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월간오디오
현재 거실에서 사운드바를 TV와 연결해 TV도 보고,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고, 음악도 듣고 있는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것은 리어 스피커의 부재다. TV의 소리가 별로라 음질적인 면에서 매우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지만, 영화를 볼 때 소리가 나를 감싼다는 느낌을 받지 못해서 극장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은 들지 않으며, 게임을 할 때 뒤에서 누가 나에게 다가오거나, 총을 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정도의 사운드는 사실 가상 멀티채널 사운드로는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또한 저음 면에서 부족함이 있었다는 것도 솔직한 심정이다.
사운드바의 콘셉트는 복잡한 설치 방법이나 선 연결 방법없이 보다 심플한 방식으로 홈시어터를 구성하고자 하는데에 제격인 제품이다. 즉, 실용적인 공간 활용과 효율적인 사운드 전개가 매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방에서 소리가 터져 나오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재미는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사운드바를 사용하면서도 제대로 된 입체적인 멀티채널 사운드를 즐길 수는 없을까. 리어 스피커와 서브우퍼를 추가하고, 돌비 애트모스 재생에 주력한 삼성의 플래그십 사운드바 HW-K950을 소개한다.
삼성의 HW-K950 사운드바 제품은 가상으로 멀티채널 사운드를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스피커 구성을 멀티채널에 맞게 해 놓았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입체적인 공간감과 더 극적인 사운드 효과를 위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택한 것이다. 하이파이 오디오로 생각하면 각각의 장점만 영리하게 결합한, 일종의 하이브리드 방식이 되는 셈이다.
먼저 사운드바는 금속 그릴로 덮여 있어 사진으로는 확인할 수 없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량의 유닛이 전면에 촘촘히 박혀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유닛의 구성이나 배치를 보면 이 사운드바가 좌·우 프런트 스피커와 센터 스피커 역할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리어 스피커와 서브우퍼를 별도로 추가해 놓은 구성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리어 스피커와 서브우퍼는 무선 스피커로 만들어 놓았다. 정말 매력적인 구성이 아닐 수 없다. 무선으로 해 놓으면 설치할 때 발생되는 여러 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스피커 케이블을 길게 늘어트릴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이 사운드바 제품의 또 다른 특징은, 최신 객체 기반 멀티채널 오디오 포맷인 돌비 애트모스 포맷을 구현하는 5.1.4채널 사운드바 제품이라는 것이다. 제품을 살펴보면 사운드바와 리어 스피커에 사운드를 천장으로 쏘는 돌비 애트모스 인에이블드 스피커가 추가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사운드바의 입·출력 부분을 살펴보면, HDMI는 4K 패스스루, HDR, 3D, 오디오 리턴 채널, CEC를 지원하는 최신 사양으로 입력 2개, 출력 1개가 있다. 그리고 옵티컬 디지털 입력과 3.5mm 아날로그 입력도 있다. 그리고 블루투스 입력이 있어 스마트폰과 페어링해 홈 오디오 역할을 할 수 있다. 네트워크 플레이어 기능도 있는데, 삼성 멀티룸이라는 전용 앱(안드로이드, 애플)을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이 사운드바로 스마트폰 안의 음원과 멜론이나 벅스 같은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 인터넷 라디오를 들을 수 있고, 입력 선택이나 기기 설정,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까지 손쉽게 직관적으로 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으로 각 방마다 설치된 기기에서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멀티룸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신기하게 2014년 이후 출시된 멀티룸 기능을 지원하는 삼성 스마트 TV의 경우 TV와 사운드바를 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TV의 소리를 사운드바로 전송할 수 있다.
