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남
대단히 오만무례한 스피커. 매지코에 대해 그런 인상을 가진 분들이 많다. 이유는 별로 어렵지 않다. 엄청난 가격이면서 마치 검은 색 강철 기둥 같은 새카만 무광 알루미늄의 박스 스타일에 체구가 그렇게 크지도 않으면서도 그 크기에 비해 믿기지 않는 무게이기 때문이다.
초창기, 그래 봐야 2004년에 첫 제품으로 나타난 제작사인 만큼 몇 해 되지 않지만, 그 시기에는 그런 불만을 가진 사람들 중에 나도 당연히 끼어 있었다. 그러다가 얼마 전 우연히 소리를 한 번 들어 보고는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박스형 스피커에서 이런 소리를 내줄 수 있단 말인가. 마치 최고의 정전형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청량함뿐 아니라 장대하고 파워풀한 색채감 역시 최상급인 것이다. 그리고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 칸막이 같은 것도 완전히 알루미늄 블록과 같은 금속만으로 만들었고, 들어가 있는 온갖 조립재를 위해 수백 개의 나사가 들어가는 단면도를 봤을 때는 다소 등골이 으스스했다.
매지코라는 이름은 오디오의 골수 마니아들에게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 우리나라의 경우만이 아니다. 세계 도처에서 상이 쏟아졌고, 그 경이로운 사운드에 예찬이 쏟아졌다. 지금 스피커의 세계에서 최정상의 제품을 뽑으라고 한다면 몇 기종의 결선 제품에 꼭 끼이는 주연급이 바로 매지코가 되어 버린 것이다. 국경과 민족을 떠나서 음악 듣기를 좋아하는 애호가들에게는 불평불만과 함께 매지코의 이름이 각인되어 버리고 말았다.
이스라엘 출신의 디자이너 아론 울프가 밀폐형 제품으로 2004년 미니라는 2웨이 제품을 선보인 이래 지금 매지코는 V 시리즈, M 시리즈, Q 시리즈의 제품들을 속속 발표해 왔고, 제품의 가격을 고려해 시장성을 높이기 위한 최신작 S 시리즈를 내놨다. 이와 같은 매지코의 제품들은 몇 가지 동일한 점이 있다. 먼저 인클로저가 금속으로 되어 있고, 트위터가 베릴륨 돔 트위터라는 것, 그리고 우퍼에는 카본 파이버와 로하셸로 만든 자사 전용의 나노텍 진동판을 사용하는 것이다. 본 시청기 역시 동일하며, 채용된 7인치 미드·베이스 드라이버는 듀얼 네오디뮴 모터 시스템과 티타늄 보이스코일-포머를 사용해 제작되었다. 또 이렇게 알루미늄을 압출 방식으로 가공해서 라운드 형태로 인클로저를 만드는 것은 회절 방지 효과와 내부 공진을 최소화하고 댐핑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는데, 당연히 나오는 소리는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다소 차갑다고 할 수 있다.
이 스피커를 처음에 스펙트럴의 DMC-30SS 프리앰프, 코드의 SPM 5000 파워 앰프, dCS의 파가니니 시스템이라는 호화 시스템으로 매칭을 해서 들었는데, 모든 대역의 소리는 청량하다 못해 새벽녘 산사의 종소리가 울리는 것 같았었다. 두 번째로는 다소 레벨이 낮은 플리니우스의 카이타키 프리앰프와 P10 파워 앰프, 마우리 CD 플레이어로 매칭해 봤는데, 역시 처음 기종보다는 적응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지만, 그러나 깨끗한 품위와 위엄이 어디 가랴. 2웨이인데도 장대한 저역이 새삼 놀랍고, 저역 한도가 32Hz까지 내려가 저역 부족은 느껴지지 않는다. 강인한 인클로저의 효과 때문일 것이다. 감도도 높고, 그리고 크기도 알맞기 때문에 우리네 거주 사정으로는 아마 가장 실용적인 매지코가 될 듯하며, 한 번 이 소리를 듣고 나면 다른 소리에는 너무 실망이 클 것이 가장 큰 주의 사항이다.
수입원 소노리스 (02)581-3094
가격 1,600만원(M Cast), 1,950만원(M Cost)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17.7cm M390, 트위터 2.5cm MB30 재생주파수대역 32Hz-50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6dB 권장 앰프 출력 50W 크기(WHD) 25×117×23cm 무게 43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