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s X600.8 패스의 전통과 비전을 보여주는 플래그십 파워 앰프
한은혜 2017-09-02 17:58:43

글 장현태

 


간주에서 연주되는 콘트라베이스의 에너지 넘치는 울림이 어느 때보다 리얼하고 에너지 넘쳤다. 그녀의 목소리는 정확한 밸런스로 스피커 중앙을 가득 채워주었다. 콘트라베이스의 깊은 에너지와 기타 현의 질감이 상당히 고급스럽다.

 

패스는 그들만의 강한 개성을 바탕으로 한 검증된 설계와 안정적인 품질로 대표되는 하이엔드 앰프 전문 브랜드로 명성 높다. 잘 알려진 대로 동사는 1991년 당대 최고의 앰프 개발자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알렸던 넬슨 패스가 창립하였다. 그는 패스 창업 이전에 스레숄드 사의 제품 개발을 주도했고, 패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 크게 알렸다. 특히 꾸밈없는 순수한 내추럴 사운드를 중심으로 한 패스 브랜드만의 사운드 철학으로, 시대가 변해도 변함없이 패스 브랜드의 지지층을 확보하며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1992년 알레프 시리즈가 첫 탄생하였고, 1998년 X 시리즈가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으며, 2002년 이후 XA, XS 시리즈로 확대되며 앰프 제작사로서의 위상을 드높였다. 그리고 포인트5를 거쳐 현재의 포인트8까지 진보했는데, 확실히 시대별로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포인트8 시리즈의 파워 앰프는 진보된 기술을 적용한, 더욱 심혈을 기울인 고급 버전으로, 패스가 추구하는 전통적인 사운드에 출력이 더 극대화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포인트8 시리즈는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클래스A 증폭 방식의 XA와 클래스AB 증폭 방식의 X로 나뉜다. 그중 이번에 소개할 X600.8은 X 시리즈에서는 가장 최고급 사양으로, 포인트8 시리즈이며, 클래스AB, 8Ω 기준 600W의 출력을 의미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X600.8의 매력을 살펴보자.
 


첫 번째로 패스 스타일과 고출력 파워 앰프의 위엄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이다. 전면 패널에 대형 미터를 강조한 특유의 패스 디자인이 중심에 있다. 또한 더욱 면적을 넓힌 대형 히트싱크의 측면 배치를 통해 고전적이지만 방열과 고출력의 이미지를 동시에 전달해준다. 이전 전면 패널의 듬직한 별도 가이드는 생략되었지만, 깔끔하고 세련된 가공으로 패스만의 품격을 이어가고 있다. 누구든지 패스임을 단번에 알 수 있는, 전통이 느껴지는 디자인 콘셉트이다.
두 번째는 하드웨어적인 완성도를 빼놓을 수 없다. 역시 자연스럽고 손실 없는 퓨어 사운드 재생을 중심에 두었고, 전통적인 신호 계통의 경우 회로를 최소화한 간결한 회로 구성을 추구하고 있다. 동작 특성을 살펴보면 50W 출력까지는 클래스A 증폭으로 동작되며, 그 이상의 출력은 클래스AB 증폭 방식으로 변화되어 출력된다. 물론 일반적인 청취 환경에서는 클래스A 방식으로 50W의 출력도 결코 작은 수치는 아닐 것이다. 이를 위해 높은 바이어스 전류를 공급하고 있으며, 드라이브용으로 8개의 트랜지스터를 사용한다. 메인 출력 트랜지스터의 경우는 에너지와 순발력이 뛰어난 도시바의 MOSFET를 채널당 64개 장착하여 고출력을 이끌어 내었다. 전원부의 경우는 채널당 600W를 감당하기 위해 1.5kVA 용량의 여유 있는 전원 트랜스를 적용하고, 총 150,000㎌의 대용량 커패시터를 채용하여 댐핑력과 순간 전류 공급에서도 원활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를 통해 풀 출력에서도 1%의 THD를 유지하며, 재생 주파수는 1.5Hz에서 100kHz로 넓은 대역을 커버한다.
세 번째는 패스의 이미지가 가장 잘 스며든 완성도 높은 사운드이다. 드라이빙이 훌륭하고, 여유 있는 구동력과 함께 공간을 쉽게 가득 채워주는 공간 표현력이 인상적이며, 에너지와 완급 조절을 상당히 중요시 한다. 역시 패스의 고출력 앰프의 개성을 잘 드러내주는 부분이다. 그리고 과도한 에너지만을 강조하지 않고, 마치 살아 숨 쉬듯 뛰어난 완급 조절이 일품인데, 일정한 대역 밸런스가 유지되는 장점은 오랜 세월 그들이 추구하고 있는 패스의 사운드 철학에서 유래된 것이다. 특히 새로운 포인트8 시리즈에 대한 패스의 기대치는 상당히 높다. 최고의 성능과 사운드 제공을 위한 그간의 노하우들이 모두 투입되었고, 최고급 모델로서 무려 7년의 개발 기간을 거친 야심작이기도 하다. 스펙, 사운드, 품질까지 모든 부분에 걸쳐 완성도를 높였으며, 특히, 사운드 부분에 많은 공을 들였는데, 다양한 시스템 환경의 검증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어떠한 리스닝 환경에서도 최상의 성능을 만들어 내도록 하였다.
보컬 곡은 다이애나 크롤이 부른 ‘Like Someone In Love’를 선곡해 보았다. 간주에서 연주되는 콘트라베이스의 에너지 넘치는 울림이 어느 때보다 리얼하고 에너지 넘쳤다. 그녀의 목소리는 정확한 밸런스로 스피커 중앙을 가득 채워주었다. 콘트라베이스의 깊은 에너지와 기타 현의 질감이 상당히 고급스럽다. 그녀의 목소리 톤은 중성적이고, 화려하기보다는 부드러운 성향으로 표현되어 리듬감 넘치는 재즈 보컬 선율을 만날 수 있었다. 많지 않은 악기들이지만, 질감 표현력이 좋아 다채롭고, 반주 악기들의 질감과 디테일이 만족스럽다.
 


