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장현태
PRE1 프리앰프와 PA100 파워 앰프의 조화는 특별했다. 독립적인 제품으로 들으면 언뜻 상반된 성향의 사운드를 추구하는 듯하지만, 결과적으로 조합했을 때는 서로의 특장점을 더욱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PA100이 넘치는 에너지와 현대적인 밸런스에 적극적인 성향을 지녔다면, PRE1은 현대적인 맛보다는 과거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더욱 강조하고 있었던 것.
프랑스를 대표하는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인 자디스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바로 부정할 수 없는 진공관 앰프의 명가라는 것과 골드 패널이 강조된 귀족풍의 화려함일 것이다. 자디스는 오랜 세월 동안 변함없는 전통성과 장인 정신으로 제품을 만들어 왔기에, 제품의 가치를 더욱 인정받고 있는 듯하다. 사운드 측면에서도 개성 넘치는 진공관 사운드가 확고했고, 그들만의 사운드 철학이 분명하여, 자디스만의 매력을 분명 각인시켰다. 마치 외관의 화려함이 사운드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었다고 생각될 정도. 이번 리뷰에서 소개할 동사의 신제품은 규모와 성능 면에서 또 한 번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바로 PRE1 프리앰프와 PA100 파워 앰프로 전원부 포함 일체형 제품이다.
먼저 신형 파워 앰프인 PA100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자디스를 기억할 때, 누구든지 JA80, JA200 등 전원 분리형의 모노블록 파워 앰프들을 떠올릴 것이다. 물론 인티앰프의 경우 분리형이 없었지만, 파워 앰프에서는 PA100으로서 최초로 전원부를 포함한 스테레오 버전의 한 덩어리 제품이 탄생된 셈이다. 언뜻 보아도 엄청난 규모에 잠시 놀라게 된다. 출력관을 포함한 진공관만 총 18개가 장착된 만만치 않은 사이즈의 파워 앰프이기 때문. 출력이 높은 만큼 전원 및 출력 트랜스의 무게도 엄청나다. 단연 PA100은 헤비급의 파워 앰프로 분류해야 할 것이다. 동사의 모든 제품과 동일한 고급 스테인리스 섀시를 베이스로 사용하고, 전면 패널은 골드 플레이트를 적용, 특유의 화려하고 귀족적인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
바이어스 조정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출력관으로는 6550, KT88, KT120, EL34 등 다양한데, 이번 리뷰 제품에는 6CA7(EL34) 출력관을 채널당 6개씩 총 12개 사용한 버전이다. 클래스AB 증폭 방식을 채택하였고, 울트라 리니어 방식으로 5극 출력관의 사운드를 최대한 끌어 올리고 있다. 이를 통해 채널당 최대 150W의 고출력 앰프로 완성되었고, 고정 바이어스를 사용하고 있다. 출력관의 드라이빙을 위해 쌍3극관인 텅솔 사의 ECC83을 채널당 2개씩 사용하고 있으며, 각 채널의 입력단에는 ECC82EH를 하나씩 사용하여 에너지 넘치는 고출력 진공관 앰프임을 증명한다. 내부 배선은 동사가 추구하는 하드와이어링 방식의 수작업으로 철저히 제작되어 있다. 재생 주파수 범위는 20Hz에서 50kHz까지로 동사의 파워 앰프들 중에서는 가장 넓은 재생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자디스가 추구해 온 고출력 진공관 파워 앰프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 모범적인 사운드를 만날 수 있다. 참고로 동사의 고출력 진공관 앰프의 경우 입력 감도가 하이파이 기준이 아닌 700mV 입력, 즉, PA 기준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이를 위해 자사의 프리앰프 매칭을 권장하고 있다. P100 파워 앰프 역시, PRE1 프리앰프와 함께 매칭을 염두에 두고 출시되어 있다.