이 사운드바가 디코딩할 수 있는 포맷은 돌비의 경우 애트모스, 트루 HD, 디지털 플러스까지 지원하며, DTS는 2채널만 지원하나, 서라운드 사운드 익스팬션 플러스(Surround Sound Expansion Plus) 기능을 통해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가 아닌 소스들도 5.1.4채널로 업스케일 가능하다. 사운드 모드는 5가지로 스탠더드, 뮤직, 무비, 클리어 보이스, 스포츠, 나이트 모드가 있으며, 모드에 따라 다양한 음향 효과나 채널 구성이 되어 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음향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또한 2채널 사운드를 멀티채널 사운드(5.1.4채널)로 들을 수 있게 설정할 수도 있다. ※ 5.1.4채널 : 전방 3채널+서라운드 2채널, 서브우퍼, 전방 상단 2채널+서라운드 상단 2채널
그 외에도 DRC(Dynamic Range Control) 적용할 수 있고, 스피커 레벨을 각각 채널별로 조절할 수 있으며, EQ와 오디오 싱크 조절, 서브우퍼의 레벨도 설정할 수 있다. 그리고 TV 리모컨으로 사운드바의 볼륨을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어 최신 기기를 사용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다른 가족들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 사운드바는 TV 앞에 설치할 수 있고, 또한 벽걸이 형태로도 설치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시청실에 사운드바를 전면 설치하고, 후면에 리어 스피커를 귀 높이에 두고 세팅한다. 서브우퍼는 TV 옆에 설치해 두었다. 본격적인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사운드바의 매력은 역시 시작부터 강렬하게 다가온다. 그동안 많은 스피커들의 조합에서 흘러나오던 소리가 이 심플한 구성의 사운드바에서 아주 쉽게 흘러나오는 것이다. 퀄러티 역시 기존 멀티채널 조합의 구성보다 효율적이다. 사운드바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리어에 대한 감각도 완전히 보완되었다. 벽을 통해 가상으로 반사되는 리어 사운드와는 그야말로 차원 자체가 다르다. 귀 뒤로 흐르는, 머리 위로 전달되는 리얼한 현장감이 입체감 있게 전달된다. 현실적으로 집안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 효율의 AV 사운드가 담겨 있는 것이다.
사운드바 사운드의 핵심은 역시 공간감에 있다. 기존 사운드바 제품들이 그냥 2채널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멀티채널 사운드에 대한 매력이 부족했다. 단조로운 직선적인 사운드에 볼륨을 올렸다가도, 금방 줄이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 전체적인 사운드 볼륨만 풍성하지, 극장에서 느꼈던 사방의 소리 쾌감들을 느끼기에 한없이 부족했던 것이다. 하지만 삼성의 이 제품은 접근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시작부터 어떻게 하면 사운드바의 공간감과 입체감을 키울 수 있을까에 주목했다. 리어 스피커와 서브우퍼의 추가, 돌비 애트모스에 대한 대응도 여기에 대한 해답이었던 것이다. 사운드바의 심플함의 콘셉트는 살리면서도, 물리적인 한계 자체를 뛰어넘는 굉장히 영리한 접근이다.
돌비 애트모스 타이틀 중 음향상을 싹쓸이한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시청해 본다. 확실히 돌비 애트모스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강한 음향 기술이다. 왜 우리가 극장 사운드에 열광하는가를 음향 기술로 재미있게 잘 풀어 준다. 머리 위로 느껴지는 전방위의 사운드는 실내 공간을 몇 배 이상으로 만들어 주는데, 360도로 전해지는 소리 하나하나의 긴장감과 현실감은 실제 경험하지 않으면 모를 것이다. 더구나 극장이 아닌, 집에서 돌비 애트모스 효과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큰 재미이다.
