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3/5a를 향한 집념
글 | 이종학(Johnny Lee)

일전에 상하이 오디오 쇼를 갔다가, 서적 코너를 뒤져봤다. 물론 한자로 쓰여 있어서 읽을 순 없지만, 그중 3/5a를 다룬 책을 발견하고는 결국 구매하고 말았다. 대체 이 작은 스피커의 무엇이 중국 애호가까지 사로잡았을까? 여러모로 의문투성이의 제품이다. 당초 BBC의 니어필드 모니터로 개발된 이 제품은 무려 20여 개의 시제품을 만든 가운데 선별되었다. KEF 유닛을 중심으로 여러 회사가 도전장을 내민 것도 흥미롭다. 이 전설적인 작품을 리메이크하기 위해 특별한 도전이 행해진 바, 그 주인공은 데렉 휴즈(Derek Hughes) 씨. 볼트와 시어스에 재직하면서 다채로운 드라이버 개발에 참여한 인물이다. 이로써 온전하게 오리지널 드라이버가 탄생되었고, 인클로저와 여러 요소들이 재현되었다. 챠트웰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것을 보면, 수많은 3/5a 버전 중에 챠트웰을 채택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입력 감도가 83dB에 불과하고, 저역은 70Hz에 머무는 등, 여러 가지 악조건이 많지만, 성악을 중심으로 한 중독성이 높은 음은 절대로 물리치기 힘들다.

반세기 동안 이어 온 뿌리 깊고 심지 깊은 명작
글 | 김남

이 스피커는 태어난 지 반세기가 되어 간다. 영국 BBC가 제시한 이 스펙에 따라 제조되었고, 사용자가 세계적으로 몇 개 사단에 이르며 사용자를 가리켜 군대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반세기 동안 시종일관 공통의 스펙이라니 놀랍기 짝이 없다. 그렇다면 사실 스피커는 반세기 전에 완성되었다는 결론이기 때문이다. 그 원조 스펙을 엄수하면서 제조하는 업체가 몇 개로 늘어나고, 그래험도 후발 업체이지만 근래 들어 그들의 이 소형기는 부쩍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이미 국제적으로 성능이 공인되었으며, 가격도 튀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고, 무엇보다도 사용 앰프가 까다롭지 않아서 좋다. 초창기에는 대용량의 고급 파워 앰프에 물리라는 과장된 풍설이 있었지만 보통의 진공관 앰프와 잘 어울리고, 이미 수차례 테스트를 해 봤지만 그중에서도 5극 출력관인 EL34 제품과 잘 어울린다. 20-30W 출력의 인티앰프로 만족스럽게 울릴 수 있으며, 5평 내외라면 저역 부족도 전혀 없다. 오히려 깨끗하고 입체적인 저역은 웬만한 중형기보다 더 낫다. 왜 반세기가 되어가는데도 이 소형기의 명성이 조금도 줄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활발해지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뿌리 깊고 심지 깊은 명작이다.

수입원 제이원코리아 (02)706-5436   가격 350만원(체리)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11cm, 트위터 1.9cm   재생주파수대역 70Hz-20kHz(±3dB)   임피던스 11Ω   출력음압레벨 83dB   권장 앰프 출력 25-50W   크기(WHD) 19×30×17cm   무게 5.3kg

<월간 오디오 2019년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