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antgarde Acoustic Zero 1 XD 아방가르드 어쿠스틱의 전통과 현대를 잇는 최고의 작품
한은혜 2017-06-13 17:28:44

글 장현태

 


앞선 대편성에서의 호른의 울림이 인상 깊었다면 이 곡은 역시 테너 색소폰의 윤기 있는 관의 울림이 지배적이다. 피아노는 한발 물러서 아주 순화되고 자연스러움으로 다가왔고, 베이스의 울림은 시종일관 공간을 울려줌으로써 느긋하고, 감미로운 색소폰 연주를 만들어 냈다.

 

아방가르드 어쿠스틱은 1991년 창립된 독일의 스피커 브랜드로 우리에겐 혼 스피커로 잘 알려진 하이엔드 스피커 제조사이다. 동사는 혼을 통해 사운드뿐만 아니라 미적인 요소까지 추구하는데,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독자적인 개발력과 창의력이 돋보이는 브랜드이며, 제품에 그들의 철학과 모든 이념을 담아내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노 시리즈와 듀오 시리즈, 그리고 플래그십 모델인 트리오와 베이스 혼까지 모든 모델들은 공통적으로 혼을 통한 아름다운 예술품의 느낌을 제공하고 있다.
아방가르드 어쿠스틱의 제로 시리즈는 기존의 스타일을 과감히 파괴하며,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스피커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소개할 제로 1 XD는 기존 제로 1, 제로 1 프로에서 더욱 진보된 풀 액티브 스피커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먼저 제로 1 XD의 외관을 살펴보자. 디자인적으로 폭은 넓고, 깊이가 좁은 타입으로 현대적인 인테리어에 어울리는 스타일이다. 사진만 보면 작은 스피커로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1m가 넘는 키를 가진 중대형기에 속한다. 제품을 실제 접해 보면 역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일체형의 대형 혼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가장 상단이 미드레인지 혼, 중간이 고역 혼, 맨 아래에 저역 우퍼를 배치한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특히 아방가르드 어쿠스틱은 20년 이상 혼 스피커만을 개발해 오면서 가장 최적의 혼 솔루션을 위해 꾸준히 소재와 구조 연구에 집중하였는데, 이번에 파격적으로 ABS를 사용한 사출 형태의 캐비닛을 도입한 것이다. 이는 일반적인 가공이나 접합 형태의 캐비닛은 흉내 낼 수 없는 자연스러운 곡면 라인과 혼의 일체감을 더해준 디자인으로, 그야말로 기존 스타일의 한계를 뛰어 넘었다. 그리고 내부는 진동과 공진을 방지하기 위한 매트릭스 리브 구조를 적용, 견고한 캐비닛으로 완성되었다.


다음으로 제로 1 XD에 장착된 드라이버들을 살펴보자. 우선 우퍼는 30cm 사이즈가 적용되어 대형기의 역량을 자랑하며, 2.5cm 트위터에는 13cm 혼을 장착하였고, 미드레인지의 경우는 12.5cm 드라이버에 40cm 혼을 적용하였으며, 미드레인지부는 철저히 밀폐된 독립 인클로저 공간으로 제작되어 중역의 독립성을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혼을 통해 104dB의 높은 SPL을 제공함으로써 디스토션 없는 자연스러운 음의 확산을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아방가르드 어쿠스틱에서 자체 개발한 음향 솔루션이 탑재되어 있는 것이다. 시스템이 3웨이 스테레오 기준이므로 총 6채널 방식의 신호 체계가 구성되어 있다. 이를 위해 66비트의 FPGA 칩에는 6채널 디지털 프로세스가 내장되어 있고, 이를 통해 3웨이의 크로스오버는 중·저역은 250Hz, 중·고역은 2kHz로 세팅되어 있는데, 최대 100dB/octave로 세팅이 가능한 필터를 통해 각 크로스오버는 정확한 필터링을 통해 딥 현상 없이 완벽하게 주파수 특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세팅된 디지털 시그널은 버 브라운  24비트 DAC을 통해 아날로그 신호로 처리되어 앰프로 전송된다. 내장된 파워 앰프로 신호가 보내어지게 되는데, 미드 혼과 트위터 부에 클래스A 증폭 방식으로 각 파트별로 50W 출력의 앰프를 내장하고 있으며, 저역 우퍼에는 클래스D 증폭 방식으로 400W의 출력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전원부는 스위칭 타입의 SMPS가 적용되어 슬림한 공간에 적합하다.
내부 프로세스는 기본적인 시스템의 구성뿐 아니라, 다양한 세팅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전용으로 제공하는 제로 1 프로그램을 통해 볼륨과 소스 선택뿐만 아니라, 어드밴스드 모드에서 셋업을 통해 마스터 스피커 선택, 입력 게인, 밸런스, 팝업 표준 볼륨 등을 조정할 수 있다. 이퀄라이저 모드에서는 30Hz-20kHz 범위에서 1Hz 단위의 주파수 설정과 0.1dB 스텝의 정교한 이퀄라이저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16,000 주파수 포인트를 가진 100개의 개별 EQ 필터를 만들어 넣을 수가 있다. 그리고 제작된 이퀄라이저를 프리셋으로 저장하여 언제든지 불러와 사용이 가능한데, 이 방식은 최적의 어쿠스틱 룸 환경 세팅을 위한 솔루션이기도 하다. 소스의 입력은 아날로그 밸런스 입력과 함께 USB 및 옵티컬, 코액셜 2개, AES/EBU 등 다양한 디지털 입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소스기기와의 연동이 자유롭다.


