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종학(Johnny Lee)
최근 뛰어난 가성비로 많은 애호가들을 사로잡은 진공관 앰프가 있다. 바로 페즈 오디오의 티타니아다. 페즈 오디오는 저가형 중국산을 우리가 밀어내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고 있는데, 시장의 반응이 매우 호의적이다.
특히 여기서 주목할 것은, 진공관 앰프로는 이례적인 와이드 레인지의 실현이다. 스펙을 보면 18Hz-103kHz를 커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통상의 진공관 앰프가 20Hz-20kHz를 간신히 포괄하는 수준임을 고려하면 상당히 고무적이다. 물론 TR에 비교하면 좁다고 할 수 있지만, 이 정도 내용이면 진공관에서는 놀라운 커버리지다. 따라서 KT88을 썼음에도, 그것도 푸시풀 방식인데도 불구하고, 음이 전혀 둔하지 않고 또 투명하며, 개방감이 넘친다. 그 비밀 중 하나는 트랜스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그 밖에 설계라던가, 전원부 등에도 여러 고안이 들어갔다.
여기서 본기에 투입된 관을 살펴보면, ECC83, 미국에서 12AX7이라 불리는 관 두 개가 보인다. 이것은 쌍3극관의 구조다. 즉, 하나의 관으로 두 채널을 커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중 한 개가 초단, 또 하나가 드라이브단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야말로 최소한으로 관의 비중을 줄이면서, 적절한 원가 절감을 도모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한편 늘 관심의 초점이 되는 출력관의 경우, KT88을 사용했다. 일렉트로 하모닉스의 제품으로, 중·저가의 진공관 앰프에 널리 쓰이는 편이다. 여기서 메이커는 이런 관을 쓸 경우, 되도록 다양한 음악을 커버하는 것이 목적이라 밝히고 있다. 따라서 클래식부터 가요까지 골고루 좋아하는 애호가들에게 요긴하지 않을까 싶다. 원래 동사는 트랜스 제조에 일가견이 있다. 그 핵심 기술을 움켜쥐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최소한의 레이아웃으로 멋진 음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새삼 원천 기술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수입원 오디오갤러리 (02)549-9081
가격 312만7천5백원 사용 진공관 KT88×4, ECC83×2 실효 출력 45W 회로 타입 푸시풀 AB1 클래스 주파수 응답 18Hz-103kHz(-3dB) 출력 임피던스 4Ω, 8Ω THD 0.2% 이하 크기(WHD) 42×17.5×41cm 무게 17.5kg
<월간 오디오 2018년 4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