧은 바이올린이 등장한다. 정말 묵직하다. 헤비급 복서의 펀치와 같다. 그 구성진 선율이 가감 없이 흘러나온다. 이 작은 컴포넌트에서 꽤 매력적인 음이 나온다. 참, 흥미롭다.
이어서 카산드라 윌슨의 ‘You Don't Know What Love Is’를 들어본다. 통 울림이 풍부한 어쿠스틱 기타를 배경으로, 차분하게 속삭이듯 윌슨이 다가온다. 마치 주술을 거는 듯, 그 엄청난 카리스마가 재현된다. 꽤 리얼하고 또 매혹적이다. 스테레오 이미지도 괜찮아, 세팅에 좀 신경을 쓰면 입가에 미소를 지을 만하다.
마지막으로 론 우드의 ‘Worry No More’. 피아노의 화려한 인트로 이후, 경쾌한 기타 리프와 함께 다소 거친 듯한 보컬이 나온다. 의외로 드럼의 어택이 육중하고, 베이스 라인도 잘 재생이 된다. 곡 자체가 가진 다소 펑키한 맛이 잘 살아 있다. 로드 스튜어트와 믹 재거를 위해 평생 기타를 친 우드지만, 자신의 앨범에서만큼은 일체 양보가 없다. 평소 숨겨진 모습을 아낌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런 부분을 본 기는 절대 놓치지 않고 있다.
 

 

수입원 D&M Sales Marketing Korea (02)715-9041
가격 44만원   실효 출력 15W(6Ω)   디지털 입력 Optical×1   아날로그 입력 RCA×1   CD 지원   블루투스 지원(Ver4.0, AAC)   튜너 지원   헤드폰 출력 지원(3.5mm)   크기(WHD) 21×10.5×27cm(본체), 15.2×24.2×23.5(스피커)   무게 2.8kg, 3.4kg(스피커)

 

 

 

 

<월간 오디오 2019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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