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그덴은 브리티시 계열 인티앰프의 효시라고 해도 될 만큼 오랜 전통을 지녔다. 이미 50여 년 전 세계 최초로 솔리드스테이트 방식의 퓨어 클래스A 앰프를 개발했다. 그런 서그덴이 2017년에 창립 50주년을 맞아 파격적인 기념 모델을 선보였다. 바로 ANV-50인데, 모델명에서 알 수 있듯이 50주년을 기념하고 50W 출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마스터클래스 시리즈의 ANV-50은 특별함이 많은 기념 모델인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디자인이다. 꾸준히 유지해 온 패밀리룩 스타일이라 할 수 있는데, 새롭게 파격적인 컬러 적용으로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로 선보였다. 전면 패널에 마치 고급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오렌지 컬러를 채택했고, 블랙 컬러의 노브와 LED 가이드 등이 부분적으로 인상적인 포인트를 제공해 현대적인 세련미와 한 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함까지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은은한 퓨어 화이트의 LED 라이팅이 고급스럽고 은은한 분위기를 더해 준다.
특히 ANV-50이 주목받는 이유는 동사 제품 중 스위칭 파워를 적용한 최초의 클래스A 증폭 방식 앰프이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브리티시 전통 브랜드인 서그덴으로서는 상당히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앰프는 스위칭 전원부를 채널별로 독립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고전류와 1MHz의 스위칭 전원을 통해 속도감 있고 항상 균일하고 안정적인 전원 공급을 지원하고 있다. 신호 경로에는 DC 커플드 방식을 적용하고, 히트 싱크를 내부에 배치했으며, 클래스A 동작 방식인데도 발열이 많지 않다. 그리고 전류 변화에도 항상 일정한 신호 세기를 유지하기 위해 서그덴의 에러 커렉션 보정 회로를 사용해 부하에 따라 민감한 출력과 신호의 왜곡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철저히 가청 주파수 중심의 튜닝을 통해 서그덴만의 브리티시 사운드를 만들어 냈다.
사운드 성향은 50주년 기념 모델답게 정통적인 브리티시 인티앰프의 성향을 제대로 유지하면서도 대역 재생 능력을 더욱 끌어올려 소편성에서 대편성에 이르기까지 부족함 없는 사운드를 제공하고 있다. 스위칭 파워부의 성공적인 적용을 통해 순간적인 댐핑 능력이 기대 이상이며 스피커의 드라이빙 능력이 뛰어난 편이다. 무엇보다 50주년 기념 모델인 ANV-50은 서그덴의 역사와 전통을 유지하고, 여기에 향후 미래에 대한 방향성까지 제시해 주고 있다. 브리티시 인티앰프의 명성을 회복시켜 주는 스페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월간 오디오 2019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