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종학(Johnny Lee)
아마 솔리드 스테이트를 주로 쓰는 애호가라 할지라도, 또 억대 이상의 시스템을 가진 분들이라 할지라도, 한 번쯤 300B를 사용해보고 싶다는 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꼭 메인은 아니지만, 서브라도 들이고자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300B는 오랜 세월이 흘러도 계속 인구에 회자되는 명관이다. 따라서 다양한 제품들이 시중에 있지만, 이상하게도 정공법으로 만든 제품은 흔치 않다. 뭐가 정도를 걷느냐 한다면, 첫째로 싱글 엔디드 방식이고, 둘째로 클래스A 방식이라는 점이다. 당연히 출력은 8W 정도에서 그친다. 그러나 요즘 시장에 감도가 높은 스피커들이 조금씩 출현하는 상황이라, 300B를 과감히 메인으로 써도 부담은 없다. 이런 차에 만난 트라이오드의 TRV-A300SER은 여러모로 요긴하다. 사실 모델명이 좀 길다. 오랜 역사를 지닌 제품이기 때문이다. 동사를 주재하는 야마자키 준이치 씨가 당초 300B를 사용한 것은 저 멀리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 전설적인 VP-300BD가 발표되었다. 이것은 2003년에 한 차례 리뉴얼되어 지금도 판매되고 있다. 단, 이것은 푸시풀 방식으로, 채널당 두 개의 300B가 투입되어 20W의 출력을 내는 버전이다. 이것을 좀더 발전시켜서, 2004년에 동사의 창립 10주년을 기념해서 35SE가 나왔고, 그것이 A-300SE로 진화된 다음, 최종적으로 본 기에 이른 것이다. 즉, 다양하게 300B를 투입한 모델을 만들면서, 오히려 애호가들이 원하는 순수한 300B 앰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 온고지신의 미덕이 본 기엔 가득하다. 특히, 5AR4라는 정류관을 투입하고, 셀프 바이어스 방식으로 출력관을 조절할 수 있는 점은 큰 메리트로 다가온다. 사이즈도 커진데다가 풍부한 입력단이 눈길을 끈다. 3조의 라인 입력에 1개의 포노단이 기본 장착이 되어 있다. 이를 통해 MM형 카트리지는 얼마든지 쓸 수 있고, 여기에 승압 트랜스를 붙인다면 MC도 가능하다. 심지어 6.3mm 사양의 헤드폰 잭까지. 한 번 사 두면 두루두루 쓸 수 있는 장점이 많은 제품이라 하겠다.
수입원 다웅 (02)597-4100 가격 320만원 사용 진공관 300B×2, 12AX7×1, 12AU7×2, 5AR4×1
실효 출력 8W(클래스A) 주파수 응답 10Hz-50kHz(±1dB) S/N비 87dB 입력 임피던스 100㏀, 47㏀(MM)
입력 감도 800mV, 2.5mV(MM) 출력 임피던스 6Ω, 8Ω 크기(WHD) 34.5×20×32cm 무게 16.8kg
<월간 오디오 2017년 3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