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월간오디오
폭발적인 관심이다. 이전만 해도 노이즈 캔슬링하면, 매력적인 기능이지만 사운드는 별로라는 인식이 강했다. 특유의 먹먹함과 이질감, 처음 착용했을 때 이 느낌은 아무리 차음성이 좋다고 하지만 굉장히 거슬리는 것이었다. 덕분에 오랜 시간 노이즈 캔슬링 제품들은 별다른 이슈 없이 몇몇 인기 모델 정도만 이름을 올리고는 했다. 하지만 최근 이런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고 있다. 과도한 노이즈 캔슬링을 억제하고, 기능과 편의성, 그리고 자연스러움까지 추가한 덕분인데, 그 반응이 유례없이 뜨겁다. 음향 기기에서 블루투스가 폭발적인 상승세를 이뤘을 때처럼, 노이즈 캔슬링 역시 비슷한 흐름으로 빠른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만들어낸 데는 소니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무선 및 노이즈 캔슬링에 대한 마케팅에 힘을 기울였고, 성능 및 기능을 효율적으로 개선했다. 또한 사운드 그레이드도 크게 높였는데, 그동안 플래그십 제품 개발 및 고음질 DAP 출시를 바탕으로 HRA 음원에 철저히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번에 노이즈 캔슬링 라인업을 대거 강화하면서, 또 한 번의 승부수를 던졌다. 바로 무선 노이즈 캔슬링 라인업 1000X 시리즈인데, WF-1000X 코드 프리 이어폰, WH-1000XM2 헤드폰, WI-1000X 넥 밴드 이어폰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출시하자마자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WI-1000X이다.
WI-1000X는 일반적인 넥 밴드 스타일임에도, 소니 특유의 디자인 감각이 빛을 발한다. 넥 밴드 제품 중 디자인적으로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감각적이고 고급스럽게 마무리되어 있다. 목에 거는 타입으로 착용감도 굉장히 훌륭한데, 목과 닿는 넥 밴드 안쪽을 가죽으로 처리하여 한층 부드러운 느낌을 선사한다. 밴드 상단 부분도 스테인리스 소재를 적용, 인체공학적인 곡선과 고급스러운 질감이 각별하다. 밴드에는 작은 틈을 마련하여, 이어폰 케이블을 수납할 수 있게 했는데, 단선과 휴대성을 고려한 효율적인 아이디어이다. 색상은 골드와 블랙 2가지로 출시되어 있는데, 사진의 제품은 골드 버전.
넥 밴드 안쪽으로 컨트롤부가 양각 표시되어 있다. 덕분에 촉감으로 어떤 기능인지 쉽게 알 수 있는데, NC/앰비언트, 볼륨 조절, 재생·정지, 전원 등을 직접 컨트롤할 수 있다. 물론 1000X 시리즈의 전용 어플리케이션인 ‘Sony Headphones Connect’를 설치하면, 더욱더 컨트롤이 간편해진다.
보통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을 패스하는 경우도 많은데, ‘Sony Headphones Connect’는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하고 경쟁력 있는 기능을 다양하게 포함하고 있다. 적응형 사운드 제어, 주변 소리 제어, 노이즈 캔슬링 최적화 도구, 사운드 위치 제어, 서라운드(VPT), 이퀄라이저, 음질 모드, DSEE HX, 진동 설정까지 소니만의 특별한 기능들을 이 어플리케이션에 모조리 담았다. 이것저것 튜닝하고 설정하는 재미가 각별한데, 마치 사진의 포토 모드를 적용하듯 쉽고 간편하게 조절할 수 있다. 특히 소리가 꽤 극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설정들을 찾아내는 것이 주요할 듯하다.
