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장현태
오디오 브랜드별 기념 모델 중 가장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는 제품을 언급해 보라면 단연 EMT JPA-66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유는 앰프나 스피커도 아닌 포노 프리앰프이기 때문이다. 독일을 대표하는 프로페셔널 오디오 전문 브랜드인 EMT는 1940년 베를린에서 창립한 이래 카트리지에서 커팅 장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생산해 방송용 장비와 스튜디오 레코딩 장비 시장을 주도함으로써 지난 세월 동안 전 세계 프로페셔널 오디오 부문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그리고 커팅 머신과 방송 및 레코딩 스튜디오용 부분만을 고려해 본다면 EMT는 그야말로 독보적인 존재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위상을 증명이라도 하듯 동사는 2016년에 그래미상 기술 부문을 수상했다.
이번 특집에서 소개할 JPA-66은 EMT사의 창립 66주년 기념 모델로 2006년에 출시된 제품이다. 전 세계 아날로그 팬들은 항상 EMT에 열광하는데, 특히 포노의 성능은 어느 누구도 EMT의 아성에 도전하기 힘들 만큼 완벽하다. 무엇보다 완벽한 RIAA 커브를 자랑하기 때문인데, JPA-66은 Hf-Curve를 통해 RIAA 커브와 RIAA 커브가 정립되기 이전 레이블들의 다양한 주파수 특성을 모두 커브에 대응 가능한 완벽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JPA-66은 다양한 입·출력을 지녔는데, 4개의 포노단과 2개의 라인 입력단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독립적인 4개의 포노단의 경우도 내장된 두 종류의 승압 트랜스와 연동해 다양한 임피던스와 어떤 세팅 환경에도 대응 가능하게 되어 있다. 또한 3개의 MC용 포노 입력단은 로드와 레벨의 개별 조정이 가능하며, MM용에는 캡 로드까지 조정된다. 그리고 전원 분리형 구성으로 되어 있어 이를 통해 예민한 포노단의 전기적인 신호 간섭을 초기에 차단해 주고 있다. 출력부는 아웃 트랜스포머를 통해 밸런스 출력을 지원하고 있다. 진공관은 ECC803 6개, ECC99 2개를 사용하고 있으며, 라인단과 포노단을 별도의 회로로 구성하고 있다.
전면의 VU 미터까지 빈티지 도이치 장비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단순히 오디오 기기라기보다는 정말 잘 만들어진 커팅 머신용 장비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사운드의 톤과 필터 특성까지 자유롭게 조정함으로써 EMT가 추구하는 최상의 아날로그 사운드를 유감없이 만끽할 수 있다. 사운드의 핵심은 한마디로 단순히 부드러움이나 질감 표현보다는, 아날로그적인 감성 속에서 전통적인 도이치 사운드의 절제력과 함께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 완전체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아날로그 플레이어의 열풍과 함께 제2의 도약기를 맞이하고 있는 아날로그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인정받는 아날로그 전문 브랜드들의 제품들도 다시 한 번 재조명되고 있는데, EMT JPA-66은 가장 눈여겨봐야 할 진정한 애니버서리 모델이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가격 4,700만원
<월간 오디오 2016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