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남
뛰어난 리본 트위터로 많은 애호가를 거느리고 있는 덴마크 달리에서 새로운 시리즈를 선보인다. 다소 호사스러운 에피콘 시리즈의 장점을 잘 살리면서도 다소 검소한 인클로저 등으로 가격대를 낮춘 것이 이 루비콘 시리즈이다. 에피콘 시리즈는 정장을 한 젠틀한 외모라면, 루비콘 시리즈는 청바지 차림의 신선하고 활동이 자유로운 스타일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달리는 최상위 버전으로 에피콘 시리즈가 있고, 그 외에도 헬리콘 MK2, 아이콘 MK2, 파존, 렉터, 젠서 등 상당히 다양한 제품이 있는데, 본 루비콘 시리즈는 기존의 멘토 시리즈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소개되고 있다. 각 기종은 루비콘 2, 5, 6, 8, LCR 등으로 모델이 나눠지고, 본 시청기 루비콘 8이 동 시리즈의 최상급기다.
달리는 보통 일반적인 리본 트위터를 사용하는 스피커와 다른 점이 있다. 일반적인 소프트 돔 트위터가 별도로 있으며 리본 트위터는 슈퍼 트위터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를 하이브리드 트위터 모듈이라고 하는데, 루비콘 8의 리본 트위터는 14-34kHz의 고역을 커버하고, 소프트 돔 트위터는 14kHz 아래 대역을 재생한다. 이런 설계 방식은 달리의 고가 시리즈인 에피콘에서도 사용하는 것이다.
루비콘은 당연히 플래그십인 에피콘 시리즈와는 내용이 다소 다르지만, 설계는 대동소이하다. 루비콘을 상위 버전인 에피콘과 비교해 보면 인클로저의 수준이 다소 평범하다는 것 외에 내용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트위터 모듈도 같은 방식이고, 독자적으로 개발한 6.5인치 크기의 미드레인지와 우퍼에 에피콘에서도 사용하는 SMC(소프트 마그네틱 컴파운드) 기반의 리니어 드라이브 마그넷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고, 또한 개성적인 우드 파이버 콘도 채용되어 있다.
오히려 루비콘 시리즈에서 더 향상된 점도 많다. 넓은 대역폭을 달성하기 위해 트위터의 보이스 코일을 매우 가볍고 민첩하게 제작했고, 에지의 고무 소재 역시 경량, 고강성을 위해 새로 튜닝을 가한 맞춤 제작품을 사용했고, 평범해 보이는 인클로저도 MDF의 강도를 높이고 공진 방지를 위해 내부에 특수 보강 장치를 한 것이 눈에 띈다. 또한 미드레인지와 우퍼를 각각의 쳄버에 확실히 격리시켜 놓았고, 난기류를 최소한으로 줄인 포트를 사용하며, 우퍼와 포트의 타이밍을 최적화하기 위해 포트를 각 우퍼 바로 뒤에 배치해 놓았다.
시청기를 울린 앰프는 플리니우스의 카이타키 프리앰프와 P10 파워 앰프, 올닉 T-1500 ST 인티앰프다. 그동안 빈번하게 들어 온 달리 사운드의 공통점이 있다면 한마디로 선량하고 아름답고 깨끗하다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병에 가득 담긴 향기 서린 진홍색의 와인과도 같은 향취이다. 감도가 높고 까다롭지 않아 보통의 앰프들도 차별하지 않으며, 모든 앰프와 놀라울 정도로 친화력을 지니고 있다. 대형기이면서도 3극관 싱글 앰프로도 넉넉히 잘 울리는 미덕을 지녔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690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3) 16.5cm, 트위터 2.9cm·리본
재생주파수대역 38Hz-34kHz(±3dB)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90.5dB/2.83V/m
권장 앰프 출력 40-250W 크기(WHD) 22×110×44.5cm 무게 27.3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