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우광
야마하의 제품을 보고 있노라면 제품에 일관된 흐름이 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그것은 음악도 아니고 예술성도 아니고 우월한 기술도 아니다. 그들의 제품에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것은 ‘정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간단한 리코더에서부터 콘서트 그랜드 피아노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만들어 발표하고 있는 물건들을 보고 있노라면 만든 사람의 정성이 느껴진다. 이러한 느낌은 오디오 기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금년에 갓 발표된 신제품이거나 30년쯤 전에 발표되었던 제품이거나 하나같이 품위를 유지하고 있으면서 기능을 다 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 이맘때쯤에 처음 리뷰했던 야마하의 스피커 시스템인 소아보 NS-F901의 경우에도 이것이 야마하의 제품임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가 있었고, 그저 몇 해 동안 팔리다가 사라져버릴 물건이 아니라 오랜 세월동안 사용하는 사람의 곁에서 변함없는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물건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단단하게 마무리된 인클로저는 세월이 지나도 싫증나지 않는 악기와도 같은 질감을 가지고 있고, 사용된 유닛이나 단자와 같은 부품의 질감도 묵직한 것이 안정감을 주고 있다. 제품의 외관에서 핵심인 것은 트위터의 주위를 받치고 있는 주조된 알루미늄 배플과 목관 악기의 앞부분처럼 천연 목재를 사용하여 가공한 베이스 리플렉스용 덕트이다.
소형의 스피커 시스템이 높은 출력의 음성 신호를 받아들여 높은 음압의 사운드를 재생하여 주는 경우가 이제는 드문 일이 아닌 것이지만 대구경의 유닛과 커다란 용적의 인클로저에서 만들어지는 풍요로움을 한 번 맛보기 시작하면 끊기 힘든 중독성을 지니고 있다. 완벽한 하모니를 구사하는 미드와 트위터의 음은 모니터적인 정교함의 음이 아니라 나무로 만들어진 몸통을 울리고 나오는 피아노의 소리처럼 듣는 이를 감동시키는 풍성한 울림의 사운드를 지니고 있다. 더블로 장착된 우퍼의 경우에도 계측기에 의존하지 않고 듣기 좋은 음으로 튜닝해 놓은 제품이라 실내를 채우는 음향의 볼륨이 상당하다. 클래식이나 재즈 등의 음악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감동을 전해주는 능력은 오랜 세월을 악기를 다루어온 사람들만이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여겨진다.
능률은 89dB로 높지는 않은 편이다. 하지만 체감상의 능률은 아주 높아서 진공관 앰프와의 매칭에도 아쉬운 부분이 없고 오히려 고음역의 여운이나 잔향 성분의 증가로 색다른 정취를 맛볼 수 있다. 보다 타이트한 저음역의 재생을 위해서는 충분한 파워를 지닌 앰프와의 매칭이 바람직 한데, 이번의 경우에는 마스터 사운드의 845 모노블록과의 연결에서 매우 인상적인 음향을 경험할 수가 있었다. 요염해진 중음역의 사운드에 풍성하게 번져 나오는 고음역과 제동이 잘 이루어지는 저음역의 조화는 최적의 매칭 중의 하나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악기의 제조에서 시작하여 하이파이 오디오 기기와 음악의 기록 생산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음향에 관한 기기라면 거의 모든 부분을 섭렵해 오고 있는 동사의 제품은 사용하는 사람에게 높은 만족감을 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실내의 거실을 채우는 톨보이형 스피커 시스템인 소아보 NS-F901은 소유하고 있는 사람의 예술적 감각을 돋보이게 하는 효과가 거실에 놓인 피아노만큼이나 높은 물건이다.
수입원 야마하뮤직코리아 (02)3467-3300
가격 500만원 구성 3웨이 4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16cm, 미드레인지 13cm, 트위터 3cm 알루미늄
재생주파수대역 32Hz-50kHz(-10dB) 크로스오버 주파수 450Hz, 3.5k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9dB/2.83V/m 크기(WHD) 27×106×42.5cm 무게 30.7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