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장현태
BBC 모니터 스피커 중 가장 잘 알려진 인기 모델을 선정한다면 바로 LS3/5a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시 BBC 라이선스를 가진 모든 스피커 브랜드들이 이 모델을 표준으로 이야기할 만큼, 가장 작은 크기임에도, 이동성과 설치가 간단하다는 장점으로 이상적인 모니터 스피커로 각광을 받았다. 특히 LS3/5a는 좁은 방송용 차량과 작은 공간의 모니터 환경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모델인 만큼, BBC 모니터 스피커 중에서도 가장 소형 제품이다.
사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BBC 모니터 전문 브랜드 이외에도 BBC 라이선스를 보유한 브랜드들은 제법 있었다. 차트웰(Chartwell) 역시 조금은 생소하지만 BBC 모니터의 대표 브랜드인데, 1970년대 초 BBC 모니터의 초기 공급 시기에 LS3/5a를 차트웰을 포함한 몇 개의 스피커 브랜드에서 납품했던 것이다. 하지만 차트웰은 1976년 로저스에 인수되고, LS3/5a는 로저스 생산으로 변경된다.
그리고 LS3/5a는 4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다시 오리지널로 불릴 수 있는 차트웰 브랜드로 재탄생되었다. 이는 영국 BBC 스피커의 라이선스를 가진 그래험 오디오에서 선구적인 브랜드였던 차트웰 브랜드를 보유함으로써 가능하게 된 것이다. 그래험 오디오는 영국 데번 주의 작은 도시인 뉴턴 애벗에 위치한 작은 기업으로, 수작업과 전통적인 고증을 통해 가장 고전적인 BBC 모니터 스피커를 개발하는 브랜드로 잘 알려진 회사이다. 그렇기에 이들의 손길이 닿은 차트웰 LS3/5는 가장 반가운 스피커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새로운 원조 브랜드의 재발견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는 제품이기도 하다.
이번 특집에서 만난 차트웰 LS3/5는 가장 최종 버전의 스펙을 유지하고 있다. 제품 개발을 위해 볼트 오디오와 데렉 휴즈가 참여했으며, 그래험 오디오가 브랜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어 차트웰의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고 LS3/5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 잘 알려진 대로 BBC 모니터 스피커 중에서도 가장 작은 사이즈이지만, 충분한 저역의 재생도 기본이 되어야 했다. 덕분에 미드·베이스 드라이버의 의존도가 높은데, 볼트 오디오 특주의 110mm 벡스트린 유닛을 채용하였다. 19mm 사이즈의 돔 트위터는 시어스 제품을 사용했고, 메탈 그릴을 씌웠다. 또한 캐비닛은 9mm 두께의 자작나무 합판으로 제작했다. 얇은 두께 때문에 쉽게 통 울림을 가져와, 작은 사이즈이지만 풍요로운 저역 재생을 만들어 준다. 임피던스는 과거 15Ω 에서 현대 사양에 맞게 9Ω으로 새롭게 리비전되었다.
LS3/5a의 전통성이 잘 묻어나는 사운드 성향을 단번에 만날 수 있다. 처음 이 제품을 접한다면 작은 사이즈에서 어떻게 이런 사운드가 나올까 의심할 정도로, 부족함 없는 저역과 정확한 중역 밸런스를 통해 BBC 방송용 소형 모니터 스피커의 매력을 재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바이올린과 첼로의 경우 현의 질감뿐만 아니라 통 울림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스피커도 악기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보컬 곡은 목소리가 정확히 표현되어, 모니터 스피커의 의미도 확실히 증명한다. 그만큼 차트웰의 LS3/5는 잘 만들어진 복각 버전이라기보다는 정확한 고증을 통해 재탄생된, 의미 있는 BBC 모니터 스피커라고 할 수 있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가격 390만원(로즈우드), 360만원(체리)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11cm, 트위터 1.9cm 재생주파수대역 70Hz-20kHz(±3dB) 임피던스 9Ω
출력음압레벨 83dB/2.83V/m 크기(WHD) 19×30×17cm 무게 5.3kg
<월간 오디오 2016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