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eon Orfeo, 소출력 앰프로도 솔직한 음성으로 들려주는 행운의 북셀프 스피커
글 김남
지난 2월 호에 이 제품을 들어 보고 진심으로 감복을 했다. 그때는 5극관으로 10W의 출력을 내는 EL34 싱글 인티앰프와 매칭했었는데, 이번 호에는 그보다 더 평범한 5극관인 6550을 사용한 푸시풀 진공관 인티앰프로 매칭해 본다. 출력이 40W인 진공관 앰프로서는 가장 스탠더드한 제품인데, 싱글이 아닌 푸시풀 앰프에서는 어떻게 소리가 날 것인지 기대가 컸다.
그 당시 싱글 인티앰프와 들어 보고 행운의 소리라고 평가를 했다. 오디오의 복권 당첨이라고도 생각을 했다. 스피커와 앰프 합해 봐도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은데, 나와 주는 소리는 이보다 10배쯤 비싼 매칭에서도 쉽사리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었으니 그런 것이 복권 당첨이 아니면 무엇이랴.
이 제작사는 1987년에 설립되었고, 90년대 들어 오데온 시리즈를 발표했고, 그 스피커들은 그 당시에도 굉장한 화제를 모았는데, 근래 버전 업해서 새롭게 재등장했다. 생산 기지는 독일에 있으며, 독일의 대표적인 혼 스피커 전문 생산 업체로 자리잡았다.
근래 혼 스피커들은 고가의 하이엔드의 상징이나 마찬가지가 되었다. 목재 혼을 수작업이나 특수 공법으로 제작하면서 그렇게 된 것인데, 그나마 오데온은 가장 저렴한 편이다. 이유는 합판을 사용하며 기계 공정을 통해 혼을 뽑아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고가의 소재를 장인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드느냐, 아니면 평범한 소재를 기계로 생산을 하느냐에 대한 것은 논외의 문제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혼 스피커의 우수성이 일반화되면서 여러 곳에서 혼 스피커가 생산되고 있어 이제는 과거 JBL이나 알텍의 망령만을 생각하고 있을 때가 아니게 된 것이다.
오디오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서 홈용 혼 스피커가 한 번 바람을 일으켰으면 한다. 왜냐고? 혼 스피커가 일반화되면 저렴한 소출력 앰프로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고가의 하이엔드 앰프에서 벗어나 오디오 생태계가 한 번 뒤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은 누구나 갖고 있겠지만, 그 기폭제가 혼 스피커로 시작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나는 가지고 있다. 지금은 소출력에다가 가격도 저렴한 싱글 진공관 앰프들이 지천으로 깔려 있으니 혼 스피커를 사용하기 가장 좋은 호시절이 아닐까?
26mm의 소프트 돔을 목재 혼으로 감싼 이 작은 모델은 소형 혼 스피커로서는 몇 기종 안 되는 상당히 중요한 제품이기도 하다. 저역은 46Hz까지 내려가니 상당히 낮은 편이고, 감도 역시 90dB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오데온의 대형기에 비하면 낮은 편. 그런데 앰프 적응도는 굉장히 우수하다.
푸시풀 앰프와의 매칭도 훌륭했다. 꼭 저출력의 싱글 앰프에만 적응을 잘 하는 스피커가 아닌 것이다. 그 푸시풀 앰프에는 3극 접속 모드도 있어서 변환해서 시청을 해 보니 나로서는 UL 접속 모드 쪽과의 매칭이 더 좋았다. 3극 모드 쪽은 다소 포근하고 듣기가 좋지만, 충만한 파워감, 섬세함, 나긋함, 푹 그어 대는 현의 감촉 등이 UL 모드에서 더 우수하기 때문이다. 앰프의 능력을 있는 그대로 되돌려 주는 솔직함이 마음에 든다. 이런 제품의 단점을 찾아보려는 노력은 그야말로 이기적인 것이 될 것이다.
수입원 SP-오디오 (070)7119-5287
가격 410만원 구성 2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재생주파수대역 46Hz-21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200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0dB/2.83V/m
크기(WHD) 20.5×39×31cm 무게 12.5kg
Monthly Audio 2015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