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종학(Johnny Lee)
기본적으로 재즈를 메인으로 하는 내게, 혼 타입 스피커는 일종의 숙명이나 마찬가지다. 개방적이면서 직진성이 좋고, 약간 와일드한 맛도 느껴지기에, 어쩔 수 없이 빠져들게 된다.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특히 마이크로 다이내믹스 묘사력이 탁월하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당연히 이번에 만난 카스타의 뉴 레퍼런스 시리즈 모델 C 역시 주목의 대상이다. 이미 여러 차례 리뷰를 통해 친숙한 편인데, 또 들어보니 과연 잘 만든 스피커라는 인상이다.
무엇보다 혼의 약점을 여러 부분 개선한 데에서 큰 장점이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웨스턴 일렉트릭의 위대한 유산인 WE594A 혼을 바탕으로 제로 컴프레션 다이렉트 프런트 로딩(Zero Compression Direct Front Loading)이라는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한 것은 물론, 밀폐형으로 꾸민 점도 이색적이다. 덕분에 관이나 피아노뿐 아니라 현에서도 중독성 있는 음을 들려주고 있다. 보컬도 뛰어나다. 단, 외관이 약간 JBL 스타일을 연상케 하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꽤 공들여 만들었음을 알게 된다. 아직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본격적인 시청기이다. 우선 제니퍼 원스의 ‘The Hunter’. 과연 15인치 우퍼에서 나오는 저역의 펀치력이 상당하다. 악기들의 위치도 명료하고, 정중앙에 위치한 원스의 보컬은 무척 매력적이다. 존재감이 강하고, 발성도 또렷하다. 대형기를 듣는 여유로움이 매력적이다.
이어서 박경숙이 연주한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 G단조. 공간감이 풍부하고, 첼로의 울림과 여운이 인상적이다. 혼 계열은 아무래도 현에 서툰 것이 일반적이지만, 본 기는 전혀 그렇지 않다. 질감이 풍부하고, 적절한 살집도 동반해서 강한 호소력을 자랑한다. 마지막으로 마일스 데이비스의 ‘Diane’. 역시 재즈, 그것도 모던 재즈를 실감나게 들려준다. 다소 투박하고, 거친 녹음인데, 그 점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찰랑거리는 심벌에 낭랑한 트럼펫, 거기에 두툼한 베이스 라인. 이런 음악을 주력으로 삼는 내게, 뉴 레퍼런스 시리즈 모델 C는 계속 주목하게 만드는 존재다.
수입원 SP-오디오 (02)2156-7590
가격 1,900만원
사용유닛 우퍼 38.1cm, 미드레인지 5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30Hz-24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350Hz, 5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8dB/W/m
크기(WHD) 44×114.5×48.5cm
<월간 오디오 2016년 9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