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종학(Johnny Lee)
드디어 어리스(Auris)가 한국에 상륙했다! 그간 여러 해외 오디오 쇼에서 보고 듣고 하면서 상당히 가능성을 가진 브랜드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한국에서 직접 실물을 대면하기에 이른 것이다. 사실 오디오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음악을 재생하는 도구이기는 하지만, 음질 못지않게 외관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토록 고품격의 디자인을 가진 진공관 앰프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는 순간 가벼운 탄성이 나올 정도다.
이번에 만난 포르티노(Fortino) 6550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말 공들여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외관을 고급스러운 가죽으로 감싸고, 수려한 목재로 포인트를 줬다. 손으로 가볍게 만지면 그 촉감이 정말로 뛰어나다. 장인의 솜씨 좋은 손길이 듬뿍 느껴지는 순간이다.
사실 어리스는 세르비아를 배경으로, 점차 세계적인 브랜드로 커가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동유럽산 제품에 잘못된 편견이 하나 있다. 즉, 동유럽이니까 무조건 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미의 브랜드가 채용하는 부품 대부분을 쓰고, 거기에 장인들을 투입해 더욱 공들여 만든다고 하면, 원가의 측면에서 과연 얼마나 더 저렴해질 수 있을까? 이 부분을 혼동하면 안 된다고 본다.
본 기만 해도, 문도르프와 비마의 커패시터, WBT의 단자 등 주요 부품이 최상급으로 꾸며져 있다. 또 두 개의 C 코어를 덧붙인 특별한 트랜스포머는 자사제를 쓰거나 혹은 인근의 트라포매틱에서 조달한다. 진공관의 경우, 여러 메이커에서 선별적으로 쓰고 있는데, 그중엔 NOS(New Old Stock)이라고 해서, 과거 RCA, 지멘스 등에서 생산된 상태 좋은 명관을 투입하기도 한다. 본 기에도 매우 특별한 관이 쓰였음은 물론이다.
본 기는 6550을 푸시풀 방식으로 증폭하되, 입력단은 클래스A로 꾸미고, 신호 경로를 짧게 해서 출력과 음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포획한 콘셉트이다. 따라서 8Ω에 50W라는 양호한 스펙을 확보하고 있는데, 어지간한 스피커는 구동에 큰 무리가 없다. 또 음 자체가 무척 투명하면서, 부드럽고 또 매력적이다. 외관으로 말하면, 정말로 고혹적으로 아름다운 동구의 미녀를 보는 듯하다. 단순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나오는 제품이라 하겠다. 이런 품격 높은 제품은 정말로 오랜만에 만나는 것 같다.
수입원 SP-오디오 (02)2156-7590 가격 683만원 사용 진공관 6550×4, ECC82×4 실효 출력 50W 주파수 응답 17Hz-30kHz(±1.5dB) 입력 임피던스 100㏀ 출력 임피던스 4Ω, 8Ω 아날로그 입력 RCA×4 크기(WHD) 45×27×40cm 무게 19.5kg
<월간 오디오 2017년 10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