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달리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고, 특히 오베론 시리즈의 런칭은 여러모로 인상적이었다. 이전에 발표한 젠서 시리즈와 겹치는 감도 있는데, 아마도 자연스럽게 젠서가 오베론으로 대체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무엇보다 달리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는 보레 씨가 이렇게 단언한 부분이다.
‘젠서보다 오베론이 더 달리답습니다.’
일종의 화두인데, 나는 이렇게 해석한다. 기술 집약체인 달리인 만큼, 오베론에 투입된 드라이버의 퀄러티가 훨씬 뛰어나다. 트위터의 경우, 일반 돔 타입의 한계를 초월해 무려 26kHz까지 재생이 가능하다. 비록 전통적인 박스에 담은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동사가 추구하는 명확한 포커싱과 넓은 스테이지 표현력은 발군이다. 거기에 가격적인 메리트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런 여러 요소들을 체크해보면, 달리답다는 것이 무엇인지 감이 오는 것이다.
현재 오베론의 라인업을 보면, 북셀프가 두 종, 톨보이가 두 종이다. 전자는 각각 1과 3의 형번을 갖고 있고, 후자는 5와 7이다. 앞으로 차근차근 상급기가 소개될 예정이다. 또 보칼(Vokal)이라는 센터 스피커도 있고, 벽에 붙일 수 있는 온 월(On-Wall)이라는 모델도 있다. 아마도 서브우퍼까지 런칭되어 홈시어터까지 아우를 전망이다. 하지만 온전히 음악 감상용으로, 그것도 제일 작은 사이즈의 오베론 1이 갖고 있는 미덕은 상당히 놀랍다.
일단 트위터를 보면, 무려 29mm 구경이다. 통상의 소프트 돔 트위터가 1인치 내외, 그러니까 25mm 정도에 그치는 것을 보면 상당한 수준이다. 동사는 오버사이즈라는 말을 붙이는데, 그에 걸맞다. 이렇게 작은 몸체에 이런 대구경 트위터는 어딘가 언밸런스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트위터의 덕을 많이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미드·베이스는 5.25인치 사양. 당연히 구경이 작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SMC라는 비기가 장착되어 있다. 이것은 최근 달리의 제품에 적극적으로 쓰이는 물질이다. 과립 형태의 특수한 마그넷으로 원하는 형태로 성형해서 사용할 수 있는 물질인데, 높은 자기 전도성과 낮은 전기 전도성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이 소재를 폴 피스에 투입해서, 드라이버의 피스톤 운동이 더 정확하고, 또 스무드해졌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디스토션이 현저하게 감소한다. 아무튼 SMC를 이 클래스의 제품에 투입했다는 것 자체가 무척 고무적이다.
본 기의 재생주파수 대역은 51Hz-26kHz. 사이즈 대비 상당한 광대역이다. 감도는 86dB에 불과하지만, 50W 정도의 출력을 내는 앰프로 얼마든지 구동 가능하다. 작은 공간에서 악전고투할 수밖에 없는 애호가들에 희소식이라 전하고 싶은 모델이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아톨의 IN200 시그너처 인티앰프와 마란츠 SA-KI 루비 소스기기를 각각 동원했다.
첫 곡은 얀센 연주,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 빠른 반응과 과감한 펀치력이 인상적이다. 바이올린 자체는 결코 얇지 않으면서, 쾌속 질주의 페이스를 전혀 놓치지 않는다. 배후의 오케스트라가 갖는 사이즈도 결코 작지 않다. 분명 스피커의 몸체는 작지만, 스케일이 크고, 정보량이 풍부하다. 특히, 정교한 스테레오 이미지는 칭찬할 만한 대목이다.
이어서 무터의 카르멘 판타지.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가운데, 물찬 제비처럼 바이올린이 활개친다. 치고 빠지고, 밀고 당기고 하는 대목이 현란하다. 그러나 절대로 어수선하지 않다. 오케스트라가 몰아칠 땐, 상당한 양감과 펀치력을 동반하고 있다. 거듭 본 기의 실력에 탄복하며, 왜 달리다운 스피커인지 실감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치킨 샥의 ‘The Letter’. 60년대 말의 화이트 블루스 넘버인데, 약간 거친 맛이 살아 있으면서, 블루스 특유의 구수함이랄까, 인간적인 정취가 물씬 풍긴다. 오르간과 기타의 조합이 멋진 앙상블을 이루고 있으며, 내공이 가득한 보컬의 맛도 절대 놓치지 않는다. 이런 음악을 재생하는 것이 의외로 까다로운데, 정말 능숙하게 커버하고 있다. 오베론 시리즈가 현재 큰 인기를 끄는 이유를 이번 시청을 통해 확실히 깨달은 셈이다.
수입원 ODE (02)512-4091
가격 65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3.3cm, 트위터 2.9cm 재생주파수대역 51Hz-26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800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6dB/2.83V/m 권장 앰프 출력 25-100W 크기(WHD) 16.2×27.4×23.4cm 무게 4.2kg
<월간 오디오 2019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