독주곡으로 토미 엠마뉴엘의 기타 연주로 ‘Somewhere Over The Rainbow’를 청취해 보았다. 독주 기타지만 풍부한 잔향과 함께 공간을 가득 채워준다. 톤이 굵은 기타 선율은 스피커 앞을 가득 채워주었고, 핑거 스타일이 만들어낸 현의 에너지와 디테일도 기억할 만하다. 가끔은 빅마우스 성향도 있지만, 과감한 핑거는 하이엔드의 매력에 쉽게 접근되었다.
대편성곡은 차이코프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 중 4악장을 미하일 플레트네프가 지휘하는 RNO의 연주로 들어보았다. 현악기는 전체적인 윤곽이 분해력보다는 일체감을 주는 응집력이 중심에 있으며, 금관 파트는 전체적인 에너지가 좋다. 스테이지 역시 넓게 쓴다. 무대의 깊이나 완급 조절을 강조하기보다는 박진감 있고, 빠른 속도감의 전개가 상당히 세련되어 있다. 대역 밸런스의 정교함이 느껴진다.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연주로 ‘You Look Good To Me’를 선곡해 보았다. 서주에서 콘트라베이스가 역시 압권이다. 피아노 건반은 스피커 앞으로 전개된다. 베이스가 과장되지 않고, 두께감이 적당해서 좋다. 전체적인 시작은 느긋하지만, 본격적으로 드럼이 움직일 때부터 파워의 출력을 느끼게끔 빠르게 전개된다. 리듬을 잘 살려내고, 트리오의 담백함과 조화가 잘 드러난다. 마무리될수록 심벌의 화려함이 잘 드러나고, 피아노는 두께감이 있지만, 투명함이 살아 있다. 아주 절묘한 조화다.
사운드 성향은 우선 장르에 따른 편견이 없다. 대출력 파워 앰프의 여유를 통해 과감한 전개보다는 마치 곡마다 특징을 이해라도 한 듯 정교한 밸런스를 보여준다. 물론 때로는 과감한 에너지가 공존하는 사운드를 선사하기도 한다. 그만큼 패스가 추구하는 내추럴 사운드 철학의 본 모습을 제대로 표현해 주는 모델임을 증명해 주고 있다. 그리고 여유 있는 구동력과 출력은 어떠한 스피커를 만나더라도 부족함이 없다. 한마디로 X600.8은 패스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간직한 X 시리즈의 플래그십 모노블록 파워 앰프라고 정의내리고 싶으며, 새로운 포인트8로 재탄생된 X 시리즈의 매력을 맘껏 경험할 수 있었던 모델이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3,600만원   구성 클래스AB   실효 출력 600W(8Ω), 1200W(4Ω)   주파수 응답 1.5Hz-100kHz   게인 26dB   디스토션 1%   댐핑 팩터 200   크기(WHD) 48.2×27.9×54.6cm    무게 63.9kg(Ship)

 

<월간 오디오 2017년 9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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