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장현태
매년 여름이면 기다려지는 음반이 있다. 바로 <빈 섬머 나이트 콘서트> 음반이다. 신년 음악회와 함께 전 세계 클래식 음악 팬들에게 멋진 선물을 선사해 주기 때문이다. 해마다 특별한 주제와 의미를 부여하며 다양한 작곡가의 곡들과 연주자들이 함께 어우러진 축제인 만큼 항상 기대되는 무대다. 올해의 주제는 바로 앵글로색슨에 기원을 둔 동화와 신화를 다룬 작품들이라는 색다른 주제로 펼쳐졌다.
2017년 공연 프로그램은 드보르작의 ‘카니발 서곡’을 시작으로 차이코프스키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 그리고 푸쉬킨이 쓴 ‘조지아의 노래’에 기초한 곡들인 라흐마니노프의 ‘황혼’과 ‘내게 노래하지 말아요, 아름다운 소녀여’는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이 노래하고 있다. 또한 근·현대 음악인 훔퍼딩크의 ‘헨젤과 그레텔’ 서곡은 좀처럼 콘서트에서 들을 수 없었던 곡인 만큼 의미가 있다. 존 윌리엄스의 영화 음악인 ‘해리포터 - 헤드위그의 테마’도 수록하는 등 폭넓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트라빈스키의 발레곡 ‘불새’와 마지막 곡으로 스메타나의 오페라 <팔려간 신부> 중 ‘코미디언의 춤’을 연주하고 있다. 어느 곡 하나 놓칠 수 없는 재미를 부여해 주고 있다.
지휘는 2015년 빈 필과 함께 내한했던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크리스토프 에센바흐가 맡았는데, 그는 2014년에 이어 3년만에 다시 이 무대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올해의 특별 게스트는 바로 미국을 대표하는 프리마돈나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이 며, 그녀의 나이를 잊은 듯한 청명하고 화려한 목소리로 드보르작과 라흐마니노프의 곡들을 노래하고 있다. 이 음반은 5월 25일 쇤브룬 궁전에서의 라이브 녹음을 담고 있다.
다음 음반은 미하엘 잔데를링 지휘, 드레스덴 필하모닉의 연주로 베토벤 교향곡 3번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1870년에 설립되어 독일을 대표하는 드레스덴 필하모닉은 국내 공연에서 단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베토벤 교향곡은 독일의 어떤 연주 단체 못지않게 최고로 손꼽히는 드레스덴 필인 만큼 잔데를링의 해석은 더욱 기대를 가득하게 만든다. 지휘자 미하엘 잔데를링은 거장 쿠르트 잔데를링의 셋째 아들로, 88년부터 92년까지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수석 첼리스트로 취임했고, 96년까지 베를린 방송 교향악단 수석 첼리스트를 거친 뒤, 본격적으로 지휘자로 입문해 2011년부터 드레스덴 필 수석 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큰 키와 잘생긴 외모로 공연장에서의 항상 청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매력이 있다.
베토벤 교향곡 3번은 드레스덴의 매력을 맘껏 발휘하며 가장 독일적인 연주 스타일을 맘껏 느끼게 하는 연주다. 반면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은 강인한 임팩트를 주기보다는 곡의 전개에서 각 악장마다 차별화된 해석을 부여하고 있다. 그만큼 잔데를링의 개성을 잘 반영한 성향이며, 강력한 임팩트를 중요시하기보다는 조심스럽고 겸허함이 느껴지는 연주다. 그만큼 이 음반은 드레스덴과 잔데를링의 다양한 해석을 한 번에 만날 수 있어 관심을 가지게 만든다. 글 | 장현태
<Summer Night Concert 2017>
르네 플레밍(소프라노)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S80312C/88985425932
녹음 ★★★★★
연주 ★★★★★
베토벤 <교향곡 3번>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
미하엘 잔데를링(지휘)
드레스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S80315C/88985408842
녹음 ★★★★★
연주 ★★★★★
<월간 오디오 2017년 9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