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덴마크 오르후스에서 피터 링도르프 씨를 만났더니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들려줬다. 최근에 모 오디오 쇼에 갔는데, 옆방엔 각종 흡음재, 튜닝재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어마어마한 시스템으로 구동하더란다. 그런데 자기 방엔 아무 조치도 없이, 단출한 시스템만으로 울렸다. 문제는 방문객들이 링도르프의 음을 더 높이 평가했다는 것이다. 대체 무슨 일일까?
어떻게 오디오를 설계하든, 일정한 시청 공간에 놓여서 울리게 되어 있다. 즉, 룸의 영향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링도르프 씨는 이 부분에 대한 연구만 30년 가량 했다. 거기에 첨단 디지털 기술을 응용, 중간에 일체의 피드백이나 간섭이 없는 서킷을 개발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예를 들어 CD를 통해 PCM 신호를 받는다고 치자. 기존의 디지털 앰프는, 이 신호를 일단 아날로그로 돌린 다음, 다시 디지털 변환 과정을 거친다. 링도르프는 그렇지 않다. PCM 신호의 타임 코드를 그대로 수용해, 디지털 앰프에서 처리한다.
물론 이론은 쉽지만, 구현은 만만치 않다. 이를 위해선 엄청난 수준의 알고리듬이 필요하다. 이미 2000년대가 도래하기 전부터 이 부분도 연구에 연구를 거듭, 일체 피드백을 걸지 않은 풀 디지털 앰프를 구현했다. 따라서 그 음은 지극히 아날로그적이다. 두께감도 있고, 저역의 펀치력도 상당하다. 겉보기엔 작을지 모르지만, 8Ω에 200W를 내는 힘은, 종래의 리니어 파워와 다른 차원이다.
거기에 다양한 디지털 및 아날로그 입력단을 제공하고,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내장해서 얻는 여러 즐거움들도 빼놓을 수 없다. 이를테면 스트리밍이라든가, 인터넷 라디오 등 요즘의 변화된 오디오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오디오 업계에선 뭐 하나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마치 세상이 바뀐 것같이 호들갑을 떤다. 그런 면에서 본 기의 출현은, 강력한 허리케인이 몇 번이나 강타한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식으로 디지털의 강점을 활용하면, 오히려 지극히 아날로그적이다. 이 부분을 절대로 간과하지 말았으면 싶다.
수입원 ODE (02)512-4091
가격 960만원 실효 출력 200W(8Ω), 400W(4Ω) 디지털 입력 AES/EBU×1, Coaxial×2, Optical×3, USB B×1(32비트/384kHz, DSD128, DXD), USB A×2 디지털 출력 Coaxial×1 HDMI 입력 3 HDMI 출력 1 주파수 응답 20Hz-20kHz(±0.5dB) THD 0.05% 네트워크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블루투스 지원(Ver4.2) 헤드폰 출력 지원(3.5mm) RoomPerfect 지원 크기(WHD) 45×10.5×36cm 무게 8.2kg
<월간 오디오 2018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