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문부 기자
매해 국내 오디오쇼가 진행될 때마다, 이슈가 되는 국산 브랜드가 한둘 있기 마련이다. 해외 유명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사운드로서 인정받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자신들만의 개성과 철학으로 방문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번에 언급하게 될 브랜드 역시 국내 부스 중 유독 많은 이들이 찾는 곳 중 하나이다. ‘이곳 아니면 또 어디서 이런 소리를 듣느냐’며 한참을 자리하기도 한다. 그만큼 새로운 접근이며, 새로운 사운드에 대한 경험이라는 것이다. 해외 브랜드에서 절대로 접할 수 없는, 새로운 시도가 청자의 발걸음을 잡고, 제품에 대한 궁금증을 만들어낸다. 덕분에 이곳에 와서는 제작자의 설명과 스피커의 사운드에 귀기울일 수밖에 없다. 무려 한지를 이용한 스피커이고, 정전형 설계로 완성된 제품이기 때문이다. 소리의 원리부터, 실제 사운드까지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전 세계 유일의 풀레인지 정전형 한지 스피커 제조사, 아큐브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큐브 스피커는 본지에도 제법 많이 소개하였고, 전 라인업을 심도 있게 다루었기 때문에, 이제는 국내에도 제법 알려진 브랜드가 되었다. 다만 시청회에서만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아쉬웠는데, 이런 아큐브를 좀더 완벽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아큐브 스피커를 필두로 하여, 룸 튜닝 및 인테리어 시공을 책임지는 업체가 등장했기 때문. 바로 전라남도 광주·화순에 위치한 AV룸이라는 회사인데, 음향, 영상, 인테리어, 건축, 음향 분석 등을 모두 아우르는 완벽한 원 스톱 솔루션을 표방하고 있는 시공 업체이다.
AV룸의 양철훈 이사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제법 독특하다. 이전부터 아큐브 스피커에 관심을 가졌고, 풀레인지 정전형 한지 스피커의 실력과 잠재력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특히 아큐브 스피커만의 투명하고 깨끗한 고음질 사운드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라는 것. 그 역시 국내 오디오쇼에서 아큐브를 처음 접하고, 그 아이디어와 사운드에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 직접 여러 기종을 집에 들여놓고 청음해보니 또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고 이야기한다. 직접 구매한 아큐브 제품만 해도 전 라인업에 달할 정도인데, 아큐브에 대해서는 제작자 이외 가장 잘 안다고 자부하기도 한다. 그렇게 아큐브라는 브랜드에 흠뻑 빠져 있을 때쯤, 좀더 많은 사람들이 이 국산 스피커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주종목인 룸 튜닝 및 인테리어 시공 사업과 맞물린다면, 아큐브라는 브랜드를 더욱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참고로 편백나무를 활용한 웰빙 침대 전문 업체인 온돌라이프의 대표·기술 이사직을 맡고 있기도 한데, 무전자파 히트파이프 난방 방식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결국 양길섭, 이태강, 이주엽 등 음향 및 건축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두 모으고, AV룸이라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전체적인 콘셉트는 앞서 이야기한대로, 음향과 공간에 관련한 모든 것들을 원 스톱 솔루션으로 책임진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오디오 애호가들이 룸 튜닝과 공간 구성을 따로 생각하거나 가장 나중으로 미루기도 하는데, 사실은 제일 먼저 우선되어야 할 요소이다. 음향 공간과 시스템 배치를 시작부터 함께 생각해놓지 않으면, 무작위로 배열된 벽면 및 가구들이 사운드를 방해할 것이고, 공간에 맞춰 억지로 오디오 시스템을 구겨 넣어버리는 장면이 연출된다는 것이다. 스크린을 달기 위해 또 다른 공사를 해야 하고, 스피커의 앞·뒤나 좌·우 공간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채 소리를 듣는다는 것이다. 결국 오디오가 가진 실력의 많은 부분을 공간 때문에 허비하게 되는 셈이다. 많은 오디오 애호가들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도 100%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이 여기에 있다. 공간을 고려하지 않은 비효율적인 시스템 세팅이라는 것이다. 수억을 오디오 시스템에 투자하는 것보다, 최적화된 음향 공간을 구축하고, 고효율의 성능 좋은 오디오 기기를 갖춰 놓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이고 만족스러운 사운드가 완성된다고 양철훈 이사는 강조한다.
AV룸의 시청실에는 아큐브의 신작 제품들을 접할 수 있는데, 아큐브 S 스피커부터 앰플러스 A1까지 세팅되어 최고의 사운드를 직접 들어볼 수 있다. 아큐브의 제작자 역시 이곳을 방문한 후 ‘우리 제품에서 이 정도 소리까지 나는지 몰랐다. 가장 좋은 소리를 이곳에서 들을 수 있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고 한다. 아큐브 S는 스페셜 에디션으로 특별히 설계된 것인데, 인클로저가 아크릴에서 알루미늄으로 개선되었다. 저음 역시 이전보다 단단해졌고, 사운드적인 밸런스를 더욱 확실히 바로 잡았다. 앰플러스 A1 인티앰프 역시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이고 있는데, 프리 아웃단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특이하게도 서브우퍼를 추가로 세팅해놓았는데, 아큐브 스피커의 공간감과 저음을 더욱 보강시키기 위한 선택이라고 한다. 실제 들어보더라도, 이전 아큐브의 사실적인 표현과 명료성에 강력한 저음이 추가되니 또 다른 매력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혹시 아큐브가 AV 프런트 스피커로서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할지도 모르는데, 실제 들어보면 확실히 매력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만큼 사실적인 표현이나 대사 전달, 밀도감 있는 질감 등 어느 부분에서도 단점을 찾아내기 힘들었다. 인터뷰 하는 중간에도 잠시 본분을 잃고 영화에 푹 빠져 있을 정도로, 영락없는 하이엔드 2.1채널 AV 사운드가 이 아큐브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었다.
재미있게도 유튜브를 통한 시연을 중심에 두고 있었는데, 유튜브 마저도 마치 공연장 로열석에 앉아 있는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주요 콘셉트이다. 실제 유튜브에는 다양한 공연 영상물을 접할 수 있는데, 가정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라 판단하여, 이렇게 유튜브로 시연을 자주 한다고 언급했다. 그만큼 사운드에 자신 있다는 이야기이다.
AV룸을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여러 오디오 애호가들이 방문하여, 풀 세팅을 의뢰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이곳에 앉아 음악과 영화를 감상하다보면, 아큐브만의 사운드적 매력에 빠지고, 오디오 환경과 생활 환경에 최적화된 룸 튜닝 및 인테리어에 유혹될 수밖에 없다. 확실히 신뢰할 수 있고, 가장 전문적인 오디오 세팅·시공 업체의 등장이다.
문의·AVroom 1666-1247
<월간 오디오 2015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