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신우진
따사로운 햇살은 나에게 자꾸 밖으로 나오라 불러내고, 미세 먼지 측정치는 그냥 집에 머무르라 붙잡는 요즈음, 어느 쪽을 선택해도 누구나 좋아할 만한 대중적인 새로운 음반들이 소니에서 출시되었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펜타토닉스의 4집 앨범이다. 클래식이라는 제목처럼 보헤미안 랩소디, 이매진 등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멜로디를 아카펠라로 풀어냈다. 발매 전부터 동영상 사이트에서 인기가 있던 이매진이나 다른 아카펠라 그룹도 많이 리메이크한 ‘Can't Help Falling in Love’, ‘Over The Rainbow’ 등의 곡도 부드럽고 감미로운 화음으로 듣기 편안한 아카펠라를 만드는 것은 물론,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 A-Ha의 ‘Take on Me’와 같은 빠른 템포의 음악의 일렉트릭 기타나 신시사이저의 음을 목소리로 완벽하게 재현해 낸다. 이 음반은 이런 코믹한 재미도 있지만, 음향적으로 5명의 목소리가 스피커 사이에 또는 이어폰 간격에 정렬하는 광경도 멋지다.
일렉트로닉 팝의 인기 듀오 체인스모커스의 새로운 앨범도 주목할 만하다. DJ·프로듀서인 앤드류 태거트와 알렉스 폴로 구성된 체인스모커스의 정규 앨범으로는 처음인 <Memories... Do Not Open>이 발매되었다. 체인스모커스는 이미 작년 ‘Closer’를 통해 신인이라 말하기에는 너무 큰 성공을 맛본 이들로, 이번 앨범에서는 콜드플레이와 협연한 곡, 그리고 많은 곡에서 싱어송라이터인 에밀리 워렌과 함께하며 완성도를 더욱 높여 놓았다. 이미 인정받은 신예의 데뷔 앨범이라 많은 기대와 함께 예정된 성공이 보장된 완성도 높은 음반이다.
끝으로 소니의 간판 팝페라 보컬리스트인 재키 애반코의 음반을 선보인다. 18살의, 이제 어디를 보아도 귀여운 소녀의 모습은 없고 다 큰 처녀가 되었다. 어린 나이에 인기를 끌던 많은 가수들처럼 재키 애반코 역시 나이를 먹으면서 현재 기로에 서 있다. 인기 TV쇼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서 10살의 나이에 푸치니를 부르던 경이로움은 없다. 외모에서뿐만 아니라 이제 목소리에서도 어리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리고 그때 받은 감동도 이젠 효과가 떨어졌다. 어린이뿐 아니라, 이런 TV쇼 프로그램의 가수들의, 소위 약발은 그리 오래지 않은 것 같다. 그런 면을 고려해 보면 재키 애반코의 인기는 오래가는 것 같다. 이 앨범에서 몇몇 장르의 곡을 선보이지만 역시 부드럽고 잔잔한 곡이 내 생각에는 더 듣기가 좋아 보인다. 후광이 모두 걷히고 이제 오직 실력으로 승부해야 하지만, 여전히 소니의 정성스러운 지원과 거장들의 참여가 아직 든든하게 재키 애반코를 받혀 주고 있다.
이번 달에는 실험적인 아카펠라, 인기 그룹의 데뷔 앨범, 그리고 감미로운 팝페라로 구성된 3장의 음반을 소개했다. 각기 다른 장르이지만 듣다 보니 3장 후딱 듣게 될 정도로 잘 짜인 것 같다. 메이저 음반사다운 완성도가 높은 음반들이다. 글 | 신우진
펜타토닉스
<PTX VOL.Ⅳ - Classics>
S20409C/88985423412
연주 ★★★★☆
녹음 ★★★★☆
체인스모커스
<Memories... Do Not Open>
S20410C/88985428432
연주 ★★★★☆
녹음 ★★★★☆
재키 애반코
<Two Hearts>
S80295C/88985426512
연주 ★★★★
녹음 ★★★★☆
<월간 오디오 2017년 5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