첫 곡은 요한 슈타미츠의 클라리넷 협주곡 B플랫 장조 중 1악장 알레그로 모데라토를 안드레아스 오텐잠머의 클라리넷과 포츠담 캄머아카데미의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클라리넷의 첫 음부터 명쾌하게 전달되고, 클라리온 음역의 사운드는 클라리넷 목관의 중후한 울림이 손에 잡힐 듯 리얼하게 스피커 앞에 펼쳐졌다. 혼을 통해 들려오는 잔잔한 쳄발로의 사운드는 충분한 거리감을 통해 전달되었고, 현악기들의 사운드는 정겹고 자연스럽다. 오텐잠머 클라리넷과의 조화는 적당한 완급 조절과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전개를 통해 소편성 쳄버 연주의 맛과 아방가르드 혼의 예술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었다.
보컬 곡은 존 메이어의 ‘Still Feel Like Your Man’을 선곡해 보았다. 의도적인 특유의 저음 표현력이 빠른 반응 속도로 공간을 가득 채워주었다. 스피커 중앙에 자리 잡은 존 메이어의 목소리 위치는 지나칠 정도로 정 밸런스로 집중되었는데, 실제 이 앨범의 마스터링 의도와 일치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과도하지 않는 스네어의 짧은 임팩트와 심벌의 고역은 존 메이어의 보컬과 잘 융화되어 감미로운 사운드를 제대로 전달해 주었다.
대편성곡은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대편성의 밸런스는 각 파트의 사운드에 집중하기보다는 전체 스테이지를 한 번에 그려내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호른을 중심으로 한 금관악기 파트는 임팩트와 화려함을 엿들을 수 있었다. 특히 이 곡은 유난히 음의 기복이 심한 다혈질의 곡으로 완벽한 전개가 쉽지 않지만, 오히려 빈티지 혼의 성향으로 자연스럽게 연출되었으며, 12인치 우퍼의 저역을 통한 관악기들의 저역 울림은 기억에 남는다. 전체적인 무대는 한발 물러나 깊게 연출되며, 지나친 분해력을 강조하기보다는 혼의 일체감이 부각된, 중·고역의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질감이 강조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재즈곡은 스콧 해밀튼의 색소폰 연주로 ‘That's All’을 선곡해 보았다. 앞선 대편성에서의 호른의 울림이 인상 깊었다면 이 곡은 역시 테너 색소폰의 윤기 있는 관의 울림이 지배적이다. 피아노는 한발 물러서 아주 순화되고 자연스러움으로 다가왔고, 베이스의 울림은 시종일관 공간을 울려줌으로써 느긋하고, 감미로운 색소폰 연주를 만들어 냈다.
사운드를 정리해 보자. 우선 중·고역은 화려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며, 관악기들의 울림에서 아방가르드 혼의 매력이 더욱 강조되어 있다. 고역의 치밀함이나 디테일보다는 오히려 순화된 자연스러운 울림을 부각시키며, 고급스럽고 자연스러운 고역으로 승화되어 있다. 12인치 우퍼를 통한 저역 역시 잔잔함과 함께 깊이 있는 표현력이 돋보였다.
아방가르드 어쿠스틱의 제로 1 XD는 아방가르드의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미적이고 예술적인 승화가 돋보이는 디자인과 잘 정돈된 안정적인 혼 사운드, 그리고 독자 솔루션을 통한 음향 제어 등 동사가 지난 20년 넘게 쌓아온 기술력들이 잘 스며들어간 의미 있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수입원 태인기기 (02)971-8241
가격 2,200만원   구성 액티브   디지털 프로세싱 6채널, 66비트 FPGA   디지털 입력 AES/EBU×1, Coaxial×2, Optical×1, USB×1   DAC 버 브라운 24비트×3   실효 출력 50W×2, 400W×1   사용유닛 서브우퍼 30cm, 미드레인지 12.5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30Hz-250Hz(서브우퍼), 250Hz-2kHz(미드레인지), 2kHz-20kHz(트위터)   출력음압레벨 104dB 이상/W/m   크기(WHD) 49×104×31.8cm   무게 30kg

 

<월간 오디오 2017년 6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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