노이즈 캔슬링은 그야말로 업계 최고 수준. 사실 WI-1000X는 MDR-1000X 헤드폰의 노이즈 캔슬링을 넥 밴드 이어폰 타입으로 담아낼 수 없을까 하고 시작된 프로젝트이다. 노이즈 캔슬링을 즐기고 싶지만, 헤드폰은 부담스럽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았던 것이다. 다만 엔지니어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이 작은 사이즈에 제대로 성능을 담아낼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가 컸다. 결국 기판 레이아웃과 패턴 설계를 완전히 새롭게 재탄생시켜야 했고, 수많은 재검토를 실행해야 했던 것. 또한 노이즈 캔슬링의 효율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피드백 마이크와 피드포워드 마이크 구성의 듀얼 노이즈 센서를 장착했다. 결과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업계 최고 수준의 수치가 나왔고, 완벽한 무선 노이즈 캔슬링 넥 밴드 이어폰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블루투스 스펙 역시 업계 최고를 자랑한다. 역시 소니의 대표적인 고해상도 블루투스 코덱 LDAC를 지원한다는 것만으로도 확실한 경쟁력인데, 여기에 퀄컴의 apt-X HD 코덱까지 추가되었다. LDAC는 24비트/96kHz, apt-X HD가 24비트/48kHz의 사양이니 고음질 음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 필수 코덱이라고 할 수 있다.
XBA-N3과 XBA-N1에서 크게 호평 받았던 하이브리드 유닛 구성을 채용했다. 9mm 다이내믹과 BA 유닛을 결합한 HD 하이브리드 드라이버 시스템이다. 역시 노이즈 캔슬링과 상성이 좋은 다이내믹 유닛과 고음질에 최적화된 BA 유닛을 결합한 구성인데, 엔지니어의 사운드 튜닝이 돋보이는 절묘한 배합으로 완성되었다. 덕분에 3Hz-40kHz의 초 광대역 스펙을 자랑하는데, 소니가 자랑하는 HRA 음원에 확실히 대응하는 수치이다. 또한 소니의 핵심 기술인 고효율·고퀄러티 풀 디지털 앰프 S-Master HX, 탁월한 업샘플링 기술인 DSEE HX를 채용, 사운드적으로 가장 완벽한 무선 노이즈 캔슬링 넥 밴드 이어폰을 완성했다.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소니의 제품을 들을 때마다 놀랄 수밖에 없다. 매해 발전하는 사운드는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 그만큼 엔지니어들이 사운드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 여러 매체에 전달되곤 하는데, WI-1000X에 대한 엔지니어의 열정과 애정은 그야말로 대단하다. 특히 사운드와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동시에 높이고자 노력했다는 그들의 이야기가 진실로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이번 세대 소니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무척 선호하는데, 무엇보다도 특유의 어색함과 울렁거림, 먹먹함이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노이즈 캔슬링 제품에 없었던 자연스러움이 각별한데, 소음 제거에만 집중하지 않고 음악성까지도 살렸다는 것이 주요하다. 특히 다양한 상황에서 자유롭게 대처하는 노이즈 캔슬링 효과는 강력한 셀링 포인트이다. 전체적인 사운드는 하이브리드 유닛 특유의 장점이 잘 드러나는데, 다이내믹 높은 저음을 바탕으로, BA 유닛의 매력적인 고음이 밸런스 있게 잘 나와 준다. 소니 제품을 자주 들었다면, 그와 비슷한 느낌인데, 저음을 살짝 강조하는 밸런스 튜닝, 개인적으로도 선호하는 성향이기도 하다. 물론 어플 내 이퀄라이저로 꽤 세밀하게 수치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취향들을 조율해볼 수 있다. 배경 노이즈가 없다는 것도 강조하고 싶은데, 미세한 잡음조차도 허용하지 않은 파인 설계는 확실히 칭찬할 만하다. 특히 자연스러운 무대가 일품인데, 노이즈 캔슬링 제품들이 대부분 인위적이고 텁텁한 사운드를 선사했다면, WI-1000X는 굉장히 윤기 있고, 생동감이 있는 사운드가 중심에 있다. 무선 노이즈 캔슬링 넥 밴드 이어폰의 고급화, 그에 걸맞은 사운드와 기능으로 확실히 보답하는 제품이다.
수입원 소니코리아(주) 1588-0911 가격 39만9천원 유닛 구성 9mm 다이내믹 + BA S-Master HX 지원 DSEE HX 지원 NFC 지원 블루투스 지원(LDAC, apt-X, apt-X HD) 재생 시간 10시간(NC On), 13시간(NC Off) 대기 시간 17시간(NC On), 100시간(NC Off) 충전 시간 약 3.5시간(15분 충전, 70분 사용) 노이즈 캔슬링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Headphones Connect) 주파수 대역 3Hz-40kHz 무게 71g
<월간 오디오 2018년 1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