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ode TRV-35SEEL34 진공관의 진득한 낭만성을 추구하며
한은혜 2017-06-15 17:33:51

글 이종학(Johnny Lee)

 


오디오파일이 추구하는 음을 곰곰이 따져보면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다. 하나는 사실주의고 또 하나는 낭만주의. 전자는 음에 있어서 실제음을 방불케 하는 다이내믹스와 해상도를 추구하는 반면, 후자는 음색이나 감성을 중시한다. 물론 두 부류를 만족시키는 오디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극히 드문 형편이다. 또 가격도 상당하다.
어쨌든 진공관으로 보면 대략 5극관이 전자에 속하고, 3극관이 후자에 속한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EL34의 경우, 마치 300B를 듣는 듯한 우아한 음색과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출력도 적절한 편이어서 크게 스피커를 가리지 않는다. 꽤 늦은 시기인 1953년에 개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디오 쪽에서 널리 쓰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그 많은 EL34 채용 앰프 중, 트라이오드에서 개발한 TRV-35SE는 상당히 유니크하다. 참고로 왜 모델명에 34가 아닌 35를 썼을까? 실은 2004년, 동사의 창립 10주년을 맞아 개발된 TRV-34SE가 그 전신인데, 이때 고작 500대 한정 생산만 했다. 이후 주문이 폭증하게 되자, 이를 기반으로 후속 모델인 본 기를 내놓은 것이다. 기념작치고는 가격도 착하고, 음질 역시 만족스럽다. 한 번 사두면 두고두고 즐길 수 있는 제품인 것이다.


본 기의 기술적 내용을 검토해보면, 고정 바이어스 방식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이것은 출력관의 열화에 따라 일일이 바이어스를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어스 자체가 고정되어 따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뜻이 된다. 애호가 입장에선 무척 편하다. 따라서 출력관의 교체도 자유롭다. 실제로 EL34의 인기가 높은 만큼, 슈광, 스베틀라나, 소브텍, 텅솔 등에서 다양하게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물론 필립스에서 만든 고전관도 있다. 게다가 가격 자체가 높지 않아, 여러 종을 구비해놓고 두루두루 바꿔서 듣는 재미도 만끽할 수 있다. 내부를 보면 하드 와이어링에 자사제 트랜스포머와 높은 수준의 부품들이 보인다. 왜 음질이 뛰어난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외관도 멋져서 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저렴하게 고품위한 음을 구현하고 싶다면, 본 기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수입원 다웅 (02)597-4100
가격 225만원
사용 진공관 EL34×4, 12AX7×1, 12AU7×2
실효 출력 35W(8Ω)
주파수 응답 10Hz-100kHz(±4dB)
S/N비 90dB
입력 감도 0.4V
입력 임피던스 100㏀
출력 임피던스 6Ω, 8Ω
크기(WHD) 34×18.5×31.5cm
무게 15kg 

 

<월간 오디오 2016년 10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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