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신우진
이른 아침 극장표보다 비싸게 스트리밍되는 <저스티스 리그>를 보고는 이 글을 쓴다. 등장인물 소개로 영화가 끝나는 것 같은 DC 작품이 마블의 어벤져스를 능가하지는 못할 것 같지만,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등 엄청난 스타들과 이미 오래전 이들의 동맹이 만화로도 나온 바 있는 고전이다. 오디오 잡지에서 음악을 소개하며 너무 나가 버린 것은 아닌가 싶기는 하지만, ‘혼자서는 세상을 구할 수 없다’는 한글 포스터 문구가 씁쓸하기도 하다. 어려서부터 병적인 만화광인 나로서는 익숙한 광경이다. 그랜다이져를 보다 재미없어질 무렵 같은 작가의 마징가들이 나와 연합을 하고, 급기야 슈퍼 로봇들이 떼로 나오더니 거대 로봇 만화가 막을 내렸고, 에일리언과 프레데터가 싸우더니 외계 괴물의 시대가 저물었다. 혼자서는 흥행이 안 될 때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것 같다. OST는 SF의 거장 데니 엘프만이 맡았다. 음악적으로는 편곡을 강하게 해서 고전적인 저스티스 리그 사운드와는 다르며,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의 극적 교향곡 느낌도 주지만, 레너드 코헨의 ‘Everybody Knows’로 시작해 비틀즈의 ‘Come Together’로 끝나는 점이 더 강한 인상을 준다. 가사가 내용에 절묘하게 이어지기도 하지만 포스터 자체도 퀸의 명반 <Queen Ⅱ>에서 패러디된 것을 보면, 그리고 녹음 역시 에비로드 스튜디오에서 진행이 되어 제작자의 의도를 알 수 있다. 영화가 어떻든 음악적으로는 다양한 재미를 주는 완성도가 높은 OST다.
5년 전 사망한 휘트니 휴스턴의 영화 보디가드의 앨범이 편집되어 선보인다. 가창력이 가장 뛰어난 가수로 거론되는 그녀의 너무나 뛰어난 실력과 어떤 음향 효과보다 강했던 그녀의 노래가 영화마저 걸작으로 만들어 버린 곡 ‘I Will Always Love You’가 스튜디오 첫 녹음의 깔끔한 버전, OST의 드라마틱한 느낌의 격정적인 노래, 그리고 감각적이고 소울풍의 라이브로 세 가지 버전이 들어 있다. 그리고 브루나이 공주 결혼식 축가 녹음이나 비공개된 다양한 버전의 보디가드에서 부른 곡들이 번갈아가며 들어 있다. 25년 전 라디오만 틀면 나오고 수년간 아니 지금까지 ‘And I~’라는 멜로디를 지겹게 들어야 했다. 엘리제를 위하여를 좋아하는 클래식 애호가가 없듯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휘트니 휴스턴의 곡이었지만 나는 여러분께 학창 시절 헤드폰이나 전축으로 듣던 이 곡을 지금 다시 오디오로 들어 보시라 권한다. 그리고 등골이 오싹해지는 풍부한 가창력과 터져 나오는 성량을 경험해 보기 바란다. 글 | 신우진
데니 엘프만
<Justice League OST>
S80358C/19075807262
녹음 ★★★★★
연주 ★★★★☆
휘트니 휴스턴
<I Wish You Love: More From The Bodyguard>
S40638C/88985465142
녹음 ★★★★☆
연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