다음으로 PRE1 프리앰프를 살펴보자. 꽤 오랜만에 만나는 자디스의 새로운 라인 전용 프리앰프이다. 누구든지 자디스라면 기존 JP80이나 JPL 프리앰프 디자인을 기억하게 되는데, 신제품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프리앰프 스타일로 변화했다. 언뜻 보면 진공관 인티앰프를 연상시키도 하는데, 앞쪽으로 진공관을 배열하고 뒤쪽으로 트랜스포머와 전원부를 케이스 속에 장착한 일반적인 디자인이다. 골드 플레이트가 강조된 전면 패널에는 채널 별로 분리된 독립 볼륨이 자리 잡고 있다. 참고로 이번 리뷰는 XLR 단자로 구성된 버전으로 진행되었다. 후면 입·출력 단자는 모두 XLR 단자가 장착되어 있으며, 입력 3계통과 출력 1계통이 설치되어 있다. RCA 전용 버전이 국내에도 소개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해외 자디스 홈페이지에서는 RCA 버전 역시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 XLR 1번 단자는 독특하게 토글 실렉터 스위치를 통해 11dB과 14dB로 두 가지 게인을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는데, 이는 앞서 언급한 파워 앰프의 감도를 고려한 기능이다. PRE1에는 증폭도가 좋은 텅솔 사의 12AX7 쌍3극관을 채널당 3개씩 사용하고 있다. 전원부의 경우 B 전원과 히터 전원부를 분리하여 PCB 구성, 전원 공급으로 발생되는 리플 노이즈에 대비하고 있다. 전원부를 제외한 라인 회로부는 자디스 특유의 하드와이어링 방식으로 제작되어 있다. 이후에도 언급하겠지만 프리앰프의 사운드 성향은 철저히 가청 주파수를 고려한 진공관의 온화함을 강조한 튜닝이 중심에 있었다.
보컬 곡으로 ‘What a Wonderful World’를 에바 캐시디의 목소리로 들어보았다. 여성 보컬의 중역 밸런스가 강조되어 있지만, 기존 자디스의 앰프에서 경험했던 질감보다는 오히려 더 고전적인 성향으로 해석되는데, 차분하고 부드러운 성향을 엿볼 수 있다. 이는 PRE1 프리앰프가 음장감이나 해상력을 강조하기보다는 철저히 아날로그적인 튜닝을 중심에 둔 결과물이기 때문. 대편성곡으로는 베토벤 교향곡 9번 중 2악장을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의 연주로 들어보았다. 이 곡에서 가장 돋보이는 팀파니의 울림은 임팩트를 강조한 과감한 재생이라기보다는 포지션을 유지한 순화된 절제력이 돋보이기도 했다.
정리를 해보자. PRE1 프리앰프와 PA100 파워 앰프의 조화는 특별했다. 독립적인 제품으로 들으면 언뜻 상반된 성향의 사운드를 추구하는 듯하지만, 결과적으로 조합했을 때는 서로의 특장점을 더욱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PA100이 넘치는 에너지와 현대적인 밸런스에 적극적인 성향을 지녔다면, PRE1은 현대적인 맛보다는 과거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더욱 강조하고 있었던 것. 파워 앰프의 넘치는 에너지와 적극적인 성향을 프리앰프의 절제력과 통제력으로서 적절히 컨트롤하며, 서로의 역할을 최선으로 연결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에너지 넘치는 선수와 현명한 지도자가 만난 듯한 인상. 이 두 제품의 조합을 통해 현재 자디스가 추구하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음악성, 그리고 아날로그 사운드의 이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자디스 진공관 앰프의 감성적인 맛을 엿볼 수 있었던, 멋진 조합으로 기억된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 PRE1
가격 수입원 문의 사용 진공관 12AX7×6 게인 26dB, 14dB(Low) 입력 XLR×3
주파수 대역 10Hz-30kHz(-0dB) 크기(WHD) 46×20×35.5cm 무게 15kg
▲ PA100
가격 수입원 문의 사용 진공관 6CA7EH×12, ECC83×4, ECC82×2 실효 출력 150W
주파수 대역 20Hz-50kHz(-3dB) 출력 임피던스 1-16Ω 입력 임피던스 100KΩ
크기(WHD) 49.5×21×56.5cm 무게 55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