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덴센의 오너인 토마스 실레센 씨는 ‘덴센 앰프들의 출력이 왜 이렇게 낮게 설정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몇 가지 설명을 덧붙이긴 했지만, 답변의 요지는 간단했다. 한 쌍의 출력석만 사용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싱글 3극관 구성 진공관 앰프의 청초함과 뉘앙스 표현력에 대응하는 솔리드스테이트 시대의 앰프로 해석된다. 신호의 순도를 높이기 위해 비샤이 메탈 필름 저항과 덴센 특주형 커패시터, 비마 필름 커패시터와 출력 트랜지스터로 일본 산켄 사의 TR 등, 견실한 오디오 전용 부품이 투입된다. 부연설명하자면, 채널당 여러 개의 출력석을 달고 있는 앰프들은 TR가 늘어난 수만큼 왜곡된다. 왜곡을 줄이기 위해 하이엔드급 대출력 앰프들은 고선별 페어 매칭 소자를 사용하고 있지만, 가장 단순한 저항조차 완벽하게 동일한 값이란 이론상 가능할 뿐이다.
덴센 B-130XS의 출력은 80W로, 4Ω에선 리니어하게 160W로 증폭된다. 일반적으로 임피던스 저하에 따른 리니어한 증폭을 감당하면서 낼 수 있는 적정한 출력이다. 덴센의 B-130XS는 최대 출력에서 셧다운 염려 없이 연속적인 음악 재생이 가능하다. 실제로 꽤 큰 음량으로 들어도 섀시는 약간의 온기감만 느껴질 뿐 뜨거워지지 않는다. 열이 어디로 방출되는지 아무리 살펴봐도 B-130XS에는 벤추리 구조나 히트싱크 같은 건 보이지 않는다. 비밀은 압출 알루미늄을 사용한 앰프 케이싱에 있다. 순은이나 순동보다는 못해도 알루미늄은 열 전도율이 높은 금속 재료로서, 이 자체가 사방으로 열을 효율적으로 발산하는 훌륭한 방열판 역할을 한다.
파워 앰프부가 단순함을 추구했다면 프리앰프부는 반대로 얼티밋 하이엔드에서나 보이는 정밀 볼륨을 탑재했다. 200스텝의 볼륨은 재생되는 음반에 가장 적합한 구간을 찾도록 돕는다. B-130XS는 일반적인 인티앰프와 달리 마치 프리·파워 분리형 앰프처럼 개방감 있는 소리를 들려주는데, 이러한 음의 바탕엔 신호 왜곡을 최소화하는 회로 구성과 부품의 사용이 관련된다.
자비안의 스튜디오 모니터형 프리미오 스피커와 연결했을 때 궁합이 무척 좋다. 특히 현악 연주에서 동급 인티앰프에서 느끼기 힘든 마이크로 다이내믹스의 뉘앙스와 질감 표현력이 매력이다. 드라마틱 테너라기보다는 테노레 리리코의 세계다. 필자라면, 스펜더의 SP1/2R2이나 하베스의 슈퍼 HL5 플러스 같은 전아한 통울림이 있는 스피커와 매칭하고 싶다. 반대로 덴센 B-130XS로 에너지 펌핑을 추구하는 유저라면, 두 조의 프리 아웃 단자를 활용, 바이앰핑, 심지어 트라이앰핑까지 시도할 수 있다.
수입원 (주)다비앙 (02)703-1591
가격 350만원 실효 출력 80W(8Ω), 160W(4Ω) 주파수 응답 2Hz-500kHz(+0, -3dB) THD+N 0.05% 이하 파워 서플라이 500VA 스토리지 커패시티 90,000㎌ 크기(WHD) 44×6.4×31cm 무게 13kg
<월간 오디오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