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Magnetic AudioLM-150IA KT150 진공관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 주다
한은혜 2017-09-01 18:11:18

글 김남

 


마치 늘어진 물고기가 물속에 들어가 퍼덕이듯 완전히 소리가 달라졌다. 매끈하고 신선해졌으며 광대역, 중역의 밀도감, 저역의 강력함들이 일시에 나타난다. 현은 나긋하며 터럭 같은 치찰음도 그대로 드러난다.

출범 10년이 넘은 지금 라인 마그네틱의 제품들은 미국에서도 하이엔드에 준하는 제품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다. 세계 최고 전문지인 스테레오파일에서도 이제 공식적으로 시청 평을 다루고 있으며, 가격도 싸기만 한 것이 아니라 LM-219IA 모델은 미국에서 고가로 팔리고 있기도 하다.
이 제작사 제품들의 공통적인 인상이지만, 감성을 끌어당기는 빈티지적 디자인도 좋다. 다소 촌스럽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런 평가가 두드러지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도 소리 자체가 너무나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진공관 앰프를 써 오고 있지만 어떤 잘 만든 제품 못지않다. 라인 마그네틱 제품에 대한 가감 없는 심정이다. 사용하고 있는 진공관 앰프의 출력관 수명이 다하면 그 다음 제품으로는 가차 없이 라는 그런 생각도 가지고 있을 정도니까.
2005년에 오디오파일 형제가 의기투합해 설립한 이 회사는 그 동기부터 색다르다. 형제는 오랜 빈티지 오디오 마니아였다. 온갖 제품을 만져 보고 들어 보다가 불현듯 왜 똑같은 것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인가 라는 생각 끝에 더 진일보한 명기들을 직접 제조하기로 결심. 부품을 모으고 연구 개발을 시작하다가 마침내 마란츠와 매킨토시의 현대판을 저렴한 가격으로 내놨는데, 그때까지의 다소 부실한 염가판 제품들만 봐 왔던 시장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디자인도 복고풍이지만 매력적이다. 해묵은 초가집 같은 느낌으로 국내 애호가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처음에는 주로 KT88과 EL34관을 사용해서 옛 명기들의 제품 세계를 재현해 내더니 인기가 높아지면서 영역을 넓혀 진공관을 사용한 CD 플레이어, DAC 등도 내놨고, 300B 제품은 물론이고 상용 제품이 별로 없었던 대출력이며 함부로 만들기 위험한 845 제품으로 폭을 넓혀 갔다. 지금까지 300B는 일본과 한국에서 인기가 많지만 대출력의 스피커가 많아진 지금 미국과 유럽에서는 211이나 845 제품이 주력을 차지한다. 휘황한 불빛을 자랑하는 이 대형 3극관들은 고압관이라 다소 조심이 필요하지만 현란한 아름다움과 파워풀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시청기는 라인 마그네틱에서 첫 번째로 KT150 출력관을 장착한 제품이다. 이 출력관은 생김새부터 포탄처럼 우아한 곡선미를 뽐내는 형상으로 되어 있는데, 마치 고전관인 RCA의 245 벌룬관과 비슷한 형상이다. 제작한 곳은 미국의 NSC로, 이 회사는 진공관 복각 전문사로 2002년 출발해서 지금은 구할 길이 없는 명관들을 다채롭게 복각해 냈고, 소리 역시 엇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 진공관은 그전 5극관의 약점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된 신관으로, 기존의 KT88, 6550과는 호환성이 없으며, KT120과도 음색이 비슷하지만 출력 및 댐핑 능력이 훨씬 뛰어나다. 개당 최대 70W의 출력을 뽑아낼 수 있으며 높은 출력에서도 찌그러짐이 없고 포닉 노이즈가 극히 작다. 그리고 저역의 밀도감과 탄력감, 중역의 밀도와 매끄러움, 넓게 펼쳐지는 스테이지감, 고역대의 매끈함 등 장점이 많다. 211이나 845 등 대형 3극관에 대해 다소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도 5극관은 안심이다. 그러나 소리는 대형 3극관이 좋다는 그런 분들에게 적합한 제품이다. 또 대출력이 필요하지만 반도체 대출력 앰프들이 너무 고가라서 불만인 분들에게도 최적인 셈이다. 하지만 신관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이 출력관을 채용한 앰프가 별로 많지 않으며, 시청기에서 사용한 텅솔관은 가격이 다소 비싸다. 제품도 많은 편이 아니라서 국내 수입 물량도 소량인 편.
 


이 앰프는 알프스 볼륨, 미국 MIT와 독일 MCap의 커플링 콘덴서 등 오디오 그레이드 부품이 여럿 들어갔고, 3단계 신호 증폭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12AX7, 12AU7은 슈광, 6SN7은 일렉트로 하모닉스 제품이다. 그리고 Z11 코어로 특수 설계한 토로이달 전원 트랜스와 일본산 오디오 그레이드 EI 타입 출력 트랜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모든 트랜스와 초크는 캡슐화되어 상호 간섭을 막고 있다. 그리고 외부에서 바이어스 조정이 쉽다는 장점도 있고, 프리앰프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프리 인 단자도 마련되어 있다. 릴레이 타임은 30초.
시청기를 이번 호 시청기인 차리오 에비에이터 기블리 스피커와 연결해 본다. 이 잘 만든 스피커는 낮은 출력의 앰프와 연결하면 개성이 나타나지 않고 점잖기만 한데, 시청기와 연결 즉시 마치 늘어진 물고기가 물속에 들어가 퍼덕이듯 완전히 소리가 달라졌다. 매끈하고 신선해졌으며 광대역, 중역의 밀도감, 저역의 강력함들이 일시에 나타난다. 현은 나긋하며 터럭 같은 치찰음도 그대로 드러난다. PSB 스피커와의 매칭에서는 소리를 완전 장악, 무서운 교사 앞에 숨소리도 내지 못하는 초등학교 교실이 연상된다. 해상력도 좋다. 열 받으면서 금관 밴드도 매끈해진다. 보통 제품이 아니다.

 


수입원 (주)다미노 (02)719-5757
가격 550만원   사용 진공관 KT150×4, 6SN7×2, 12AX7×2, 12AU7×1

 

<월간 오디오 2017년 9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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