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종학(Johnny Lee)
많은 오디오 애호가들의 로망 중의 하나가 바로 300B다. 이것은 어느 정도 내공을 쌓다가, 이제 되었다 싶을 때 손을 대는 관으로 되어 있다. 심지어 ‘오디오를 한다는 것은 종당에 300B를 만나기 위함이다!’라는 주장이 있을 정도다. 실제로 300B 자체가 음질적으로 워낙 우수해서, 자작 정도의 개념으로 만들어도 꽤 좋은 음을 낸다. 따라서 300B 앰프는 쉽게 접할 수 있는 물건이기도 하다. 그러나 제대로 된 메이커의 제품을 따진다면 손에 꼽을 정도. 그중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것이 본 기다.
사실 캐리에서 300B를 테마로 한 앰프는 여러 기종이 있지만, 인티앰프로는 최신 버전이 바로 본 기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SET. SET? 이것은 ‘Single Ended Triode’의 약자로, 3극관을 푸시풀이 아닌 싱글 방식으로 사용한 앰프를 뜻한다. 따라서 출력은 다소 적지만, 그 순도와 퀄러티는 여느 앰프가 쫓아올 수 없다. 특히, 클래스A 방식으로 설계해서, 말하자면 교과서적인 내용을 갖고 있다. 단, 출력은 놀랍게도 8Ω에 15W. 대략 이런 방식이 8W에 머무는 것에 비교하면, 거의 두 배나 한다. 따라서 SET 특유의 선도를 유지하면서도 높은 스피커 드라이빙 능력도 자랑하고 있다.
본 기의 구성은, 입력단에 6SN7 하나, 드라이버단에 6SN7 두 개, 그리고 출력단에 300B 두 개라는 극히 상식적이고, 모범적인 내용이다. 그러나 진공관 앰프의 진짜 실력은 트랜스에 있는 만큼, 이 부분에서 캐리의 오랜 구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사실 구형 웨스턴의 300B를 꽂는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현재 구할 수 있는 관으로 설계하되, 300B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관건. 그런 면에서 본 기는 상당히 인상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음을 들어보면 절대로 과거에 얽매어 있지 않다. 반응이 빠르고, 와이드 레인지하며, 투명도도 높다. 그러나 절대로 TR 스타일의 차갑고, 무기질적인 음은 아니다. 따라서 본 기를 빈티지 스피커에 매칭하기보다는, 잘 만들어진 요즘의 스피커, 특히 입력 감도가 높은 제품을 권한다. 탄노이와 JBL의 최신 시리즈는 두말하면 잔소리. 왜 아직도 300B를 사용하는지 충분히 납득하게 된다. 한 번 들이면 오래오래 곁에 두고 사용할 제품이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590만원 사용 진공관 300B×2, 6SN7×3 실효 출력 15W 주파수 응답 20Hz-23kHz(±0.75dB) 노이즈&험 -90dB 레지스터 1% 메탈 필름 웜업 타임 3분 브레이크인 타임 100시간 크기(WHD) 35.5×20.3×35.5cm 무게 23.1kg
<월간 오디오 2017년 10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