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ode TRV-35SE
특유의 온기감과 음색적인 질감의 표현에 감탄하다
글. 김남
많은 기기를 만나면서도 때로는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제품들에 묻혀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한 데도 불구하고 근자에 뚜렷하게 각인된 제품 중에 트라이오드의 인티앰프와 CD 플레이어가 남아 있는데, 보통의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놀라운 소리를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국내에 진공관 앰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던 것이 90년대였다. 그 이전에도 몇 기종이 숍마다 진열되어 있었지만 잔 고장 범벅이었던 것이 기억난다. 어떤 영국제의 화려한 진공관 앰프는 부실하기로 유명했고, 우리나라 사용자들을 우습게 알고 만들었다는 악평을 듣는 기종도 있었다. 지금은 국산이나 중국산, 기타 외국산을 불문하고 그런 시절이 지나고 당당히 소리만으로 겨루는 시절이 되었다. 트러블이 나는 제품은 거의 사라져 버린 것이다.
1994년에 창립된 일본 트라이오드는 현재 세계 각국에 대리점을 두고 판매를 할 정도로 왕성하게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데, 그것은 사실 자본력만으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수준이 따라야 하는 것이다. 또한 저가 제품에 속하면서도 일본 국내에서 먼저 인정을 받아 전문지에서 쉬지 않고 베스트 바이로 선정되어 온 내력은 하루이틀 사이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이 제작사는 지난 창립 10주년에 기념작으로 TRV-34SE라는 앰프를 500대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그런데 이 제품은 놀랄 정도로 빠른 시간에 완판이 되어 버리고, 구매하지 못한 사람들로부터 불평이 쏟아졌다. 동사는 결국 계속 판매하기로 방침을 바꾸고 이름만 TRV-35SE로 바꿨다. 이것이 본 시청기의 내력이다.
일본 진공관 오디오 회사들의 공통된 장점은 트랜스와 회로 부분 등을 모두 수작업으로 잘 만들기로 익히 평이 나 있는데, 이 앰프 역시 내부의 배선과 부품 배치를 들여다보면 일본이란 왜 이렇게 깔끔한가 다시 한 번 무릎을 칠 정도이며, 저가인데도 고정 바이어스 방식이라 출력관 교체도 자유롭기 짝이 없다. 오디오 전용의 키와메 저 노이스 카본 필름 저항도 두드러지고, 기판 아닌 하드 와이어링 배선과 S/N비를 높이기 위한 초크 트랜스 사용 등도 신뢰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출력은 45W(8Ω)이며, 프리부는 입력과 볼륨만을 설치한 패시브 구조이며, 요즈음 세대를 위해 전면부에 헤드폰 단자를 설치했으며, RCA 입력 단자 1조도 앞으로 뽑아 놓았다.
TRV-35SE는 음색적으로 너무 가늘지도 두텁지도 거칠지도 않은 EL34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진공관 인티앰프로, 진공관 특유의 온기감과 음색적인 질감의 표현을 절실히 느낄 수 있는 모델이다. 진공관 인티앰프임에도 깨끗하고 음장감이 큰 스케일과 오케스트라의 재현에서의 악기의 음색은 매우 사실적이며 요염한 표현을 내주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울리기 어려운 저역대까지도 충분히 밀도감 있고 풍성하게 울릴 수 있는 장점을 가졌으며, 소릿결 또한 일품이다. 매칭 스피커는 이번 호 시청기인 디아파송의 아다만테스 3 25주년 모델인데, 하베스와도 잘 어울린다는 리뷰 기사도 있다.
수입원 다웅 (02)597-4100
가격 225만원 사용 진공관 EL34×4, ECC83×1, ECC82×2 실효 출력 45W(8Ω)
주파수 응답 10Hz-100kHz(±4dB) S/N비 90dB 입력 감도 0.4V 입력 임피던스 100KΩ
소비전력 120W 크기(WHD) 34×18.5×31.5cm 무게 15kg
[Monthly Audio] 2015.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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