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남
공개된 비밀 한 가지가 있다. 상당수 해외 진공관 앰프들이 케인의 OEM 제품이라는 것이다. 케인이 만들어 주면 자기들의 상표를 붙여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물론 효율성을 따지는 오늘날 범죄는 아니지만 좀 개운치가 않다. 그러나 반대로 그만큼 케인의 기술력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는 증표이기도 하니 케인 애호가들로서는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케인은 상당한 실력의 진공관 앰프 제작사답게 단계별로 복잡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에도 이제 수많은 사용자가 포진하고 있는데, 시장성으로 본다면 오늘날 진공관 앰프의 대명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케인의 수많은 앰프들 중에서도 본 인티앰프 제품 A-55TP는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한다. 기본 모델이라 할 수 있는 A-55TP는 채널당 2알의 5극관을 사용했지만 출력은 40W(8Ω)에 불과하고, 케인 앰프가 그렇듯이 3극 모드로 변환할 수 있는데 그 경우는 출력이 20W로 줄어든다(스피커의 감도가 충분할 경우 비교 청취하는 기쁨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출력은 다소 낮다. 보통 채널당 2알의 5극관을 사용한 다른 앰프들은 보통 50W 내외가 많고, 매킨토시 MC275 같은 명기는 75W 정격이다. 그에 비춰 보면 본 시청기가 출력을 극도로 축소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경우에 따라서 불리해질 수가 있다. 감도가 약간 낮은 스피커에 대응력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만큼 소리의 품질, 그리고 기기의 내구성과 안정성 등에 신경을 많이 기울였다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참고로 본 시청기는 그냥 A-55TP가 아니라 출력관으로 텅솔의 6550관을 사용한 제품이다. 그러나 기본은 동일하다.
케인의 앰프들은 심지어 국내의 자작파들도 이런 제품을 이런 가격대로는 도저히 만들지 못할 것이라는 원망(?)을 받아 왔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격은 세계적인 생산망과 유통 시설을 갖추지 못한다면 불가능한 수치이기도 한 것이다. 그렇다고 만듦새가 허술한 것도 아니다. 디자인부터 시작해서 내부에 이르기까지 허술하다는 비판을 끌어내기가 힘든 것이다. 오히려 내부를 뜯어보고 나면 더 감탄이 인다. 한 국내 엔지니어로부터 직접 그런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이래서야 다른 앰프들이 설 자리가 있겠나 하는 그런 한탄을 들은 것이다.
자체적으로 고정밀 절삭기기를 갖추어 매끈하게 제작된 섀시 하나만을 봐도 품위를 짐작할 수가 있고, 거기에 단정한 디자인이 첨가되어 있어 어떤 하이엔드와도 겨룰 수 있는 외형을 가졌다. 내부 역시 고가의 부품을 투입하는 호화 버전은 아니지만, 기본기에 충실한 정석대로의 만듦새이다. 내부를 개조하면 소리의 질이 올라갈 것이라는 풍문을 듣고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가 한 전문가에게 개조를 의뢰했는데, 내부를 들여다본 그 전문가가 내가 어디 손볼 데가 없다고 했던 것을 목격한 바가 있다. 내구성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은 시장에서 이미 증명이 된 것이고, 소리 역시 결코 약점이라 할 만한 것이 특별히 발견되지 않는다. 이번 호 시청기인 듀에벨, 와피데일, 탄노이 등 다양한 스피커와 연결해서 들었으므로 그 시청기를 참조 요망한다.
수입원 케인코리아 (02)702-7815
가격 수입원 문의(KT88 버전 165만원) 사용 진공관 6550×4, 12AX7×2, 12AU7×2
실효 출력 40W(8Ω, 울트라리니어), 20W(8Ω, 트라이오드)
주파수 응답 8Hz-50kHz(-1.5dB) THD 1%(1kHz) S/N비 90dB 입력 감도 300mV
입력 임피던스 100KΩ 출력 임피던스 4Ω, 8Ω 크기(WHD) 35×18.5×30cm 무게 13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