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최성근
하이엔드 스피커는 고가인만큼 세팅 환경에 민감하고 들리지 않는 아주 작은 음을 살려내는 묘미가 있다. 하지만 극도로 민감한 트랜스듀서인만큼 수억 원을 투자하고도 제대로 소리를 뽑지 못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어쿠스틱 환경 탓도 있겠지만 세팅에 대한 미숙이다. 항상 주장하는 바이지만 ‘좋은 음식을 만들려면 좋은 음식을 먹어봐야 하듯, 좋은 소리를 만들려면 좋은 소리를 들어봐야 한다’. 일반적인(?) 스피커에 비해 세팅이 난해한 이유는 재생음이 객석에서 듣는 것(리얼리티)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무대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하이퍼 리얼리티)에 가깝기 때문이다. 따라서 얼티밋은 원 브랜드 풀 세트로 가지 않는 한 매우 세심한 매칭이 전제되지 않는 한 무조건 돈을 쏟는다고 좋은 소리를 들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객석에서 들을 수 있는 재생음의 어포더블한 하이엔드 오디오가 필요하다. 헤코의 탑 엔드 스피커 콘체르토 그로소가 마음에 들었던 점 중 하나였다. 충분한 출력만 갖추어 준다면 인티앰프로도 단번에 ‘어? 다르다!’라는 느낌을 갖게 만들어준다.
필자가 처음 경험했던 헤코의 스피커가 콘체르토 그로소였는데, 이 스피커는 첫 만남에서부터 다른 하이엔드 스피커와 경쟁할 수 있는 본격파로 각인되었다. 많은 하이엔드 메이커가 ‘이 기기가 왜 이렇게 비싼가요?’라고 질문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제각각이다. 모두 독자적인 설계와 관련이 깊은데, 헤코의 콘체르토 그로소는 이런 맥락에서 상당히 많은 특장점을 갖추고 있다. 그 하나를 예로 들자면 사이드 파이어링 방식의 12인치 서브우퍼. 배플의 폭을 줄이면서 저음의 양감을 확보하는 기술이다. 저음은 방향성이 없고 회절한다는 사실에 기반한 설계다. 더 이상적인 사이드 파이어링이 가능하도록 8인치 크기의 미드·우퍼를 별도로 두고 서브우퍼의 HF를 110Hz로 제한했다.
또한 콘체르토 그로소는 알니코 미드레인지에 특화되어 있는데, 재생 범위는 580Hz(LF)에서 3,100Hz(HF)에 이른다. 크로스오버 설정 주파수로 판단컨대 위상 충돌을 철저히 배제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7인치에 가까운 미드레인지 드라이버의 LF를 580Hz로 제한하게 되면 디스토션이 현저히 낮아져 중역의 해상도를 개선시킨다. 여기에 92dB의 능률을 갖췄다는 것과 트라이-앰핑이 가능한 설계라는 점도 콘체르토 그로소의 운용 가능성을 끌어올리고 있는 포인트다.
마그낫의 RV3 인티앰프와 MCD 1050 CD 플레이어, 오엘바흐의 XXL 블랙커넥션 인터 케이블과 오엘바흐 바이테크 4Bi 스피커 케이블로 연결하여 청음해 본다. 심수봉에서부터 코플랜드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적 호소력은 ‘연주 현장으로 청자를 데리고 간다’라는 진부한 표현 외에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수입원 (주)다비앙 (02)703-1591 가격 1,280만원 구성 4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30.4cm, 패시브 라디에이터 30.4cm, 미드·우퍼 20.3cm, 미드레인지 17cm, 트위터 3cm 재생주파수대역 16Hz-52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110Hz, 580Hz, 3.1kHz 임피던스 4-8Ω 출력음압레벨 92dB/2.8V/m 권장 앰프 출력 30-550W 파워 핸들링 325W 크기(WHD) 32.4×135.2×61.7cm 무게 63.1kg
<월간 오디오 2017년 11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