시종일관 펼쳐지는 톰 하디의 고생 길 스토리가 그야말로 압박감 있게 다가온다. 수십 대에 이르는 자동차 배기음과 모래알 튀는 미세한 소리, 워보이의 함성까지도 사방에서 추격해 온다. 초반부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모래 폭풍 장면은 돌비 애트모스가 왜 필요한지 거대한 사운드로 입체감 있게 증명해 낸다. 모래 폭풍 속에 빨려 들어가고, 위로 솟구치는 자동차와 워보이들의 위치까지 정확히 캐치할 수 있는데, 돌비 애트모스 효과의 진수라 할 수 있다. 기존 센터에서 프런트로, 그리고 리어로 차례로 이어지던 수평적인 사운드가 수직적인 느낌을 더해 공간감과 사실감을 더없이 확장시킨다. 테스트를 위해 수없이 봤던 장면이지만, 몇 번을 다시 플레이하게 만드는 사운드적인 재미가 확실하다. 임모탄과 본격적인 결전을 벌이는 장면에서는 전 방향으로 추격하는 자동차들의 정확한 위치를 들려주는데, 강렬한 저음을 바탕으로 박진감 있는 질주를 만들어 낸다. 자동차가 부딪치는 강렬한 마찰음, 거대 트럭의 깊은 울림, 기타 워보이의 불꽃 일렉 연주, 장대에 매달린 워보이의 위치들이 정확히 재생된다. AV 시스템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 폭발음은 굉장히 다이내믹하고, 웅장하게, 그리고 깊고 넓게 전달되는데, 순간 사운드바가 아닌 다채널로 톨보이 스피커들을 세팅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음악에서도 멋진 사운드 퀄러티를 보여 준다. 기존 사운드바 제품들이 음악 플레이에서는 부족한 수준의 음향이었는데, 삼성의 사운드바는 음악 재생에서도 큰 장점을 발휘한다. 독립적인 무선 음악 플레이어로 사용해도 좋을 만큼 하이파이적인 무대를 들려주었는데, 삼성이 왜 이 제품을 홈 엔터테인먼트의 정점으로 소개하고 있는지 알게 했다. 어쿠스틱한 음악이나 라이브 음원에서는 최고의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그만큼 공간감과 사실감에 중점을 두고 튜닝된 느낌이다. 특히 기존 사운드바들이 음악 재생에서 너무 많은 음장과 왜곡을 들려주어 피곤하다는 인상이었는데, 삼성의 접근은 좀더 내추럴함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음향 엔지니어가 음악에 대한 이해가 풍부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홈 엔터테인먼트의 마지막은 역시 게임 사운드이다. 개인적으로 즐겨 플레이하던 <라스트 오브 어스>나 <디비전> 등을 다시 플레이하게 만들 만큼, 긴장감 넘치는 사운드를 전해 준다. 후면에서 날아오는 총알 소리, 사방에서 속삭이는 NPC들의 이야기,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 탄피가 흩날리고, 헬기가 머리 위로 떠다니는 소리 등 그동안 놓쳤던 많은 소리들을 이제야 찾아낼 수 있었다. 특히 주위에서 쉽게 사라지는 대사들이나 속삭임들을 정확히 캐치할 수 있었는데, 확실히 음의 해상력과 분리도는 발군이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뉴욕 전장의 중심에, 좀비 무리의 한중간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역시 사운드적인 재미가 얼마나 게임의 집중력을 높이나 알 수 있게 했다.
<무선 서라운드 스피커>
<무선 서브우퍼>
제조원 삼성전자 (02)2255-0114
가격 169만원 채널 5.1.4채널 전체 출력 500W 돌비 디지털 돌비 애트모스, 돌비 트루 HD, 돌비 디지털 플러스 DTS 디지털 서라운드 DTS 2채널 서라운드 모드 서라운드 사운드 익스팬션 플러스 아날로그 입력 Aux(3.5mm)×1 디지털 입력 Optical×1 HDMI 입력 2 HDMI 출력 1 네트워크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블루투스 지원
크기(WHD) 121×8.1×13.1cm, 12×21×14.1cm(서라운드 스피커), 20.3×39.9×41.4cm(서브우퍼) 무게 6.7kg, 2kg(서라운드 스피커), 9.6kg(서브우퍼)
<월간 오디오 2017년 1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