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종학(Johnny Lee)

아마 우리나라 오디오 애호가치고, 한 번쯤은 쿼드라는 브랜드의 제품을 마치 통과의례처럼 사용해보지 않은 경우는 없을 것이다. 아니, 쿼드를 한 번도 써보지 않았다면 좋은 브랜드 한 곳을 놓치고 있다 해도 무방하다. 사실 매혹적인 디자인과 실용성, 그리고 퀄러티를 두루두루 갖춘 쿼드의 제품은, 가격적인 메리트까지 더해져서, 오랜 기간 많은 애호가들을 사로잡아왔다. 그리고 이번에 만난 VA-One이라는 모델은, 왜 아직도 시장에서 쿼드가 강력한 존재감을 갖고 있는지 설명해주는 증거라 해도 좋다.
 

사실 외관을 보면 굉장히 단출하다. 무척이나 심플한 디자인에 하프 사이즈의 섀시는 옛 진공관 시대의 느낌을 주기도 한다. 역시 주인공이 쿼드이고, 특히 본 작은 영미권에서 널리 인정받은 바 있다. 심지어 켄 케슬러 같은 평론가는 본 기를 가리켜서 ‘진공관의 회고적인 따스함을 갖고 있으면서도 모던한 스펙과 기능을 골고루 갖춘 모델’이라 격찬하고 있다. 대체 이 제품의 뭐가 특별하다는 것인가?
여기서 먼저 언급하고 싶은 것은, 바로 DAC 기능이다. 그렇다. 본 기엔 24비트/192kHz 사양의 DAC가 장착되어 있어서, 옵티컬, USB, 그리고 동축에 각각 대응한다. 무려 세 개의 디지털 입력단을 커버하고 있는 것이다. 단, 아날로그 단은 하나다. 이 부분은 약간 아쉽기도 한데, 본 기의 사이즈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조치라 하겠다.
 

또 하나 놀랄 것은 블루투스 기능. 뒤편에 안테나가 장착된 가운데, 전면 패널의 왼쪽에 블루투스 전용 스위치가 있다. 이것을 누르고, 자신의 핸드폰이나 태블릿에 동기화하면 그만이다. 그런 첨단 기능을 갖고 있으면서, EL84를 출력관으로 쓴 진공관 앰프라는 점은 진짜 온고지신의 미덕이 가득하다. 참고로 출력은 8Ω에 12W. 따라서 매칭되는 스피커는 최소 90dB 정도의 감도는 갖고 있어야 한다. 이 점만 명심하면, 매우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제품이다. 뭐 하나 더하거나 뺄 필요가 없는,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콘셉트라 하겠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185만원   사용 진공관 EL84EH×4, ECC82×2, ECC83×1   실효 출력 12W(8Ω), 15W(6Ω)   디지털 입력 Coaxial×1, Optical×1, USB B×1   아날로그 입력 RCA×1   주파수 응답 20Hz-50kHz(-3dB)   THD 0.5%   S/N비 90dB   입력 임피던스 50㏀   헤드폰 출력 지원(6.3mm)   블루투스 지원(apt-X)   무게 10.8kg

<월간 오디오 2017년 10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