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레퀴엠 KV 626>,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
한은혜 2018-05-01 18:59:35

글 신우진, 장현태

 


모차르트 <레퀴엠 KV 626>
김선아(지휘)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
AGCD0112
녹음 ★★★★★
연주 ★★★★★
 


겁 없는 도전이라 생각했다. 한국의 오디오가이 레이블이 모차르트 레퀴엠까지 손을 대다니…. 이 레퀴엠은 모차르트로는 이례적인 느낌을 가진 곡으로, 칼 뵘의 도이치 그라모폰 음반이 명반으로 꼽는 명연주이지만, 국내 오디오 마니아들에게는 헤레베헤의 아르모니아 문디 판이 인기가 있다. 특히 과하다 싶은 3악장 ‘Dies Irae’의 웅장한 구성이 인기가 많다. 과연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의 실력이, 그리고 오디오가이의 실력이 이들과 계속 비견될 것 같아 불안했다. 매우 좋은 밸런스를 가지고 정렬된 보컬이 조형미 넘치는 모차르트의 진혼곡을 한 층씩 쌓아가면서 이전 음반과 다른 멋진 구성으로 만들어 낸다. 인천 갈산동 성당에서 녹음된 이 음반은 그 녹음이 스튜디오 녹음들보다 오히려 더 정제된 느낌이며, 젊은 성악가로 구성된 만큼 소리의 투명도도 높다. 특히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스테레오 이미지적인 분리도는 매우 뛰어나면서도 좌우 균형을 잘 맞추어 놓았다. 비통함을 넘어 서정적이기까지 한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정교하게 그려낸 명연이라 생각된다. 글 | 신우진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
테오도르 쿠렌치스(지휘)
무지카 에테르나
S80370C/88985404352
녹음 ★★★★★
연주 ★★★★★

최근 발매된 클래식 음반 중 가장 이슈가 되는 음반은 테오도르 쿠렌치스의 차이코프스키 비창일 것이다. 지난해 2017 뉴욕 타임즈 선정 베스트 녹음의 간판까지 얻은 상황이라 더욱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특이하게도 최근 고객의 요청으로 라이선스 버전으로도 출시되었다. 테오도르 쿠렌치스는 1972년 그리스 아테네 태생으로 20대에 러시아로 귀화했다. 그리고 러시아의 지방 도시 페름의 오페라 극장에 자리 잡고 직접 선발한 단원들로 자신만의 무지카 에테르나를 조직했다.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피가로의 결혼’을 통해 음악 팬들을 범상치 않은 그의 스타일에 빠져들게 했다. 특히 모차르트 오페라는 파격을 넘어 충격에 가까운 해석으로, 도대체 그가 누구인지 관심을 불러일으켰었다. 그리고 그는 오케스트라의 냉철한 조련사이자 타고난 쇼맨십까지 갖춘 준비된 스타 지휘자로 알려져 있으며, 신선한 지휘자가 필요한 침체된 클래식 음악계에 혜성처럼 나타나 연주와 녹음마다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의 파격적인 연주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은 이런 우려와 그에 대한 의심을 한 방에 날려 버리고 천재 지휘자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곡 연주의 완성도와는 또 다른 들으면 바로 느낄 수 있는 쿠렌치스만의 개성 넘치는 해석에 놀라움을 가지게 되었다. 들을수록 1악장과 4악장의 해석은 새로운 비창의 해석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자극적이고 극적이다. 무엇보다 포효하듯 쏟아 내는 과감한 금관과 지나친 완급 조절과 속도를 지닌 거친 현의 움직임은 비극적인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하다. 과감히 추천하고 싶은 기억에 남는 비창 음반이 아닐 수 없다. 글 | 장현태

 

<월간 오디오 2018년 5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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