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종학(Johnny Lee)
이번에 만난 야마하의 NS-5000이라는 모델을 그냥 사진만 본다면, ‘아, 그냥 AV 관련 스피커 하나 나왔구나’ 하고 다른 페이지로 넘어갈 것이다. 이것은 큰 오산이다. 여기서는 간략한 소개에 그치겠지만, 따로 자료를 찾아서 봐도 좋을 만큼, 물건다운 물건이 나왔기 때문이다. 전통의 NS 시리즈의 일환인데다가, 동사만의 음향 철학까지 개재했으니, 많은 기대를 할 수밖에 없는 플래그십 제품이다.
일단 진동판의 소재가 새롭다. 100% 자이론(Zylon) 소재를 동원했는데, 베릴륨 못지않게 정확하고 빠른 응답 특성을 자랑한다. 나사(NASA)와 협력해서 개발했다는 말도 들리는데, 꼭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현존하는 스피커 진동판 중에 손꼽을 만한 명기임에는 분명하다. 또 인클로저 자체의 공진과 공명을 억제하는 동사만의 기술(특허 출원 중이라고 한다)인 R.S. 쳄버도 빼놓을 수 없다. 따라서 인클로저 내부에 흡음재를 동원하지 않고도 부대 음이 없는 재생을 가능하게 한다. 또 홋카이도의 백색 자작나무를 세심하게 가공해서 적층한 합판 캐비닛의 만듦새는 보면 볼수록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플리니우스의 마우리·카이타키·P10의 라인업을 동원했다. 과연 베일을 몇 겹 벗긴 듯한 빼어난 해상도와 풍부한 다이내믹스는, 듣는 내내 빠져들게 했다. 정명훈이 지휘한 말러의 교향곡 2번의 경우, 전 대역에 걸쳐 일체 파탄이나 왜곡이 없이 이쪽으로 다이렉트하게 쭉 뻗어온다. 넓은 대역과 깊은 울림. 과연 급수가 다르다. 다이애나 크롤의 ‘The Look of Love’를 들어보면, 수려한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담담하면서도 매력이 넘치는 보컬이 마음을 사로잡아, 지그시 눈을 감은 채 감상에 몰두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비틀즈의 ‘Strawberry Fields’를 들으니, 다양한 악기가 동원된 복잡한 편집의 효과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마치 요즘 녹음한 것처럼 신선하고 활력이 넘친다.
수입원 야마하뮤직코리아 (02)3467-3300
가격 2,000만원(스탠드 포함) 구성 3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30cm, 미드레인지 8cm, 트위터 3cm 재생주파수대역 26Hz-40kHz(-10dB) 크로스오버 주파수 750Hz, 4.5k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8dB/2.83V/m 크기(WHD) 39.5×69×38.1cm 무게 35kg
<월간 오디오 2018년 5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