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나는 멜로디의 제품이다. 예전에 KT88을 쓴, 제법 듬직한 인티앰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어서, 아무래도 친근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을 터이다. 그 제품들은 지금도 중고 장터에서 인기가 높다. 말 그대로 정공법으로 만들었다. 최상의 부품을 투입하고, 손으로 일일이 배선을 하는 하드 와이어링 방식, 그리고 수려한 블랙 하이그로시 외관. 정말 가성비를 논할 때,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제품이다.
그 사이, 멜로디는 멜로디대로 본격적인 하이엔드 지향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외국의 오디오 쇼에 가면 커다란 부스에 윌슨 오디오나 JBL의 플래그십 모델을 걸어놓고 펑펑 울려대는 모습은 말 그대로 장관. 하지만 이렇게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면서도, 그 한편으로 초심을 잃지 않는 모습도 보기 좋다. 이번에 만난 아스트로 블랙 22 MK2가 그 초심의 증거다.
역시 그간의 노하우와 테크놀로지가 멋지게 결합되어, 뛰어난 가성비를 유지하는 전통은 변함이 없다. 오히려 실 내용은 기존의 제품 못지않으면서도, 사이즈 면에서 다채로운 사용성이 부각되고 있다. 출력관은 3극관인 2A3을 채널당 2알씩 푸시풀로 활용, 18W의 출력을 내며, 초단관은 6SN7 4알, 독특한 모양의 정류관은 보기 드문 101D이다. RCA 입력단 4개와 함께 XLR 한 개를 투입한 점도 긍정적인 변화다.
기존의 제작 방식은 그래도 고수하면서, 퀄러티를 유지하고, 적절한 가격대를 끌고 가는 면에서 여러 모로 귀감이 될 만하다. 이 정도라면 중급 사이즈의 브리티시 스피커는 너끈히 구동하리라 보이며, JBL이나 클립쉬와 같은 호방한 성격의 제품들도 염두에 둘 만하다. 개인적으로 클립쉬와 흥미로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혼 타입의 높은 감도를 고려하면, 오히려 출력이 남아돌 정도. 여러 모로 주목할 만한 제품이라 하겠다.
수입원 제이원코리아 (02)706-5436
시스템 협찬 서울전자 (02)3272-1300
가격 430만원
사용 진공관 2A3×4, 6SN7×4, 101D×1
실효 출력 18W
주파수 응답 20Hz-30kHz
입력 임피던스 200㏀
출력 임피던스 4Ω, 8Ω
S/N비 88dB 이상
THD 1%
크기(WHD) 43.9×18.5×38.1cm
무게 25.9kg
<월간 오디오 2018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