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종학(Johnny Lee)
가끔 해외 오디오 쇼에서 만났던 오디오 스페이스의 대표작 레퍼런스 3.1을 이번에 만나게 되었다. 동사는 그간 LS3/5a라던가, 웨스턴 일렉트릭의 300B 등을 리이슈하는 데 큰 능력을 발휘해왔다. 이런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진공관 앰프 및 스피커의 생산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본 기에 투입된 출력관 KT88은, 오디오 스페이스의 각인이 선명한 바, 아마 자체 제작한 관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한편 레퍼런스 3.1엔 300B 버전도 있다. 이 역시 흥미를 자아낸다.
본 기는 12AX7을 드라이버단에 투입하고 있는데, 무려 4개나 쓰고 있다. 이 자체가 쌍3극관이라 두 개의 출력관을 커버하지만, 1대1이란 비율로 매칭하고 있다. 여기서 남다른 만듦새를 보여준다. 또 기본적으로 클래스A 방식을 추구해서, KT88이라고 해도, 오로지 힘으로만 밀어대는, 남성적인 근육질을 자랑하는 음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오히려 3극관처럼 투명하고, 디테일하며, 아름다운 음을 자랑한다.
한편 울트라리니어 모드일 경우 48W, 트라이오드 모드일 때 26W의 출력을 내는데, 결국 양보다 질을 추구하고 있는 셈이다. 또 이렇게 출력을 적절하게 조절하면, 관 자체가 받는 스트레스가 적어서 수명도 연장이 된다. 프로젝터를 사용할 때 밝기를 적절하게 조절하면 더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는 것과도 같다.
튼실한 스테인리스 섀시에 EI 트랜스포머를 장착하고, 고급 부품으로 무장한 본 기는 역시 외관만큼이나 무겁다. 약 29kg이나 한다. 혼자서 들어서 옮기려고 한다면 단단히 주의해야 할 것이다. 또 이렇게 무거우면 그만큼 진동에서도 자유롭다. 고전적인 진공관 사운드의 미덕을 추구하는 회사인 만큼, 그 음에 있어서도 어딘지 모르게 노스탤직한 느낌도 묻어난다. 상당히 좋은 반응을 기대할 만한 제품이라 하겠다. 요즘 KT88을 장착한 앰프들이 많이 보이는데, 5극관을 트라이오드로 구동한다는 새로운 유행이 점쳐지고 있다. 정말 KT88을 둘러싸고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수입원 다빈월드 (02)780-3116
가격 290만원 사용 진공관 KT88×4, 6N8P×2, 12AX7×4 실효 출력 48W(Ultralinear), 26W(Triode) S/N비 80dB 이상, 65dB 이상(Phono) 입력 임피던스 100㏀, 47㏀(MM) 입력 감도 200mV, 3-5mV(MM) 크기(WHD) 40.5×21.5×47.5cm 무게 28.7kg
<월간 오디오 2018년 4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