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o Acoustic HB-X1 키소 어쿠스틱, 소형 하이엔드 스피커의 롤 모델
한은혜 2018-05-01 18:43:11

글 김관명

 

 

작지만 가장 하이엔드다운 소리를 들려주는 스피커를 꼽자면 단연 키소 어쿠스틱(Kiso Acoustic)의 HB-X1이다. 이 2웨이 스피커의 첫인상은 ‘이 가격에 이렇게 작아도 되나?’라는 것. 폭이 14.8cm, 높이가 31.3cm, 안길이가 22.4cm에 불과하다. 피어리스제 우퍼는 3.9인치. 포스텍스제 링형 트위터는 상대적으로 커 보이지만 그래도 0.66인치에 그친다. 다만 흑단 블록을 깎아 만든 두툼한 혼이 붙어 있어 약간의 시각적 포만감은 준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HB-X1은 일본 장인들이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만든 예술품이자 스스로 소리를 내는 악기에 가깝다. 구석구석 만듦새가 너무나 뛰어나다. 인클로저 형상이 어쿠스틱 기타의 볼록하고 잘록한 허리선과 엉덩이선을 닮은 것도 특징. 그도 그럴 것이 HB-X1이 일본 다카미네 악기제작소의 그 유명한 기타 제작 라인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두께 2.5mm 마호가니 단판 목재가 윗면에서부터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뒷면으로 넘어가는 것은 이러한 타카미네의 내공 없이는 불가능하다.
 


전면 배플과 크로스오버 회로를 수납한 하단 격납고는 단풍나무 집성재, 측면은 2.6mm 마호가니. 크로스오버 회로에는 문도르프 특주 동박 코일과 커패시터를 호화롭게 투입했다. 임피던스는 8Ω, 감도는 85dB, 주파수 응답 특성은 40Hz-30kHz. 저역 하한이 웬만한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를 뺨치는 점이 놀랍다. 크로스오버를 상당히 높은 5kHz에서 끊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저역 재생 구조는 일종의 백로드 혼형. 우퍼 후면의 방사음이 인클로저 밑면 덕트로부터 하단 격납고 전면의 슬릿 형태의 덕트로 빠져나간다.
 


HB-X1을 구사하는 데는 담대함이 필요하다. 크기만 보고 적당히 벌려놓고 저음량에 니어필드로 듣다가는 이 스피커 저력의 반도 느낄 수 없다. 두 스피커를 충분히 벌려놓고 대음량으로 호방하게 들으면 그야말로 악기들이 실물 사이즈로 등장한다. 광활한 사운드 스테이지, 정교한 이미지, 예리하고 싱싱한 음끝. 하이엔드 사운드의 모든 것을 갖췄다.

 


수입원 탑오디오 (070)7767-7021
가격 1,800만원(스탠드 별매 : 20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0cm, 트위터 1.7cm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5dB   크기(WHD) 14.8×31.3×22.4cm   무게 5.2kg

 

<월간 오디오 2018년 5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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