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월간오디오
새로운 이어폰에 대한 욕망은 지하철로부터 시작된다. 출·퇴근을 지하철로 하다 보니 그 시간 동안 스마트폰으로 이것저것 많이 보고 듣는데, 보통의 이어폰을 연결해서 사용하는 그 시간 동안 이어폰의 케이블에 이동하는 다른 사람의 가방이나 옷이 걸리기도 하는 등 불편한 이벤트가 종종 발생한다. 그럴 경우 이러다 이어폰의 단선이 문제가 아니라 비싼 스마트폰을 떨어뜨려서 깨 먹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도 찾아오기도 한다.
이렇게 이어폰의 케이블은 무척이나 불편하다. 대중교통을 타고 있을 때에는 치렁치렁한 케이블이 정말 눈엣가시다. 그래서 자연스레 줄이 없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찾게 되었다. 처음에는 양쪽 귀에 거는 부류의 블루투스 이어폰을 구입해서 사용했는데, 귀에 건다는 것이 여러모로 불편했고 안경을 쓰고 있어서 더욱 그런 듯했다. 그 다음에는 목에 걸고 사용하는 넥 밴드 타입의 블루투스 제품을 사용했는데, 이것은 옷깃이 있는 옷 또는 두꺼운 외투를 걸칠 경우 거추장스럽게 느껴져서 금세 사용을 포기하고 다시 보통의 이어폰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 외에도 그동안 여러 가지 블루투스 이어폰 제품을 사용해 봤는데, 그중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짧은 케이블에 보통의 이어폰과 리모컨만 붙어 있는 것으로, 요즘 여러 곳에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모델로 출시하고 있는 바로 그런 디자인의 제품이었다. 음질은 둘째 치고 편안함에서 가장 최고의 제품이었다.
또 하나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면서 강한 매력을 느낀 것이 있다. 바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는 헤드폰 제품이다. 그 제품들은 헤드폰을 싫어하는 나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올 정도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인상적이었다. 대중교통을 타고 음악을 들을 경우 주변의 각양각색의 소음 때문에 시끄러워서 사실 클래식 같은 조용한 음악은 듣지도 못한다. 그런데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은 가능했다. 클래식 음악에서 약음의 미세한 디테일을 들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구입해 사용하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헤드폰은 나에게 너무나 불편하다. 귀가 덥고 머리가 조이는 느낌도 싫고 머리카락이 눌리는 것이 그중 제일 싫어서 헤드폰을 구매한다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현실에서 진정한 복음이 될 이어폰이 등장했다. 바로 소니의 화제작 WF-1000X이다. 이번에 소개할 소니의 블루투스 이어폰은 그동안 불편했었던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마법 같은 아이템이다. 일단 케이블이 1mm도 없다. 좌우를 연결하는 케이블조차도 없는, 이어폰에서 케이블을 모조리 제거한 완벽한 무선 이어폰이다. 그리고 귀에 거는 것 같은 거추장스러운 부분도 전혀 없고, 크기도 작으며, 무게도 약 6.8g(헤드셋)으로 무겁지도 않다. 게다가 무슨 조화인지는 모르겠으나 귀에 걸거나 하지 않는 데도 신기하게 귀에 착 붙어 있다. 착용하고 돌아다녀도 귀에서 떨어질 생각이 없다. 이 점에서 처음부터 큰 만족감을 줬다. 참고로 이 이어폰에는 4가지 크기의 하이브리드 실리콘 고무 이어 팁, 컴플라이 폼 팁 같은 촉감을 가진 3가지 크기의 컴포트 이어 팁과 2가지 크기의 피팅 서포터가 제공되는데, 자신의 귀에 맞는 것을 선택하면 누구나 귀에 착 붙어 있는 듯한 착용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이어폰은 생긴 것도 매력적이다. 고급스러운 미니멀한 디자인인데다 마감도 주얼리같이 반짝반짝하다. 첫인상에서부터 사랑에 빠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색상은 블랙과 골드 2가지이며, 사진의 제품은 골드다. 이 이어폰의 좌측에는 전원 버튼, 우측에는 노이즈 캔슬링 선택 등 다기능 버튼이 있다. 간편한 핸즈프리 통화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투명한 부분에서 LED 불빛을 통해 상태를 알려 주는데, 전원 버튼을 꾹 누르고 있으면 LED가 적색·청색 번갈아가며 불이 들어오며 페어링 모드에 들어가고, 페어링되면 파란 불이 반짝반짝한다. 블루투스 연결을 위해 소니에서는 이 제품에 초고감도 안테나를 사용하고 있으며, 표준 코덱인 SBC보다 음질이 좋은 ACC 코덱을 지원하며, 멀티 페어링 기능도 지원한다.
