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종학(Johnny Lee)
요즘 본 기와 인연이 많다. 아무래도 재즈와 록을 중심으로 해서, 클래식, 민속 음악 등 다양한 음악을 섭렵하는 본인의 취향에 본 기에 채용된 6L6이 부합되어서 이렇게 질긴 인연(?)을 쌓게 되지 않았나 싶다. 각설하고, 이 6L6이라는 관이 실제로 5극관의 시초라고 하면 과연 믿을 수 있을까? 엄연한 사실이다.
처음으로 5극관 이론을 주창한 영국인 J. 오웬 해리스에 동조해서 이듬해 RCA에서 개발한 최초의 5극관이 바로 6L6다. 이것을 좀더 줄인 것이 6V6 계열이고, 좀더 크게 만든 것이 KT88이다. 인기가 높은 EL34는 맨 나중에 개발되었다. 즉, 5극관의 계보를 추적한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6L6을 만나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번, 본 기와 EL34, KT88 등을 쓴 다른 모델과 비교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 6L6의 성격을 분명히 깨닫게 되었다.
우선 진공관 애호가들이 추구하는 포근함과 음색에는 좀 거리가 있다. 아마 그래서 6L6의 인기가 그리 높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단, 일체 군더더기 없이 정교치밀하게 재생하면서 중립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점은, 오히려 요즘에 와서 그 진가가 인정되지 않나 싶다. 최상의 하이엔드 제품들이 추구하는 음과 부합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본 기를 제조한 케인으로 말하면, 오랜 진공관 앰프 제조의 내공에다 확고한 이론으로 무장한 터라, 가격대비 상당한 퍼포먼스를 들려준다. 만듦새부터 만족스럽다. 특히, 원가 절감을 추구하면서 요소요소에 고급 부품을 투입하고, 하드 와이어링 방식으로 완성하는 등, 다양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그 장점이 십분 발휘된 것이 A-50TP이다.
만일 본 기를 구입하고자 한다면, 스피커는 다소 부드러운 성향을 매칭하면 좋을 듯싶다. 특히, 고역이 연하고 우아한 브리티시 계열이나 중역대가 포실한 이탈리아 계열의 스피커와 좋은 매칭이 이뤄질 듯싶다. 서로의 장점을 잘 살리면서, 전체적인 밸런스가 뛰어난 매칭 효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6L6을 채용한 앰프가 거의 없는 만큼, 그 희귀성 때문에 소유 가치가 높지 않을까 싶다.
수입원 케인코리아 (02)702-7815
가격 158만원
사용 진공관 6L6×4, 12AU7×2, 12AX7×2
실효 출력 16W(8Ω, Triode), 35W(8Ω, Ultralinear)
주파수 응답 10Hz-50kHz(-1.5dB)
THD 1%(1kHz)
S/N비 89dB
입력 감도 370mV, 3mV(포노)
입력 임피던스 100㏀, 47㏀(포노)
출력 임피던스 4Ω, 8Ω
크기(WHD) 35×18.5×30cm
무게 13kg
<월간 오디오 2016년 10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