이 이어폰에서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이어폰 케이스다. 이어폰을 담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케이스는 열고 닫는 조작감도 훌륭하고, 이어폰을 빼고 넣고 하는 촉감 역시 매력적이다. 그리고 이 이어폰의 충전을 케이스가 한다. 케이스를 충전해 놓으면 케이스에 이어폰을 넣는 순간 충전을 시작한다. 즉, 이동하면서 충전할 수 있다. 그리고 자동 켜짐·꺼짐 기능이 있어 케이스에 넣는 것만으로 자동으로 꺼지고 충전이 되며, 꺼내면 자동으로 켜지고 스마트폰과 연결된다. 그리고 케이스에는 NFC 기능이 있어 블루투스 페어링을 스마트폰과 터치하는 방식으로 편리하게 할 수 있다. 배터리 충전 시간은 약 1.5시간이며, 배터리 수명은 최대 9시간(충전 케이스 포함), 1회 충전 시 3시간 동안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15분 충전 시에는 75분 동안 재생할 수 있다). 대기 시간은 최대 28시간(노이즈 캔슬링을 켠 경우), 34시간(노이즈 캔슬링을 끈 경우)이다.
이 제품을 위해 소니에서 만든 스마트폰 앱인 ‘Headphones Connect’를 사용해야 이 이어폰의 모든 것을 사용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앱에서 가장 매력적인 것은 현재 내가 어떤 상태인지에 감지해 노이즈 캔슬링을 조절한다는 것이다. ‘적응형 사운드 제어’라는 이 기능은 내가 정지 상태, 걷는 중, 뛰는 중, 차량 이동인 것을 스스로 감지해 ‘주변 소리 제어(노이즈 캔슬링, 주변 사운드 - 음성 모드, 주변 사운드 - 표준 모드)’를 결정해 어떤 소리는 들리게 하고 어떤 소리는 들리지 않게 한다. 그리고 적응형 사운드 제어에 따라 주변 소리 제어 설정을 개개인이 직접할 수도 있고, 적응형 사운드 제어를 끄고 주변 소리 제어 설정을 직접할 수 있다. 참고로 주변 소리 제어 중 주변 사운드 - 표준 모드는 주변의 소리를 들리게 해 주고, 주변 사운드 - 음성 모드는 음성을 들을 수 있게 해 지하철 도착 등을 알리는 소리를 놓치지 않게 한다. 그리고 이퀄라이저 기능도 사용할 수 있는데, 밝음, 신남, 부드러움, 편안함, 보컬, 트레블 부스트, 베이스 부스트, 스피치와 같은 다양한 설정이 있다. 또한 블루투스 연결에서 음질을 우선할 것인지 안정적인 연결을 우선할 것인지도 선택할 수 있고, 배터리 충전 상태와 연결 코덱도 표시된다.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이 이어폰은 밀폐형 구조로 되어 있고, 6mm 크기의 네오디뮴 마그넷을 채용한 돔형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렇게 소형 드라이버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사운드로 소니 프리미엄 제품의 확실한 기준을 보여 준다. 높은 해상력을 바탕으로 한 수준 높은 고역, 다이내믹하고 단단한 저역, 매력적으로 잘 다듬어진 달콤한 중역 등 전 대역의 핵심 포인트를 멋지게 펼쳐 낸다. 특히 노이즈 캔슬링 상황에서도 사운드적 장점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포인트인데, 이질감 없이 자연스러운 리얼 무대를 손쉽게 완성한다. 전체적으로 중·저역에 포인트가 있는 성향이며, 확실한 저음과 매력적인 중역을 최고 수준으로 그려 낸다. 고역 반응 역시 뛰어난데, 기본 해상력이 출중해 미묘하게 스쳐 지나가는 여러 소리들을 정확히 캐치해 낸다.
악기가 강조되는 어쿠스틱 음원이나 라이브 음원에서는 최고의 장기를 보여 주는데, 실제 공연장의 열기 가득한 무대를, 입체감 있고 정확한 사운드로 그려 내는 것이 각별하다. 감칠맛 나는 기타 스트로크, 베이스의 그루브한 리듬, 보컬의 야수 같은 포효, 흥에 겨워 발 구르는 소리 등 오디오파일적인 사운드가 탁 트인 전망으로 기분 좋게 펼쳐진다. 노이즈 캔슬링의 핵심 요소와 소니 스타일의 사운드적 장점이 잘 결합된, 스타성 풍부한 매력의 제품이다. 이제 이 노이즈 캔슬링 블루투스 이어폰의 케이스를 열고 마음속으로 ‘뽀로뽀로미(반야바라밀)!’를 외쳐 보자. 이 시끄러운 공간에서 다른 조용한 곳으로 순간 이동한 듯 진정한 평온함과 매력적인 사운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수입원 소니코리아(주) 1588-0911
가격 29만9천원
유닛 크기 6mm
마그넷 네오디뮴
주파수 응답 20Hz-20kHz(블루투스)
블루투스 지원(Ver4.1, AAC)
NFC 지원
노이즈 캔슬링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구동 시간 3시간(노이즈 캔슬링 On)
대기 시간 28시간(노이즈 캔슬링 On), 35시간(노이즈 캔슬링 Off)
배터리 완충 1.5시간
충전 케이스 크기 10.3×4.2×2.4cm
무게 6.8g, 70g(충전 케이스)
<월간 오디오 2017년 12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